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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헌 교수의 더블린 서신]⑪(끝) 골칫덩이 국가에서 유럽의 실리콘밸리로...위기극복 DNA 채워진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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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창사 20주년 특별연재

431년 전, 지구상의 반대편 두 곳에서 서로 다른 침략이 벌어진다. 

하나는 고요한 아침의 우리나라 조선을 왜구들이 무력으로 침공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영국이 아일랜드의 젊은이들을 교육시키고 이들을 아일랜드의 각 분야에서 자신들의 앞잡이로 만들기 위하여 더블린에 대학을 설립하는 것이었다. 

[목헌 교수의 더블린 서신] 글싣는 순서

1. '감자농사' 빈국서 1인당 명목GDP 세계 2위로
2. 대기근으로 인구 3분의 1 잃은 아일랜드 사람들이 잘사는 비결
3. 더블린 산책과 함께 하는 역사 기행
4. 영국의 강점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독립 투쟁
5. 아일랜드 글로벌 최저 법인세의 두 얼굴
6. 아일랜드의 세계 최고 기업들…기네스맥주에서 의료기기까지
7. 아일랜드 교육의 백미...중고생에 숨통 트여준 전환학년제
8. 피비린내 나는 분쟁에서 평화로 (上)
9. 피비린내 나는 분쟁에서 평화로 (下)
10. 한·아일랜드의 디아스포라와 재외동포 역량
11. 골칫덩이 국가에서 유럽의 실리콘밸리로...위기극복 DNA 채워진 아일랜드 (끝)

모두 임진년(1592년)에 이루어진 사건들이었으며, 아일랜드에서는 영국 여왕 엘리자벳 1세를 창립자로 트리니대학(Trinity College)이 더블린의 올 핼로우즈(All Hallows) 수도원의 터에 개교하였다. 현재까지도 옥스포드 대학교와 캠브리지 대학교와의 상호 학위 인정을 하는 트리니티 대학은, 엄밀히 따져 더블린 대학교 (University of Dublin) 소속의 대학 (칼리지, College)인데, 옥스포드 (총 39개의 칼리지)와 캠브리지 대학교 (총 31개의 칼리지)와는 달리 더블린 대학교 내의 소속 대학이 트리니티 대학 하나 밖에 없다보니 '더블린 트리니티 대학 (Trinity College Dublin)'이라고 통상 부르게 되었다. 

목헌 트리니티대 교수

수 많은 인파와 자동차, 버스, 전차 등이 교차되는 더블린 시내의 한 복판에 위치한 트리니티 대학 캠퍼스의 정문에 들어서면 갑자기 정적이 흐르면서 자신이 학문의 터전에 들어 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중앙에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우뚝 서 있는 캠퍼니일 (Campanile) 종탑이다. 

이 종탑과 주위의 건물들은 18세기 중반 경부터 지어졌으며, 가장 오래된 건물은 1700년에 지어진 캠퍼니일 종탑 뒤편의 빨간 벽돌 건물 루브릭스(The Rubrics)이다. 루브릭스 건물은 강의실이나 연구실도 아닌, 트리니티 대학교의 은퇴하신 명예 교수님들의 숙소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어른 공경 사상이 비단 우리의 유교 문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문화에도 얼마든지 내재되어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그러나 누가 실용주의의 서구 사회가 아니라 할 까봐 명분만으로 노교수님들을 모시는 것은 아니다. 루브릭스에서 여생을 보내고자 결정하신 분들은 당연히 그간의 평생 소유 재산을 처분하고 들어오시는 것인만큼, 그 재산을 대학에 기증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대학교 미술관이 소장한 값진 여러 명화도 명예 교수님들께서 대학에 남겨주신 것들이라 한다. 

종탑을 보고 있노라면 좌측과 우측 각각에 트리니티 대학교를 과거에 빛낸 분들의 모습이 보인다. 우측의 동상은 19세기 중반의 신학자와 역사가이자 작가인 윌리엄 렉키(William Lecky)로, 당시에 펜대 하나로 영국과 아일랜드의 위정자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자세로 좌정하고 있다.

윌리엄 렉키 동상과 캠퍼니일 종탑. [사진=목헌 교수] 2023.03.30 yjlee@newspim.com

반면 좌측의 동상은 19세기 말에 트리니티 대학교의 총장(프로보스트, Provost)을 역임한 조지 새몬(George Salmon)으로, 앉아있는 자세를 비롯하여 얼굴 표정까지 그다지 편안한 모습이 아님을 볼 수 있다.

