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시-푸틴 공식 정상회담
"중국 중재 입장이 공정" "평화 정착에 기초"
서방의 독자 제재에 반대
에너지 등 경제 협력 등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조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이 제시한 평화 중재안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며 서방에 맞선 양국 간 협력을 강조했다.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 회담을 가진 뒤 이같이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위기' 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 협상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중국의 입장은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또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는 "진솔하고 우호적이었으며 생산적이었다"면서 이를 통해 양국의 협력과 전략적 소통이 강화됐다고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도 이와 관련, "우리는 중국이 제기한 평화 협상안들이 러시아의 접근 방법과도 일관된다고 믿는다"라면서 "서방과 키이우(우크라이나) 당국이 준비가 돼 있다면 이 중재안이 평화 정착의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까지 그쪽(서방)에서의 그런 준비를 우리는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지난달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맞아 입장문을 통해 협상 재개와 각국의 영토와 주권 존중, 군사 블록 확장 반대 등을 골자로 한 12개 항목의 중재안을 발표하고 이를 토대로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러 정상회담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화상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중국의 중재안에는 서방과 우크라이나 당국이 평화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강조해온 러시아군의 철수나 점령지 반환 문제 등에 대해선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 이때문에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측은 이 중재안이 러시아에 전열 재정비를 위한 시간을 벌어주고, 중국의 무기 지원을 위한 빌미를 만들 수 있다며 경계하고 있다.
한편 두 정상은 이날 양국의 '신시대 전면적 전략협력동반자 관계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를 발표하면서 상황을 긴장시키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 길어지게 만드는 모든 행동을 중단할 것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권한을 위임받지 않은 모든 형태의 독자 제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제적 이목이 집중됐던 우크라이나 평화 중재안과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 등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두 정상은 이밖에 양국의 경제와 에너지 분야 등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고 관련 합의문에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늘 서명된 문서들은 역사적으로 최고점에 달한 양국 관계를 반영한다"면서 "경제와 무역은 양국 관계에서 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중국에 석유 제품의 공급을 늘리는 등 양국의 에너지 협력 방안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시 주석도 러시아와 에너지 협력과 함께 디지털 경제 분양에서도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