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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재세 논란] ②"한국 실정엔 안 맞아…유럽과 달리 연대기여금 형태로"

기사입력 : 2023년02월04일 07:10

최종수정 : 2023년02월04일 10:06

유럽연합, 33% 세율 횡재세 도입...영국도 동참
"강제적 횡재세보단 자발적인 '기여금'이 바람직"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최근 '난방비 폭등' 사례에 정유사들의 '성과금 잔치' 소식이 연달아 전해지며 일부 기업에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이탈리아·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상황에 횡재세 및 그와 유사한 초과이윤세를 적극 도입한 상황이다.

다만 원유 구입 가격을 통제할 수 없는 국내 정유사들에게 횡재세를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며 국내 실정에도 맞지 않단 지적도 나온다. 결국 정유사들이 '연대기여금' 형태로 자발적으로 고통 분담에 동참하는 모양새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대부분 정유사 직영 주유소와 알뜰 주유소가 오는 12일부터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를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로 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과 서민 경제의 유류비 부담 완화 차원에서 11월 12일부터 4월 말까지 약 6개월간 유류세 20%를 인하하기로 했다. 사진은 2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2021.11.02 pangbin@newspim.com

◆ 유럽연합, 최소 33% 세율 횡재세 한시적 도입

유럽은 횡재세 도입 논의를 세계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로 막대한 이익을 챙긴 정유사 및 에너지 기업들이 기후위기·취약계층 지원에 동참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18년 이후 평균 과세대상 이익 증가세가 20%를 초과하는 기업에 대해 최소 33% 세율이 적용되는 횡재세를 한시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올해 7월까지 에너지 기업에 대한 세율을 25%에서 35%로 인상하기로 했다. 독일도 2018~2021년 평균 이상의 이익을 거뒀거나 올해 이익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석유·석탄·가스 기업을 대상으로 33% 세율의 횡재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EU에 속하지 않은 영국도 횡재세 도입에 동참하고 있다. 영국은 전력 기업에 45%의 횡재세를 부과하고 석유·가스 기업의 법인세율을 올해 1월부터 25%에서 35%로 인상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는 이같은 에너지 기업 증세로 올해 국세 수입을 늘리겠단 계획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지난해 9월 "전쟁 중에 소비자로부터 엄청난 이익을 얻는 일은 잘못된 것이다. 이익은 공유되어야 하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돼야 한다"며 횡재세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에서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유 업계의 과도한 이윤을 지적하며 횡재세 입법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엑손이 올해, 이번 분기에 얼마나 벌었는지 왜 얘기를 안 하느냐. 엑손은 올해 하느님보다 돈을 더 벌었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민생우선실천단 고유가 국민고통 분담을 위한 정유업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평길 S-Oil 전무, 윤준병 의원, 김창수 GS칼텍스 전무, 박홍근 원내대표, 구창용 SK에너지 부사장, 김성환 의원, 유필동 현대오일뱅크 전무, 김한정 의원, 정동창 대한석유협회 부회장. (공동취재사진) 2022.08.01 kimkim@newspim.com

◆ "횡재세보단 기업들에 자발적 고통 분담 유도해야"

다만 횡재세보단 '연대기여금' 형태로 정유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단 주장도 제기된다. 원유를 직접 채굴하는 유럽 정유사들과 달리 원유를 사들여 정제해야 하는 국내 업체에 영구적으로 이중과세를 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정유업계가 여론을 감안해 기금 조성과 같은 대안을 우선적으로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지난 2008년 고유가로 막대한 수익을 챙긴 정유업계는 당시 횡재세 부과 논의에 맞춰 786억원 규모의 특별기금을 마련했다.

연일 횡재세 도입을 주장하는 민주당 내에서도 연대기여금 형태가 더 낫다는 의견도 일부 개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최근 원내 지도부 회의에서 (횡재세 입법에 관한) 정책위원회 보고가 있었다"며 "다만 횡재라고 하면 내는 입장에서 기분 나쁠 테니 연대기여금은 어떠냐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8월에도 상반기 최대 규모의 실적을 기록한 정유4사 임원들을 국회로 불러 이익 환원을 위한 상생기금 마련을 공식 요청한 바 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당시엔 가급적이면 자발적인 기금 출연 방식이 더 좋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다만 3분기 이후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자 횡재세 논란이 잦아들었고 자연히 상생기금 마련 논의도 지지부진해졌다.