때는 19세기 말, 아일랜드의 대부분의 건장한 장정들은 100여년전에 시작된 산업 혁명 덕분에 그 경제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던 영국의 광산과 공장의 노동자로 일하고 있었다.

그 결과, 아일랜드의 농촌 가정들은 여성들이 가업을 수행하는, 흡사 모계 사회와 같은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었다. 이로 인하여 여성도 대학 교육을 받아야 마땅하다는 의식이 아일랜드에 스며들기 시작하였고, 트리니티 대학교 역시 대학 답게 진보적인 사상을 가지고 이에 대한 깊은 검토를 시작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이 때 총장 프로보스트로 재임 중이던 조지 새몬은 여대학생의 입학을 강력하게 반대하였고, 이 때문에 바로 길 건너에 위치한 당시의 아일랜드 의회의 의원들은 자신을 의원으로 뽑아준 각 지역구의 여성 투표자들로부터 왜 여성이 동등하게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는가를 집요하게 추궁을 받게 된다.

◆여성에게 정규 수학의 기회를 제공한 트리니티 대학

이들 의원 및 위정자들의 압력을 받은 조지 새몬 총장은 마지 못하여 마침내 1903년, 여성의 입학을 허락하게 된다. 이전에 자신의 주검을 넘기 전에는 ("over my dead body") 절대로 여성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새몬 총장은, 여성의 입학을 승인한 지 채 반년도 안되어 1904년에 심장 마비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트리니티에 들어온 최초의 여성 학생들은 결국 새몬의 예언 그대로 입학을 한 셈이다.

한 가지 참고할 사실은, 유럽의 남녀 공학 대학들은 1904년 당시에 이미 있었으나, 옥스포드 대학교는 1920년이 되어서야, 그리고 캠브리지 대학교는 1948년이 되어서야 여학생이 정식으로 학위를 수여 받게 되었다.

결국은 새몬 총장 덕분에 트리니티 대학은 여성에게 정규 수학의 기회를 이 두 대학보다 선구자적으로 제공하는 대학교가 된 셈이다. 상기에서 언급한 새몬의 석상은 그가 여성의 대학교 입학을 허락하는 과정 중의 심적인 고통을 그렸다고들 한다. 

조지 새몬 총장 석상. [사진= 목헌 교수] 2023.03.30 yjlee@newspim.com

이렇듯 이미 수백년 전부터 여성을 존중하던 아일랜드는 그간의 불평등했던 제도들을 다른 나라에 비해 먼저 고쳐가며 여성을 중용하는 나라로 발전하게 된다.

그 결과, 매리 로빈슨(Mary Robinson, 1990-1997)과 매리 맥알리스(Mary McAleese, 1997-2011) 두 국가 대통령과 린다 도일(Linda Doyle) 현 트리니티대 총장 등 훌륭한 정치가와 학자들이 리더쉽을 발휘하며, 그 훌륭한 맥을 아일랜드의 남녀 모두 실천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1990-2000년대의 '켈틱 호랑이 (Celtic Tiger)'로 불리기 이전에도 트리니티 대학교는 400여년의 학문 탐구 전통을 통하여 아일랜드의 최고 명문 대학은 물론 유럽의 엘리트 대학교로 인정을 받고 있었으며, 전통적으로 법학, 문학 그리고 인문학에서 명성을 날렸다. 꾸준한 연구 중심의 역사를 가진 덕분에 트리니티 대학은 이후 자연과학 분야에도 꽃을 피워, 의학, 수학, 면역학, 정보 과학, 나노 과학 등의 분야에서 출중하게 되고, 대학 랭킹이 유행하기 시작하는 2000년 부터 세계 50위권의 대학으로 인정을 받아 2009년에는 세계 43위의 대학교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안타깝게도, 아일랜드의 경제도, 아일랜드의 국민의 삶도, 그리고 당연히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공적인 기관 중의 하나인 트리니티 대학도 2009-2010년의 유럽의 재정 위기를 맞아, 생존을 위한 벡터의 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럽의 국가 부채 위기 앞에 선 아일랜드

2009-2010년의 유럽의 재정 위기를 간략하게 설명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가 되겠으나,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다. 2007-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subprime mortgage crisis)로 인하여 미국에서 4번째로 컸던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Lehman Brothers)가 파산하고 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가 오자, 세계 은행들의 대출이 얼어붙기 시작하였고, 특히 금리가 낮을 때에 마스트리히트 조약(Maastricht Treaty)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국채를 과다하게 발행한 EU 국가들이 자신들의 만기를 메꿀 방법이 없어지게 되었다.

