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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저 법인세로 도약 이룬 아일랜드…여운기 "성장 가능성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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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대사 지낸 여운기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
"감자농사 빈국 여겨지던 아일랜드 다시 볼 필요"
"한·아일랜드 수교 40년 맞는 올해 교역·교류 성장"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아일랜드는 기회의 땅이자 우리에게는 유럽으로 향하는 관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청년세대들에겐 도전해 볼만한 매력적인 나라입니다."

여운기(63) 전 아일랜드 대사는 21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수도 더블린 등에 몰려있는 애플과 구글, 메타(페이스북)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과 IT⋅바이오를 비롯한 첨단 분야의 젊은 인재들이 아일랜드의 미래를 보여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일랜드 대사를 지낸 여운기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이 21일 서울 서초동 외교타운 집무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종 기자] 2023.02.22 yjlee@newspim.com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여 전 대사는 서울 서초동 외교타운 이사장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아일랜드가 1인당 GDP(국내 총생산)에서 세계 2위라는 얘기를 하면 깜짝 놀라는 분들이 적지 않다"며 "부동산과 물가 상승 등 일부 문제가 있지만 GDP 성장이 보여주는 아일랜드의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은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이 창간 20주년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아일랜드 연재 기사를 꼼꼼히 접하고 있다는 여 전 대사는 "한때 '감자 농사나 짓는' 빈국으로 인식되던 아일랜드를 우리 국민들이 새롭게 보는 계기가 되고 있어 무척 관심이 간다"고 밝혔다.

여 전 대사는 "1933년 10월 부산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한 아일랜드의 성골롬반 선교회는 뒷골목을 찾아 병자와 고아 등을 돕고 근대화의 그늘에서 소외된 사람들과 함께 했다"면서 "식민재배를 당했던 고통을 공유하고 있고 짧은 시간 동안 경제 도약을 이룬 경험도 유사한 한⋅아일랜드는 점점 가까운 이웃으로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아일랜드 수교 40주년을 맞는 올해 양국관계가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무고시 24회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여 전 대사는 2018년 6월부터 2년 간 아일랜드 주재 한국대사를 지냈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 

-대사로 재직하면서 가장 관심을 기울인 건 어떤 부분이셨는가요.

"첫째는 한류 콘텐츠의 확산과 관련한 대목이었습니다. 우리 K-팝이나 드라마 같은 우수한 한국의 콘텐츠가 아일랜드의 젊은이들과 국민 사이에 더 많이 알려질 수 있게 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지요. 둘째는 고용 창출이었는데,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이 우리 청년·대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어 기존보다 크게 확대하고 활성화시킨 게 보람 있었습니다. 셋째는 해외 한국 유학생이나 한인 인재가 애플, 구글, 메타 등 아일랜드의 글로벌 IT기업 등에 많이 일하고 있었는데 그들을 한자리에 모아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했던 게 인상에 남습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2019년 9월 20일 여운기 당시 아일랜드 주재 한국 대사가 재외동포 파트너십 간담회를 주관하고 있다. [사진=주아일랜드 한국대사관] 2023.02.22 yjlee@newspim.com

-아일랜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우리 청년 세대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실 수 있겠는지요.

"웅대한 꿈을 키울 수 있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접할 수 있습니다. 다른 외국의 경우 인종차별 등의 어려움이 있는데 거의 느끼지 않을 정도인 점도 장점이라 할 수 있지요. IT나 바이오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이 많이 유치돼 있기 때문에 취업을 위한 여건도 좋은 편이죠. 특히 저는 우리 젊은이들이 아일랜드의 항공리스산업 관련 학과에서 공부해보면 좋을 것이란 권고를 드리고 싶습니다. 아일랜드가 세계 최초로 항공 리스산업을 시작한 곳이고 지금은 리스가 항공업계에는 비지니스 모델이 되었지요. 한국과 아일랜드가 정서적이나 감성적 측면에서 많은 공통점이나 공유할 요소가 있다는 점은 살아보면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 아일랜드가 정서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점이 많다고 하는데, 어떤 측면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인지요.

