[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던 '학교 폭력'이 OTT 주요 드라마 중심 소재로 떠올랐다. 웨이브에서는 '약한 영웅 Class.1'을 선보였다면, 넷플릭스는 '더 글로리'를 통해 학폭을 그려 호평을 이끌어냈다.
◆ 웨이브 '약한 영웅'…폭력에 맞서 나가는 성장 드라마
국내 OTT 중 오리지널 시리즈로 약간의 부진을 겪었던 웨이브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약한 영웅 Class 1'을 통해 단숨에 부상했다. 상위 1% 모범생 연시은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수호, 범석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인 이번 작품은 박지훈과 최현욱, 홍경을 전면에 내세웠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약한영웅' 포스터 [사진=웨이브] 2022.11.25 alice09@newspim.com |
작품은 각자의 결핍과 아픔으로 인해 학교 생활에 어울리지 못하는 3인방의 엇갈린 우정, 청소년의 아픔을 그려냈다. 배경 자체가 학교인 만큼 학급내 존재하는 서열과 폭력이 그려졌다.
'약한 영웅'은 기존의 학교폭력 드라마와는 사뭇 달랐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사이를 단순히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상위 1% 모범생이라는 타고난 두뇌와 분석력을 가지고 있는 연시은의 인물 설정을 고스란히 사용했다.
극중에서 연시은은 뉴턴의 운동법칙을 읊조리며 도구를 활용해 학폭 가해자를 제압해 나갔고, 진정한 힘을 가진 수호에게 싸움의 기술을 배우며 약한 소년에서 강한 소년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려내 호평을 얻었다.
여기에 서열로 인해 분열이 생기는 청소년들의 흔들리는 우정, 학교 폭력의 트라우마를 가진 아픔 등을 고스란히 담아내면서 2022년 웨이브 유료 가입자 견인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약한 영웅' 스틸컷 [사진=웨이브] 2023.01.11 alice09@newspim.com |
이는 OTT 통합검색 및 콘텐츠 플랫폼인 키노라이츠에서도 '재벌집 막내 아들', '소방서 옆 경찰서' 등 쟁쟁한 경쟁작을 물리치고 '오늘의 콘텐츠' 1위에 입성(11월 20일 기준)한 것으로 화제성을 입증했다.
또 굿데이터코퍼레이션 'OTT 화제성' 드라마·시리즈 부문에서 4주 연속 1위에 오르는 등 지난해 합나기 최대의 화제작으로 주목을 받았다.
◆ 피해자의 복수극…넷플릭스 '더 글로리'
'약한 영웅'은 학폭에 시달리던 학생이 힘을 길러 강한 소년으로 거듭나 이와 맞서는 이야기라면, 넷플릭스 '더 글로리'는 피해자의 거침없는 복수극을 그렸다. 송혜교와 김은숙 작가의 만남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은 이번 작품은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더 글로리'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2022.12.06 alice09@newspim.com |
작품 자체가 피해자의 복수를 그린 만큼, 작품 초반 유년 시절 폭력은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이유없이 따돌림을 당해야 하는 피해자와 부모의 권력과 재력 등으로 아무 피해를 받지 않는 가해자의 모습은 시청자의 분노를 자아냈다.
또 사회적으로도 학교폭력에 대한 수위가 점차 높아져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 만큼 작품이 주는 울림은 가히 대단했다. 가해자에겐 단순히 장난으로 치부된 것이 피해자에겐 지옥과도 같다는 것을 처절하게 그려냈다.
이로 인해 '더 글로리' 파트1은 공개 후 단 3일 만에 2541만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단숨에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 3위에 올라섰다. 또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비영어) 부문에서 대한민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쿠웨이트, 싱가포르, 모로코, 홍콩 등 19개 나라의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티빙 '돼지의 왕'과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소년심판'에서도 학교폭력이 그려지면서 더욱 많은 이야기가 작품에 녹아들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더 글로리' 미공개 스틸 [사진=넷플릭스] 2023.01.04 alice09@newspim.com |
이처럼 OTT에서 학교폭력을 주 소재로 삼으며 호평을 이끌고 있다. 이는 연령대 상관 없이 모두에게 공감을 얻기 쉬운 장르이자, 실제 삶에서 한번쯤은 겪어나 경험해봤을 법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공감대를 쉽게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인기 소재로 꼽히고 있다.
다만 학교 폭력이 사회적으로 예민하게 다뤄지고 있는 만큼 드라마 소재로 활용하는데 우려도 있다. 드라마에서 마약과 폭력, 음주 등을 다루는 만큼 모방 범죄에 대한 우려도 함께 떠오르고 있다.
이에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학교폭력은 만만히 볼 게 아니다.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를 만드는 시작점일 수도 있다. 학교폭력이 훼손시키는 것은 인간의 존업 혹은 명예라고 보기 때문에 더욱 큰 이목이 쏠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 드라마 관계자는 "사회적 이슈를 담은 경우 작품 내에 가해자로 인해 피해자들이 겪는 트라우마, 그리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어른들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기도 한다"라며 "단순 자극적으로 그려낼 것이 아니라 사회가 이런 이슈를 어떻게 풀어나가려 하는지도 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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