이 중의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킨 국가들은 묶어서 PIGS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그리고 스페인) 라 불렸으며, 당시 아일랜드는 미국과 비슷하게 주택 시장이 붕괴되고 무제한 집 담보 대출을 해주던 은행들이 도산 직전이 되었다.

아일랜드 정부는 이의 긴급 대처로, 2008년 9월, EU 국가 재정 역사상 참으로 용감한 (또는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판단하건대 참으로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아일랜드 자국 은행들의 모든 예금과 부채에 대해 정부가 보증을 서 주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로 인하여 GDP 대비 국가 부채가 밤새 90%로 껑충 뛰고, 급기야 2012년에는 120%까지 오르게 되었다. 아울러 재정 적자가 GDP 대비 30%에 다다라, 마스트리히트 조약의 기준치인 3%의 10배가 되는 경제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은행을 살렸지만 이제는 국가 경제와 정부를 살려야 할 필요가 생김에 따라, 아일랜드는 2010년 11월에 정식으로 EU와 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하게 되었다. 이에 아일랜드 뿐만 아니라 PIGS 등의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하여 신설되었던 유럽 재정 안정 기금(EFSF, European Financial Stability Facility), 그리고 IMF등은 곧 아일랜드에게 682억 유로를 지원하게 된다. (참고로 그리스는 3,019억 유로, 포르투갈은 768억 유로, 그리고 스페인은 413억 유로를 받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현지시간 16일 수변도시 정책현장 시찰을 위해 찾은 아일랜드 더블린시 도크랜드 현장에서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영국 런던=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3.03.18 peterbreak22@newspim.com

아울러, 흡사 1997년의 우리나라가 IMF에 구제 금융을 받은 경우처럼, 유럽 중앙 은행(ECB)과 IMF는 아일랜드에 혹독한 재정 감축을 요구하여, 공공 섹터의 감봉 감원 등의 구조 조정, 최저 임금 삭감, 소비세 인상, 그리고 소득세와는 별도로 모든 소득자에게 보편적 사회 요금(USC, Universal Social Charge)이라는 임시 누진세의 부과 등을 시행하도록 하였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이 있다면, 아일랜드 정부는 그 누가 요구하더라도, 12.5%의 법인세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시켰던 것이다. 

쉽게 말해, 아일랜드는 민간 부문의 부채를 정부가 떠 안기로 결정을 하였고, 이로 인한 국가의 재정 위기는 국민이 책임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전 <더블린 서신>에서 간간히 보셨던 바와 같이, 아일랜드 국민은 이런 식으로, 공동 운명체적인 결정을 자의반 타의반 내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항상 전화위복의 긍정적인 스토리로 귀결되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아일랜드 국민이 이끈 위기의 극복

2008-2010년 사이의 정부의 긴축 재정으로 허리 띠를 졸라맨 아일랜드 국민은 이후 5년간 뼈와 살을 깎는 어려운 기간을 보낸다. 2010-2013 연평균 실업률이 13%를 웃돌았고, 자영업 중 서비스 업계가 붕괴되고,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아일랜드 국민은 흡사 160년전의 감자 기근 당시처럼 해외로 이민가게 되어 전체 인구의 약 10%인 50만 정도의 감소를 보게 된다. 길거리에는 노숙자들이 급증하였으며, 과잉 평가된 자산 버블이 터짐에 따라 자기 집 값이 3분의 1로 추락하고 대졸 젊은이들의 안정적인 직장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처럼 어려웠다.

