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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왈종미술관 이규선 실장 "미술 작품이 지역 운명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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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관 10주년 맞는 왈종미술관
작가미술관 설립, 작가 주도·의지 필요
지역 미술관 설립, 지역 관광 재편·경제 낙수효과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홍매화 꽃그림으로 유명한 이왈종(78) 화백과 제주와의 인연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추계예술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임하던 시절 그는 안정되지 않은 사회 체제 속에 수업은 단연 열지 못하고 시위만 일어나는 일상의 연속에 몸도 마음도 지쳤다. 이 화백은 안식년을 맞아 '마음껏 그림을 그리고 싶다. 그림 그리는게 이렇게 어려운가' 탄식하고는 가장 먼 곳, 제주 서귀포시까지 내려갔다. 햇빛과 바람, 눈 앞에 펼쳐지는 자연 풍광은 작가에게 위로를, 작업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2년 전 가나아트 한남에서 '제주생활의 중도' 시리즈로 관람객과 만났던 이왈종 화백은 화폭에 제주의 자연을 담는다. 홍매화, 유카, 아기 동백이 캔버스 전면을 채운다. 최근에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 넣어 자연과 인간의 조화,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의 이야기를 담아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민화에 뿌리를 두고 꽃과 나무, 인간, 우리의 삶에 대해 그리는 이왈종 화백은 '왈종미술관'으로 대중과 접점을 찾았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이왈종의 '제주생활의 중도' 2023.03.17 89hklee@newspim.com

제주 서귀포시 정방폭포 맞은편에 위치한 왈종미술관이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이왈종 화백의 뜻이 담긴 왈종미술관은 작가의 작업실 겸 자택이었던 자리에 세워졌다. 2012년 3월 첫 삽을 떴고 2013년 5월 문을 열었다. 이때만 해도 작가 미술관이 많지 않던 시절이다.

미술관은 이왈종 화백의 아들이자 (재)왈종후연미술문화재단 대표인 이규선 씨가 실장직으로 미술관 운영을 맡아 하고 있다. 아버지이자 화백인 이왈종의 작품과 활동 방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수행할 인물이다. 최근 만난 이규선 왈종미술관 실장은 "10년 전만 해도 작가미술관을 세운다고 했을 때 우려섞인 시선이 많았다"며 "미술관은 작가에게 재정적으로든 운영적인 측면으로든 문제가 되선 안된다"고 말했다. 

작가의 이름을 건 미술관은 작가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작가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전시를 기획하는 그야말로 '작가를 위한' 미술관이다. 시립이나 도립 등 국공립 형태의 작가 미술관은 작품과 전시를 유족이 대신해 운영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작가의 의도와 작품관리, 세계관을 보여주는데는 한계가 있다. 이왈종 작가는 생전에 이러한 작업을 미리 한 셈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왈종미술관 2023.03.17 89hklee@newspim.com

비영리법인 (재)왈종후연미술문화재단을 2011년 세우고, "10년 해보고 안되면 기부채납하자. 그래도 한번 해보자"라며 재단과 이왈종 작가는 힘을 모아 왈종미술관의 윤곽을 그렸다. 그리고 실현시켰다. 작가 미술관은 작가의 의지에 따라 설립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왈종미술관은 미술관 길목을 들어서면서부터 이왈종 화백의 작품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화백의 작품에 등장하는 홍매화는 봄을 위해 존재하고, 아기 동백나무는 겨울 관람객을 반갑게 맞는다. 한 켠에는 노란빛을 뽐내는 유카꽃도 심어져 있다.

"미술관이 작가의 색이 진한 공간이었으면 해요. 왈종미술관의 정원은 작가 작품의 모티브가 되는 구상 요소로 이뤄져 있어요. 관람객은 전시간에 들어가기 전 홍매화와 아기 동백, 유카꽃,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풍광을 느끼면서 전시장으로 들어가게 되죠. 전시를 보고 나오면 미술관의 풍경을 재해석하게 될 거예요. 미술관에서 제공할 수 있는 입체 서비스죠. 작가 미술관에 와야 경험할 수 있는 것이고요. 무엇보다 이왈종 선생님의 작품은 민화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관람객은 작품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일상에서 어지러웠던 마음을 한 번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거예요."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왈종미술관 옥상 전시장 2023.03.17 89hklee@newspim.com

올해 1월 기준 제주도에 등록된 미술관·박물관은 78개. 그중에서 작가의 이름을 건 미술관은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위치한 '저지문화예술인 마을'과 서귀포에 분포돼 있다. 고(故) 김창열 작가가 제주도에 200여개의 작품을 기증하면서 도립김창열미술관이 생겼고, 재일교포 건축가 고 유동룡(이타미준)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유동룡미술관'은 딸이자 건축가인 유이화가 기획해 지난해 개관했다. 서귀포에는 서귀포시립미술관 이중섭미술관, 그리고 사립 미술관인 왈종미술관이 있다. 내년 여름에는 오는 4월 오픈 예정인 호텔 JW 메리어트 제주 리조트 & 스파 부지 내 박서보미술관(가칭)이 들어선다.

지역에 작가의 이름을 건 미술관이 지어지는 것은 쉽지 않다. 지역 작가의 반대도 있고 국공립 기관으로 지어질 경우 입찰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다. 박서보미술관도 애초에는 예천군과 이야기를 해왔지만 무산되고 박서보의 기지재단이 직접 움직였고 메리어트의 요청으로 서귀포에 터를 잡기로 결정됐다. 미술관 추진까지 시간이 꽤 소요됐다. 이우환도 대구에 미술관 건립 추진했으나 지역의 반대로 계획이 펼쳐지지 못했다. 경주의 공립미술관인 솔거미술관은 고 박대성 작가가 830여점을 기증하면서 시작이 됐지만 '박대성 미술관'으로 이름이 붙여지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왈종미술관 옥상 전시장에서 내려다 본 풍경 2023.03.17 89hklee@newspim.com

작가 미술관이 세워지기 위해서는 작가의 결심과 적극적인 추진만이 답이다. 복잡한 단계를 거쳐 문을 여는 작가 미술관은 작가의 작품 활동은 물론이고 지역과 관람객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이 실장은 최근 제주와 서귀포로 이어지는 작가 미술관의 개관이 지역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역에 생겨나는 작가미술관은 제대로 된 낙수효과가 될 겁니다. 물론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요. 처음 서귀포에 이중섭미술관이 들어온다고 했을 때 긍정적인 시선만 있던게 아니었어요. 하지만 이제 서귀포에 오면 꼭 들려야하는 코스가 됐죠. 최근 이중섭미술관도 새로 개편하고 있고, 박서보미술관도 내년에 개관한다고 들었습니다. 미술 작품의 힘이 마중물이 돼 지역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서귀포의 관광 상권이 재편성 될 겁니다. 서귀포에 왈종미술관, 이중섭미술관, 박서보미술관이 있기 때문에 미술 작품을 보러 온 관광객에게는 좋은 기회로 통할 거라 생각합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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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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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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