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카운트'가 88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90년대 전국체전 감독 도전기로 극장가 진한 레트로 열풍의 여운을 이어받는다. 유쾌한 웃음과 아련한 향수, 감동이 함께한다.
진선규 주연의 영화 '카운트'가 13일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편파판정 논란이 거셌던 복싱 금메달리스트 박시헌 선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코믹한 설정과 뜨거운 감동을 더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카운트'의 한 장면 [사진=CJ ENM] 2023.02.13 jyyang@newspim.com |
◆ 진선규·송유빈·오나라가 그리는 그때 그 시절…뭉클한 연기 앙상블
오는 22일 개봉을 앞둔 '카운트'는 금메달리스트 출신,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마이웨이 선생 시헌(진선규)이 오합지졸 핵아싸 제자들을 만나 세상을 향해 유쾌한 한 방을 날리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88올림픽 당시 석연찮은 판정으로 금메달을 따고도 인정받지 못했던 시헌은 복싱이 절실한 윤우(송유빈)를 만나지만 자신의 그늘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위축되고 고민에 빠진다.
진선규는 박시헌 역으로 과거의 치욕을 가슴에 묻고 마이웨이 선생으로 불량학생들의 교화를 도맡는 국가대표 출신으로 등장한다. 그러던 중 복싱 편파판정으로 주저앉는 학생 윤우를 만나고 진해중앙고에 복싱부를 만들어 힘이 돼주고자 한다.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었던 치욕의 판정승과 그 이후 트라우마로 남은 모든 일들, 가족에게조차 떳떳하지 못한 부끄러운 심경을 섬세한 연기로 표현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카운트'의 한 장면 [사진=CJ ENM] 2023.02.13 jyyang@newspim.com |
송유빈은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재능을 갖춘 에이스이자 복싱 꿈나무 최윤우로서 치열한 투지와 곧은 성정을 보여준다. 그와 함께 오합지졸 복싱부를 구성하는 다섯 멤버들 역시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다. 박시헌의 사려깊은 아내 일순 역의 오나라 역시 통통튀는 연기력으로 극에 뭉클한 감동을 불어넣는데 일조한다.
◆ 치열한 땀과 노력의 대가…'스포츠 정신'이 선사하는 감동
'카운트'에서는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편파판정, 심판 매수 같은 어두운 이면을 드러내며 관객들을 씁쓸하게 한다. 누가봐도 재능이 넘치는 유망주가 승부조작으로 스러지는 장면은 흔한 그림이고, 익숙한 장면이지만 이 영화에선 그조차도 '실력'으로 극복해내는 희망을 그려낸다. 제자들의 노력과 진심마저 의심받게 되는 계기가 박시헌 그 자체가 됐을 때 그는 보란듯이 방황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카운트'의 한 장면 [사진=CJ ENM] 2023.02.13 jyyang@newspim.com |
그럼에도 '카운트'는 흘린 땀은 배신하지 않는단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메시지로 희망을 불어넣는다. 중력을 거스르는 히어로들이 초능력으로 세상을 구하는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모두가 공감할 만한 따뜻한 정과 땀의 결실의 소중함을 담은 영화다. 뜻하지 않게 잘못된 방향으로 발을 들인다 해도, 모두 맞는 자리를 찾아간다. 결국 노력과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스포츠 정신의 가치를 읽어내고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된다.
건강하고 유쾌한 웃음과 감동을 갖춘 가족 모두가 즐기기 좋은 영화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