자유 시장 경제 체제하에서 겪는 구조 조정의 일반적인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공 부문,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새롭게 뜨는 유망 분야로 전환하기 위하여 대학에 다시 입학하기도 했다. 이러한 실정을 필자도 트리니티 대학에서 직접 보게 되었는데, 30-40대 만학도들이 대학에 다시 들어와서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학생들보다도 열심히 공부하고 실험 실습에 임하며 집요하게 질문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아일랜드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는 더블린 시민들.[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렇듯 과열된 자본 유입과 건설 경기로 인하여 금융 부문이 사실 책임져야 할 문제 때문에, 다시 말해 국민 개개인의 잘못이 절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눈물겨운 약 10년의 잃어버린 세월을 공동 운명체적인 혼신으로 보낸 아일랜드는, 한 때는 PIGS 국가 중의 하나로 간주되었으나 남 유럽의 국가들과는 달리 재정 건전화와 구조 조정에 성공하고 만다.

고용 보호 수준이 하락하고 임금 수준이 감소하여 불평등이 증가됨에도 불구하고,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과 "모든 이해 당사자들(stakeholders)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희생과 양보를 통한 상생"을 구하는 노사 합의 덕분에 2008년 서유럽에서 단위 노동 비용(ULC; Unit Labor Costs)이 가장 높았던 아일랜드가 어느덧 2015년에는 독일보다도 낮아져, 경제 위기 이후 10년 사이에 단위 노동 비용이 가장 많이 하락한 EU 국가가 되었다.

우리나라처럼 수출 지향적이고 지식 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아일랜드이다 보니 내적 절하(internal devaluation)를 통한 생산성이 증가하고 경쟁력이 회복되었으며, 아울러 노동 시장과 상품 시장의 유연성 덕분에 2016년에는 이미 EU 의 평균 실업률 이하를 기록하였고, 2018년에는 실업률 5%로 경제 위기 이전의 상황으로 복귀되었다. 

다른 나라들로부터 쉬운 타겟으로 계속 지적 받아 왔던 재정 수지면에서도 아일랜드는 경제 위기 초창기의 피를 말리는 재정 건전화 정책과 긴축 재정으로 세출을 줄여, GDP 대비 30%이었던 재정 적자는 2014년에는 상상도 못했을 법한 흑자로 돌아섰다. 아울러2012년에120%이었던 GDP 대비 국가 채무가 2019년에는 58.8%로 감소하여, 마스트리히트 조약의 기준치에 합격하였을 뿐만 아니라 독일의 59.8% 보다도 낮은 채무를 지게 되었다.

더욱이 경제 위기 기간 이후의 경제 성장률 회복은 1990년대의 고도 성장 만큼이나 놀랍다. 2014년 부터 2020년 까지의 아일랜드의 GDP 연평균 성장률은 약 12%를 보이고 있으며 2015년에는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26.2% (다국적 기업의 기여를 제외시킨 GNI로 따지더라도 11.9%이며, 이 역시 OECD 중에서도 가장 높음)를 기록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떠났던 백성들이 다시 돌아오고 호전된 경제로 새로운 이민이 들어와서 현재 인구는 5백만을 넘어서게 되었다. 

이 모든 노력으로 아일랜드는 2012년 7월 성공적인 장기 국채 발행을 통하여 국제 금융 시장에 복귀하였으며 2013년 12월에는 그 동안 받았던 모든 구제 금융을 상환하여 유로존(Eurozone) 국가 중에서 최초로 구제 금융을 졸업(종료)하였다. 그리고 그 덕분에 (아일랜드 국민의 눈물나는 환란 극복을 인정하기 보다는 EU와 특히 독일의 경제 회생 극약 처방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베를린과 브뤼셀의 역작 (Poster Child)"으로 홍보되고, 아일랜드와 함께 뼈를 깎는 개혁을 진행 중이던 남 유럽 등의 다른 국가에게 "긴축 정책의 모범생(model pupil)"으로 지칭 받기까지 하였다. 실로 아일랜드는 이를 계기로 19세기 중반의 감자 기근에서 벗어난 나라로서 어떠한 역경도 극복할 수 있는 와신상담(臥薪嘗膽) 절치부심(切齒腐心)의 민족성을 보유하고 있음을 한 번 더 전 세계에 보여주게 되었다. 

◆재정 위기 중의 트리니티 대학교

많은 사람들로부터 트리니티 대학교가 국립 대학 또는 사립 대학인지 종종 질문을 받게된다. 학교 설립의 차원에서 엄격히 따지면 역사적으로 왕립(王立) 대학교이고, 학교 재원 및 운영면에 있어서는 트리니티 대학교 뿐만 아니라 아일랜드의 대부분의 대학교, 아니 유럽의 대부분의 대학들은 모두 국가 또는 지방 자치의 재정적인 지원에 의존하여 운영되는 공공 기관으로 여기는 것이 맞을 것이다.