"오랜 세월 외세의 침입과 지배를 받아 온 아일랜드의 역사에 우리가 공감하고 함께 할 부분이 많습니다. 적지 않은 수탈도 당했지요. 그래서 한(恨)이랄까 하는 게 우리 국악과 아이리시 음악에 녹아있습니다. 우리가 아이랜드 음악에 끌리는 것도 그런 이유라 할 수 있죠. 아이랜드의 펍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아일랜드 간 경제와 교역은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아일랜드의 상품이 주로 영국이나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를 통해 한국으로 수출되는 측면이 있다보니 생각보다 외형면에서 규모가 크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 기업들이 아일랜드 기업에 아직 많이 진출하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일랜드의 경우 인구 500만명으로 시장이 작다는 생각에 사업을 꺼리는 경향이 있고, 한국이 아일랜드 시장에서 팔릴 물건을 잘 떠올리지 못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일랜드를 통해 영국과 다른 EU 국가, 나아가 아프리카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업환경이 좋은데다 법인세율이 파격적으로 낮아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질 겁니다. 아일랜드 정부가 외국기업 유치에 열심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접근하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일랜드산 소고기 수입 문제가 이슈로 되고 있고, 이제 통관을 위한 마지막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대사로 재직하던 시기에도 아일랜드 소고기 수입 문제를 EU측과 논의했습니다. 프랑스와 덴마크 등도 관심이 있었는데 아일랜드가 적극적이었습니다. EU집행위원회에 아일랜드의 입김이 센 편이라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일랜드 입장에서 소고기 뿐 아니라 농축산물 수출이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주한 대사관 측도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현재 수입 재개를 위한 협상이나 절차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전해 듣고 있습니다."

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관광명소 '기네스 스토어하우스'를 방문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3.03

-아일랜드 국민 1인당 GDP가 세계 2위라는 사실이 뉴스핌 기획을 통해 보도되면서 많은 분들이 뜻밖으로 받아들이고 아일랜드를 다시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평가를 하고 계신지요.

"양지와 음지가 다 있다고 봅니다. 국제적인 기업들에서 고액 연봉을 받으며 다니는 사람들이 많고 IT·바이오 등 분야에 약 30만개의 일자리가 있다고 합니다. 전체적 소득을 확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어 GDP가 높게 나타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고액 연봉자들이 몰리면서 부동산이 뛰어오르고 렌트비가 매우 높게 나타나 일반 서민들은 주거환경이 나빠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긍정적 요인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이란 장점이 없어지면 아일랜드 경제의 거품이 걷히고 어려움에 처할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 12.5%에서 15%로 법인세를 인상한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이고, 기업들이 아일랜드에 들어오는 게 법인세율 때문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동유럽의 한 국가는 세율만 놓고 보면 아일랜드 보다 낮은 측면도 있지만 그 곳으로 몰리지는 않습니다. 아일랜드만의 메리트가 따로 있다는 얘기입니다."

-어떤 장점을 들 수 있을까요.

"영국의 탈퇴로 EU국가 중 아일랜드가 유일한 영어 사용국이란 게 가장 큰 이점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 교육이 잘 된 청년들이 많습니다. 트리니티 대학은 과거 영국의 식민 통치시절 옥스퍼드와 캠브리지와 함께 3대 명문대학이었습니다. 당시 더블린은 런던 다음으로 큰 도시였습니다. 영국도 아일랜드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통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국에 대한 아일랜드 국민들의 감정이나 관계는 어떻습니까.

"2003년 세워진 높이 120m의 더블린 첨탑(Spire of Dublin)은 아일랜드의 1인당 GDP가 영국을 추월한 걸 기념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그 상징물이 아일랜드의 자부심을 드높이는 계기로 삼은 것은 맞습니다. 자신들을 지배한 종주국이라 할 영국을 앞질렀다는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었겠지요. 영국에 대한 그런 정서가 있는 건 분명하지만 우리의 반일감정과는 다른 차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700~800년을 같이 살았으니까 결혼도 하고 서로 섞여있고, 영국인의 25~30%가 아이리시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우리처럼 타민족이거나 남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생각보다 가깝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과거는 과거이고 서로 원수지고 척질일은 없다는 생각이 강해보입니다. 서로의 라이벌 감정은 주로 스포츠를 통해 나타납니다.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죠."

더블린 첨탑. [사진=목헌 트리니티대 교수]

-현 46대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을 비롯해 24명 가량이 아일랜드계라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로 미국 조야에 많은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이 아이랜드 정치에 대한 미국의 지지나 후원을 강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까.

"선거철 되면 미국에 있는 3500만명의 아이리시들이 움직입니다. 아일랜드 출신 인사들이 미국의 정치계와 경제계를 잡고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미국의 아일랜드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이나 정책도 여기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일랜드에 투자하는 기업들도 많지요."

