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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경기 침체 뚫고 외형 늘리는 대형 건설사, 문제는 '수익성'

기사입력 : 2023년02월20일 15:40

최종수정 : 2023년02월20일 15:40

주요 건설사, 올해 1분기 매출액 전년比 증가
주택경기 호황기 수주 확대 영향, 영업이익은 감소
미분양 확대, 경기침체 우려 등 수익성 리스크 확대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고금리와 경기둔화 우려로 주택경기가 극심한 침체에 빠졌지만 대형 건설사의 매출 성장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은 수주 산업으로 일반 제조업과 달리 3~4년간의 공사기간에 따라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다. 과거 주택경기 호황 때 수주한 사업이 많다 보니 외형 성장에는 큰 걸림돌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원자잿값 상승과 공기 지연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져 수익성 관리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 '주택사업 수주의 힘' 대형 건설사, 예상 매출액 전년比 늘어

20일 건설업계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 대부분은 1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매출액은 GS건설이 가장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사의 1분기 예상 매출액은 전년동기(2조3759억원) 대비 29.5% 증가한 3조773억원이다. 작년 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인 6조4260억원을 벌어들일 정도로 브랜드 '자이'를 앞세운 주택 부문의 성장세가 견고하다.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가 '제로' 수준으로 주택 부문이 1분기 외형 성장에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 부문인 세계적인 수처리 업체 GS이니마와 폴란드 프래패브(조립식 건축) 업체인 단우드의 실적 호조도 연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들 사업부는 작년 처음으로 연간 매출 1조원이 넘었다.

현대건설의 올해 1분기 예상 매출액은 5조2802억원으로 전년동기(4조1453억원) 대비 27.3%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마르잔 플랜트공사와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등 해외 대형현장 공정이 본격화되면서 매출 성장 폭이 커졌다. 개포동 주공 1단지,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 현장 등 국내 주택 부문에서도 탄탄한 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창사이래 최대실적을 기록한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사의 1분기 예상 매출액은 2조5311억원으로 전년동기(2조2495억원) 대비 1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DL이앤씨는 1조5147억원에서 1조7496억원으로 15.5%, HDC현대산업개발은 6857억원에서 9000억원 수준으로 각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건설사의 외형 성장은 그동안 누적 수주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수주 산업으로 수년간의 공사 기간에 따라 공기별로 매출액이 산정되고 있고 최근 발생한 주택경기 침체가 당장 매출액 감소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작년 건설사들은 주택사업에서 역대급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작년 역대 최고치인 35조4257억원을 신규 수주했다. 누적 수주잔고가 90조283억원으로 약 4.2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GS건설은 작년 신규 수주 16조740억원으로 2010년(14조원) 기록한 역대 최고치를 뛰어넘었다.

◆ 원자잿값 부담에 영업익 감소세...미분양·경기침체 등도 우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강남구의 재건축 공사현장 pangbin@newspim.com

역대급 신규 수주를 등에 업고 매출 성정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에는 고민이 많다.

건설사업에 필수 자재인 시멘트, 레미콘, 철근 등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높아진 상태다. 연일 급등하던 원자잿값이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평년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자잿값 상승분을 분양가와 건설비에 온전히 떠넘기기 힘들다 보니 건설사의 매출원가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대형 건설사는 대부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매출원가가 80%대를 기록했으나 최근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원자잿값이 치솟아 이 수치가 90% 중반 수준까지 뛰었다.

이런 영향으로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감소했다. 30% 수준의 매출 성장이 예상되는 GS건설은 영업이익이 1740억원으로 전년동기(1533억원) 11.8%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은 2213억원에서 1614억원으로 27.0%, 현대건설은 1715억원에서 1584억원으로 7.6%, DL이앤씨는 1257억원에서 862억원으로 31.4% 각각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영업이익 감소세가 더 가팔라질 공산이 크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6만8107가구로 9년 4개월 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20년 장기평균선(6만2000가구)을 넘어 위험 수위로 평가된다.

미분양은 건설사 실적을 갉아먹는 요인이다. 아파트 계약자로부터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아 공사비를 충당해야 하지만 이게 막히면 금융시장에 고금리를 부담하고 자금을 빌려야 한다. 미분양 적체가 장기화하면 마케팅, 인건비가 늘고 할인분양 또는 무상옵션을 진행하면 수익이 더 줄어든다. 시행사가 부실하면 책임준공 계약을 맺은 건설사가 사업장을 떠안아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대형 건설사의 한 주택사업부 임원은 "최근 2~4년간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수주를 대폭 늘렸기 때문에 매출 성장세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원자잿값 하락세가 더디고 미분양 확산, 인건비 상승 등으로 원가부담이 늘어 영업이익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층 강도 높은 관리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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