다시 말해, 국민 모두에게 대학 교육의 기회를 준다는 유럽의 일반적인 정서 때문에 (우리나라, 일본, 미국 등과는 달리) 학생들의 수업료와 등록금, 그리고 사적 기금 가지고는 온전한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정부에서 각 대학교의 학생수, 사회 공헌도, 연구 개발 기여 등을 감안하여 대학 지원금을 국가 예산에 반영한다. 아일랜드의 회계연도 2023년 경우, 교육 관련 예산이 아일랜드 전체 예산의 11.1% 정도이며, 이 중 3분의 1이 대학교의 학생, 교직원, 인프라의 지원으로 (연구 개발 혁신 지원은 별도) 사용된다. 

최영한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장이 23일 소냐 하일랜드 아일랜드 외교부 부차관과 외교부 서희홀에서 한-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 양해각서(MOU) 개정본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3.02.23 [사진=외교부]

학생수가 20,000 여명 (이 중 3분의 1이 대학원생), 교직원이 4600여명 (이 중 5분의 1이 교수)인 트리니티 대학교는 총 턴오버(turnover)가 4억 유로 정도로, 이 중 40% 만이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으로 이루어진다. 상기의 2008-2010년의 경제 위기 당시의 긴축 재정 때문에 대폭 감소된 지원이 바로 이 부분으로, 경제 위기 이전에는 대학 전체 예산의 80%이었던 정부 지원이 이제는 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실정이다. 

본디 긴축 재정 하에서는 국민을 위한 보건 의료 복지, 그리고 교육이 최우선 순위이고 대학과 공공 기관 등의 연구 개발 혁신은 어쩔 수 없이 뒤로 밀리는 법이다. 따라서 대학의 재정 지원 감소는 안타깝게도 트리니티를 비롯한 아일랜드 대학교들의 연구 개발 지원의 감소를 의미하였고, 이 부족분이 세계 대학 랭킹에 바로 반영되었다.

2009년 세계 43위의 대학교로 자리매김을 한 트리니티 대학교는 그 후 세계 순위가 미끄러지기 시작하여 QS 랭킹으로는 2011년에는 65위, 2015년에는 71위, 2018년에는 88위, 2020년에는 108위, 그러다가 다행히 2022년에는 그 회복을 시작하여 10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증명 받는 것이 있다면 우선 한 국가 경제의 건강 상태와 그 나라 대학들의 세계 기술 선도력이 (약 3-5년의 시간차가 있으나) 반드시 함께 동반된다는 것이며, 요사이의 대학 순위 매김이 고도로 발달되어 이제는 과거의 전통과 명성만으로는 세계 랭킹에서 버틸 수 없다는 것이라 하겠다.

트리니티 대학의 경우 이의 회복을 위하여 대학교 내에 수 많은 새 프로그램들이 펼쳐졌으며, 중요한 점이라면 더 이상의 형식적이고 정형적인 단순 '과제' 시스템에서 벗어나, 효율을 중시하며 가장 실질적이고 영양가 있는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격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흔히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면, 아일랜드 등의 작은 나라에서는 기초 보다는 응용 연구만 선호하고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상의 연구 개발 지원은 우선 학문적으로 그 탁월함(excellence)이 객관적으로 증명되는 연구 과제를 지원하되, 그 다음에 경제와 사회에의 영향(impact)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고, 바로 그 철학 덕분에 트리니티 대학교가 10여 학문 분야에서 여전히 세계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아일랜드의 최고가는 정신 문화 유산, 켈즈 사본