-대사 재임 때인 2018년 아일랜드 고교 1학년 과정에 한국어 시범 수업이 이뤄지도록 노력하신 점도 흥미로운데요. 어떻게 성사된 것인지요.

"한국 문화를 외국에 널리 알린다는 측면에서 한글과 전통 의상 등을 소개 했는데 아일랜드 학생들이 좋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학생들의 수업시간을 통해 이런 걸 널리 알리는 작업을 했고, 주말에도 K-팝이나 문화에 관심이 있어 한글학교에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해 성인반을 만들고 한국어 교육을 시키면 좋겠다고 해서 강좌를 개설했던 기억이 납니다."

- 그 과정에서 한류가 많은 도움이 됐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입니다. 매년 우리가 현지에서 K-팝 콘서트를 여는데 해마다 참가자가 많이 늘어납니다. 제가 대사로 있을 때 대학 원형극장과 강당을 빌려 행사를 치렀던 적도 있습니다. 아일랜드 팀이 2019년 경남 창원에서 열린 'K팝 월드 페스티벌'에서 소녀시대의 노래로 대상을 탄 일도 있었습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2019년 12월 14일 그리피스 컬리지(Griffith College)에서 열린 더블린 한글학교 개교 10주년 기념 행사. [사진=주아일랜드 한국대사관] 2023.02.22 yjlee@newspim.com

-아일랜드의 평화 프로세스를 보시면서 한국이 교훈 삼거나 모델로 참고할 만한 요소는 어떤 것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영국과 북아일랜드, 아일랜드가 1998년 4월 10일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약속하면서 협정을 맺었습니다. 그 날이 부활절 이틀 전인 성(聖)금요일이라 굿프라이데이 협정(Good Friday Agreement)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후에도 서로 신뢰할 수 없는 대목이 남아있었죠. 끈질긴 협상과 설득 끝에 2009년 5월 결국 무장해제에 이르게 됩니다. 지난한 협상과 설득의 결과라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남북관계에서도 시사하는 점이 많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무력으로 해서는 해결될 게 아니라는 점을 아일랜드의 평화 프로세스는 보여줍니다. 양쪽이 서로 느낀 겁니다. 강압적인 통치도 한계가 있고 테러를 통한 저항도 문제가 따른다는 걸 인식한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 등 대북정책에 이를 접목시켜 보면, 우리가 강력한 억제력은 담보하되 한쪽으로는 계속 손을 내밀고 대화의 물꼬를 터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건 중국의 존재입니다. 우리의 대북정책은 중국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중국이 느끼기에 남북이 분단된 게 아니라 서로 합치는 게 그들의 이익에 보탬이 된다고 판단되면 중국이 먼저 나서서 남북한에게 통일하라고 재촉할 것이라고 봅니다."

-'아일랜드인은 떠나기 위해 태어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민사가 한 역사로 되고 있습니다.

"더블린에 있는 아일랜드 이민사박물관을 보면서 참 인상 깊었습니다. 모든 자료를 디지털화해서 영상으로, 첨단 다바이스로 역사를 되돌아 보며 미래를 조망하는 장소로 만들었죠. 우리도 재외국민과 관련한 이민사 또는 해외진출 역사박물관을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2019년 12월 16일 아일랜드 주재 한국 대사관이 마련한 한국전 참전용사 오찬 행사. [사진=주아일랜드 한국대사관] 2023.02.22 yjlee@newspim.com

-오는 10월이면 한·아일랜드 수교 40주년을 맞이합니다. 그동안의 과정을 지켜보시면서 양국관계가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아일랜드가 우리의 빈민구제나 의료·보건 등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성골롬반 선교회 소속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한국에 오셔서 뒷골목을 살피면서 병자와 고아 등을 돌봤습니다. 근대화 과정에서의 그늘을 그 분들이 채워주신 겁니다. 정말 상당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2023년 오늘 시점에서 아일랜드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짚어보려면 지정학적 위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어를 쓰는 나라라 커뮤니케이션이 편하고 아일랜드 산업개발청(IDA Ireland, Industrial Development Authority) 등 기관이 투자유치와 교역 활성화를 위해 한국에 나와 있습니다. 그동안 다소 낯선 눈빛으로 서로를 봐왔다면 이제 경제⋅교역과 문화 교류를 통해 더욱 가까운 나라로 다가섰으면 합니다." 

▲외무고시(24회) ▲駐체코 대사관 1등서기관 ▲가나 주재 한국대사 ▲국립외교원 교수부장 ▲아일랜드 주재 한국대사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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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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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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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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