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투명·독립은 기본, '위원회' 구성해 감시"
전문가 "관치보다 방만 경영이 해악, 견제해야"
정부가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과거에도 정권 입맛에 맞는 경영진 구성을 위해 '지배구조 투명성'이 방패가 됐다는 점에서 이번 정부의 방향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이에 소유분산기업의 대표라 할 수 있는 KT와 포스코의 흑역사를 되짚어보고, 진짜 투명한 기업이 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 본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소유분산기업에서는 주인 행세를 하면서 개인 문제로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스튜어드십 코드 등으로 감시하고 견제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한 스튜어드십 코드는 '관치'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방안도 있어야 한다."
연초부터 재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해당 기업의 이사회나 의결기구의 투명성은 기본으로 하면서 주주나 투자기관의 감시 역할 역시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기업 감시'냐 '관치'냐 논란이 있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와 관련해서는 그 강도에 대해 의견이 나뉘었다.
[반쪽 민영화] 글싣는 순서
1. KT CEO 공모 원점으로…정권마다 반복되는 흑역사
2. "성과 무시하고 CEO 교체"…기업 '미래'가 사라진다
3. "스튜어드십 코드 활용하되, 관치 방지 장치 필요"
국민연금공단 본사 전경 [사진=국민연금공단] 2023.01.06 kh99@newspim.com |
스튜어드십 코드는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기관투자가가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 대상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최근 국민연금이 이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KT 대표이사 선임과정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관치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견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국민연금이 일반 기업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문가들은 그 대안으로 이사회의 권한 강화와 투명성 확보를 들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 의사 결정을 내릴 위원회나 자문위원회 등을 통해 관치를 제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대표성이 있고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해야 한다. 위원회의 권한 강화와 투명성을 통해 관치를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기업을 투명하게 만들려면 개입하는 당사자들도 투명해야 한다"라며 "위원회를 국민연금 측 관계자로만 채우지 말고 외부 인원도 넣어서 구성해야 한다. 위원회의 독립성이나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이 시스템적 해답"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많은 전문가들은 소유분산기업의 모럴해저드를 견제하기 위해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즉 정부가 국민연금을 이용해 관치를 하는 것은 부정적이고 견제해야 할 일이지만, 소유분산기업의 감시와 견제를 위해서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지배 대주주가 있는 곳은 그에 의해 구조를 만들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 교수 역시 "소유분산기업에서는 주인처럼 행사를 하면서 본인 문제로 기업에 여러 문제를 일으켜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어 제어해야 할 필요가 잇다"라며 "이를 제어할 힘을 가진 것이 국민연금이니 스튜어드십 코드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 실장도 "관치보다 방만한 경영이 주는 해악이 크다"라며 "밖에서의 감시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활용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