객관적인 탁월함과 사회에의 영향 이야기가 나왔으니, 트리니티 대학교에 소장된 켈즈 사본(Book of Kells)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문화유산을 지정하고 관리하는 국보 제도가 아일랜드에 똑같이 있는 것은 아니나, 만약 우리나라의 국보 제 1호가 서울 숭례문이면 아일랜드의 제1호는 켈즈 사본이라 하여야 할 것이다. 1200여년전 (AD 800년 경), 스코들랜드의 아이오나(Iona) 섬에 위치한 수도원에 아이리쉬 수사들이 많았는데, 이들이 구도자의 자세로 자신의 신앙의 완성에 다다르기 위한 수단으로 성경을 직접 손으로 필사하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10권"에 꼽히는 켈즈 사본은 송아지 가죽(vellum)에 수사들이 직접 신약 성경의 4 복음 – 마태, 마가, 누가, 그리고 요한 복음 - 을 필사한 (요사이의 책 출판 양식으로 설명하자면) 초 호화 컬러판 양장본으로, 필사 및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에 혼신을 다한 정성과 예술성의 극치를 보여주는 아일랜드의 정신 문화 유산이다. 과거에 이웃 나라는 물론 멀리 다른 나라들을 침략하고 지배했던 유럽 국가 (예를 들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 스페인 등)의 큰 도시에서는 그들 각각의 찬란한 물질 문화 유산, 즉 오래된 성, 요새, 신전, 성당, 기념탑, 공원 등을 흔히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영국의 식민지로 오래 존재해왔던 아일랜드에서는 (그리고 어찌 보면 거대 스케일로 눈에 띄는 것을 만들기 보다는 종교적이고 지적인 문화를 선호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정신 문화 유산이 도리어 존중을 더 받는다고 할 수 있는데, 아일랜드의 켈즈 사본의 국민 정서상의 위치는 우리나라에서 훈민정음이나 팔만대장경을 국보 1호로 삼는 것과 동일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아일랜드 더블린 시내 풍경 [사진= 로이터 뉴스핌]

켈즈 사본은 약 4-5명의 필사가(scribe), 그리고 3-4 명의 화가들이 약 185 마리의 송아지 가죽으로 된 지면에 각자의 자유로운 예술적 표현으로 혼신을 다하여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라틴어로 쓰여진 텍스트 부분은 각 필사가가 자신의 스타일, 자신의 선호하는 색깔을 사용하며 성경 내용을 정성껏 써 갔으며, 중간 중간 있는 비어 있는 페이지 공간 전체의 일러스트를 담당하는 화가들은 전통적인 아이리쉬 문양과 무늬를 섞어 넣으며 이루 말할 수 없는 정교함과 디테일(details) 뿐만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붓획마다 번득이는 재치까지도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전시용의 실물을 직접 보더라도 불가능하게만 보이는 작은 그림과 채색이 빽빽이 들어 찬 화보들은, 그 당시에 돋보기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화가들이 직접 손을 대기 전에 얼마나 많은 사전 구상과 계획이 필요했는지를 바로 느끼게끔 한다. 

그 당시 매 년 아이오나 섬에 찾아오는 것이 있었으니 찬란한 봄 햇살도 아니요 곡식이 무르익도록 도와주는 따뜻한 여름도 아닌,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배 타고 오는 바이킹 도적들이었다. 강도와 강간과 약탈과 살인을 서슴없이 자행한 이들은, 아이오나 섬의 수도원에 방화를 지르는 횟수가 하도 많아, 결국 아이오나 수도원에서는 정성 들여 제작하였던 사본을 보존하기 위하여 그들의 아일랜드 현지 파송 교회인 아일랜드 켈즈 지역의 수도원으로 피신을 보내게 되었다.

그러나 거기에서 600여년 이상 보관되면서 여전히 바이킹 도적들로 부터 정기적으로 위협을 받으며 심지어는 도난까지 당하고, 켈즈 수도원의 화재 마저도 견디는 수난을 겪게 되었다. 이것을 보다 못해 이 지역의 교구장이자 트리니티 대학교의 부총장을 겸직하고 있었던 헨리 존스(Henry Jones) 주교의 제안으로 켈즈 사본은 1661년에 트리니티 대학교의 현재의 안전한 위치로 옮겨지고, 오늘에 이르러 매년 80만명의 관광객이 이 신비의 명품을 관람하고 있다. 