김갑순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는 "세금은 한번 만들어지면 없애기도 어렵고 잘못된 세금의 파급 효과는 굉장히 크다.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장기적 복지 차원에서 안정적 재원을 가지고 이루어야 될 일"이라며 기업들도 자발적 기여를 마다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hong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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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남' 김동선 경영 검증 시험대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갤러리아의 백화점 업계 존재감이 흐려지고 있다. 백화점 시장 점유율도 6%대로 내려앉았으며, 수익성도 악화되면서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이 부사장직에 오른 지 만 1년 만에 거둔 성과가 미흡하자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앞세우며 간판을 교체하고 대대적인 리뉴얼을 꾀하는 사이에, 갤러리아는 유통업과 다소 동떨어진 신사업인 식품에 집중한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김 부사장은 명품 강화와 백화점과 호텔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두 가지로 본업 반등을 꾀하고 있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사진=한화갤러리아] ◆김동선 부사장 취임 1년...그룹 존재감은 UP 26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선 미래비전총괄이 올해 11월로 부사장직에 오른 지 만 1년이 지났다. 현재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를 비롯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로보틱스, 한화모멘텀,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미래비전총괄과 함께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로써 김 부사장은 한화그룹 내 총 6개 계열사의 미등기 임원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김 부사장이 지난 2020년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담당 상무보로 입사해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시작한 지 4년여 만의 일이다. 그는 그간 그룹 내에서 입지를 다져오면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2022년 갤러리아부문 전략부문장 전무에 선임됐으며, 이듬해 3월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으로부터 독립법인으로 분사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키웠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경영 승계 과정에서 유통·서비스부문을 김동선 부사장에게 물려주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한화갤러리아 지분도 올해 대폭 늘렸다.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지난 8월 23일부터 9월 11일까지 20일간 진행된 공개매수를 통해 2816만4783주를 확보했다. 이로써 김 부사장의 보유 지분은 기존 2.32%에서 16.85%로 높아져 2대 주주로 올라섰다. 1대 주주는 36.31%를 보유한 ㈜한화이고, 3대 주주는 한화솔루션으로 1.3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갤러리아 명품관 외관 전경. [사진=한화갤러리아] ◆신사업 집중에 본업 경쟁력 약화 김 부사장 개인적으로는 그룹 안에서 존재감이 뚜렷해졌지만, 내실 경영엔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업인 백화점 사업은 오히려 퇴보하며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1년 사이에 주력 사업인 백화점의 사업 경쟁력은 약화했다. 한화갤러리아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7.8%에서 2023년 6.8%, 올해 3분기에는 6.4%를 기록하며 꾸준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적도 뒷걸음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매출 역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1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고, 1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 45억 원에 이어 3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호텔 사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1~3분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리조트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가량 줄어든 41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54억 원으로 전년 동기(179억 원)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다만 김동선 부사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파이브가이즈는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신사업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파이브가이즈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 등 식음료 부문 매출은 3분기 기준 370억 원으로 지난해 말(104억 원)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식음료 부문 매출 비중이 3분기 기준 전체의 9.4%대로 크지 않은 만큼 한화갤러리아 성장을 이끌기엔 역부족이다. 백화점 매출 비중은 90.6%에 달한다. 본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웨스트에 오픈하는 에르메스 매장 전경. [사진=한화갤러리아] ◆본업으로 다시 눈 돌리는 김동선 이에 한화갤러리아는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로 승부수를 띄운 모습이다. 한화 유통·서비스 부문(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은 포인트 교차 사용 제도를 시행하며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번 개편으로 백화점과 갤러리아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G포인트'를 한화리조트를 비롯해 호텔 사업장과 골프장, 아쿠아플라넷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H-라이브 클럽' 포인트 역시 갤러리아백화점 등 한화갤러리아의 사업장까지 사용처를 확대한다. 지난달에는 통합 유니폼을 도입하며 브랜드 통일성을 강화했다. 통합 유니폼 도입은 각사 모두 10년 넘게 사용한 유니폼을 교체하며 브랜드 통일성을 확보하고 고객 인지도 제고의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최근 발표한 '명품관 리뉴얼' 계획 역시 수익성 반등을 위한 자구책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 웨스트관을 내년 하반기까지 리뉴얼해 이스트관과 마찬가지로 럭셔리 공간을 넓힐 방침이다. 컨템포러리 브랜드 위주로 이스트(EAST)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품 브랜드가 적었던 웨스트(WEST) 공간을 대폭 리뉴얼한다는 구상이다. '갤러리아=명품'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해 백화점 큰손인 VIP들을 잡아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은 미래비전총괄로서 단순 신사업을 넘어 향후 회사를 이끌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가시적 성과를 낸 파이브가이즈 등 식음료 부문은 물론, 본업인 백화점, 호텔 등을 포함해 향후 다양한 사업군에서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rd@newspim.com 2024-11-2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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