성경 구절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하고 사람에게 하듯하지 말라"를 숙지하며 켈즈 사본을 제작하고 있었던 수사들은 이 책을 쓰는 데에 있어서 개인적인 열심은 물론 비용도 아끼지 않았다. 글씨를 쓰고 화보를 그리는 데에 사용되는 재료들이 대부분 식물 또는 광물 유래의 염료였는데 보라, 라일락, 빨강, 분홍, 녹색, 그리고 노랑 등의 총천연색이 모두 사용되었으며 한가지 가설로 멀리 아프가니스탄 지역에서만 입수할 수 있는 라피스 라줄리(lapis lazuli)라 하는 군청색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당시의 염료들은 천연물로 부터 직접 추출되었기 때문에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이 배합하며 사용했던 화학물감과는 달리 자외선으로 부터 산화되거나 변색되는 일이 없어서 1200여년이 되도록 원래의 강렬한 색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굴의 켈틱 호랑이 (Celtic Tiger)

이렇듯 아일랜드는 일도 많고 탈도 많고 악연도 많고 불행도 많음에도 불구하고, 넘어지고 깨어지고 고꾸라지더라도 불굴의 의지와 끈질긴 생명력으로 2000 여년의 모든 환란을 극복하였다. 19세기 중반의 감자 기근 때문에 백만명이 아사하고 백만명이 해외로 건너갔음에도 불구하고 그 때 살아남은 백성들은 나라를 재건하고 그 후손들이 해외 투자를 유치하여 명목상 GDP 세계 2위의 나라, 아니 조금 더 실질적인 일인당 국민 총소득 (GNI, Gross National Income) 통계로 비교하더라도 세계 5위의 나라를 이룩하였다.

그리고 800년 동안 영국에게 주권을 빼앗겨 수 많은 항쟁을 하고, 불과 25년 전 까지만 해도 북아일랜드에서는 아직 서로 폭탄 테러를 자행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아일랜드 공화국과 북아일랜드가 모든 무기를 내려놓고 국민 투표를 통하여 성금요일 협정 (Good Friday Agreement)을 체결하고 평화와 번영을 누리고 있는 아일랜드 민족이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불과 15년전에 국가 부채 위기를 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민 모두가 개인의 유익을 버려가며 경제를 살려 다른 어떤 나라 보다 구제 금융에서 가장 먼저 졸업하여 "유럽의 실리콘 밸리" 이야기를 듣고 있는 아일랜드이다. 

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관광명소 '기네스 스토어하우스'를 방문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3.03

헤아릴 수 없는 수 많은 슬픔과 기쁨의 교차를 산문으로 싯구로 들려 주는 탁월한 문인들 덕분에 4번의 노벨 문학상을 받은 나라인 아일랜드이다. 아울러 동일한 기쁨과 슬픔의 교차를 노래가락에 실어 읊어주는 멋진 음악가들 덕분에 유럽에서 가장 많은 7번의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Eurovision Song Contest) 우승자를 배출한 아일랜드이다.

뜻하지 않고 예기치 못하고 원하지 않았던 수 많은 국가적인 환란을 수 없이 극복하여, 좀 여위기는 하였으나 이제는 지방질보다는 근육질이 붙은 21세기의 켈틱 타이거(Celtic Tiger) 아일랜드의 맹활약, 유럽은 물론 전 세계가 주목할 필요가 분명 있을 것이다. 그 날을 기대하며 기네스 맥주 한 파인트나 음미할까. (끝)

* 목헌 교수는 = 아일랜드에 2006년에 정착한 후 현재까지 트리니티 대학교 (Trinity College Dublin)의 생화학⋅면역학부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단백질 3차 구조 연구 및 항암제 개발을 수행하고, 신약 개발 회사인 해믈리트 파마 (HAMLET Pharma, 스웨덴)의 기술 고문을 맡고 있다. 또, EU와 우리나라를 비롯한 40여개국의 산업 기술 개발을 위하여 설립한 공동 연구개발 R&D네트워크인 유레카 (Eureka)의 전문 심사 위원, ICMRBS 의 이사 등을 지내고 있다. 목 교수는 서울 대학교 약학 계열 1학년 과정을 이수한 후 도미, 버클리 대학교 (UC Berkeley) 에서 학사, 퍼듀 대학교에서 (Purdue University) 박사, CJ제일제당 종합 연구소 선임 연구원, 그리고 영국 외무성 치브닝 Chevening 장학생으로 옥스포드 대학교 (University of Oxford)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낸 바 있다. 이웃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실천하며, 그 실천을 생색내지 않고 묵묵히, 꾸준히 하는 아름다운 분들을 벗삼으며, 더블린 한글 학교 발기위원장 그리고 아일랜드 한인회장을 역임하고, 수행하는 연구와 더불어 아일랜드에서의 재외 한국인의 위상 제고 및 그늘진 곳에 살며 탄식하는 아일랜드인의 구제 활동에 몸과 마음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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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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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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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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