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인터뷰] 이종욱 조달청장 "그림자 규제 없애고 불합리한 관행 철폐"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조달 행정시장에 세세한 그림자 규제 굉장히 많아"
"규제혁신 성과 내도록 작지만 아픈 규제 우선 발굴"
"전략적 공공조달 계획 구체화…올해 하반기 발표"
"일관성 없는 부정당 제재 개선…억울함 풀어줘야"
"내부 혁신 필요…시대가 변했는데 조직도 변해야"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조달청 내부의 혁신을 빼놓고 공공조달 혁신을 한다고 국민들께 자신있게 말할 수 없었습니다. 악역을 맡는 게 운명적으로 정해져 있다면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조달청의 혁신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이종욱 조달청장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조달청의 혁신에 걸림돌이 된 '그림자 규제 폐지'와 '불합리한 관행 철폐' 등을 추진하며 과감한 규제혁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청장이 업무를 이끌어가는 추진력과 결단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조달청은 지난 2월 경제규제혁신전담팀(TF)에서 확정된 138건의 규제개선 과제 중 이미 절반 이상을 완수했다. 당장 현장에서 나오는 작지만 아픈 규제를 발굴해 선제적으로 개선해보자는 이 청장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 

이종욱 조달청장이 지난 7일 정부대전청사 집무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달청] 2023.04.10 jsh@newspim.com

이 청장은 "조달이라는 것은 그 먹이사슬 마지막에 있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중요하다. 팔려야 물건을 만드는데 조달 행정의 경우 안 보이는 세세한 그림자 규제들이 굉장히 많다"면서 "최대한 성과가 조기에 효과가 가시화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 위해 작지만 아픈 규제들을 우선 발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청장은 조달청 내부 혁신을 위해 악역을 자처했다. 조달청 내부의 관행적인 조직 문화나 일하는 방식을 손대지 않고는 공공조달 혁신을 완수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 청장은 "가끔씩 조달청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들이 나오고 하면 이미지가 형성되는데, 국민들이 생각하는 조달청과 조달청 내부에서 생각하는 조달청 간에 분명한 인식 차이가 있었다"면서 "중요한 건 국민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느냐다. 시대가 변했는데 당연히 조직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은 지난 7일 정부대전청사 내 위치한 조달청장 집무실에서 이 청장과 만나 조달청 혁신을 추진하는 이 청장의 의지와 소신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다음은 이 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조만간 취임 1년인데, 대표적인 경영혁신 성과는

▲공공조달 혁신 방안을 통해서 조달 행정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게 가장 큰 실적이라면 실적이겠다. 그 방향성 안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제일 중요한 게 '전략적 조달'로서 조달의 정책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정부 거버넌스(행정)라든지 여러가지를 다 고치는 작업이 그 안에 들어있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 규제 혁신이 가장 중요한 화두인데, 기업들에게 조달이라는 것은 그 먹이사슬 마지막에 있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중요하다. 팔려야 물건을 만드는데, 조달 행정의 경우 안 보이는 세세한 그림자 규제들이 굉장히 많다. 최대한 성과가 조기에 효과가 가시화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 위해 작지만 아픈 규제들을 우선 발굴하게 됐다. 우리가 찾은 138건의 규제 중 절반 이상은 다 뜯어고쳤다. 

-'전략적 조달'이라는 용어가 일반 국민들에게는 좀 낯설다. 어떤 개념인가

▲조달청은 이제 단순히 집행 기능만 가진 조직이 아니다. 예전처럼 원하는 물건이나 용역을 가장 싸게 적임자에게 입찰하는 조직이 아니라는 의미다. 정책적 수단으로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요즘 국가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게 조달 구매력이다. 그것을 이제 전략적으로 국내에서 하자는 거다. 우리가 연간 공공 부문 184조원 규모의 조달을 하는데, 단순히 싼 물건을 공급하는 기본적인 가치 외에 사회적, 환경적 가치 등 조건을 붙여서 다른 정책 효과를 구현하자는 게 전략 조달이라고 보면 된다. 

-공공 조달 184조원을 특정 기업에게 나눠준다고 이해하면 되는지 

▲개념상 비슷할 수 있는데, 우리 조달 제도 안에는 중소기업을 보호해야 한다든지 환경 제품을 우대해야 한다든 하는 내용들이 있다. 그러다보니 이걸 한 군데로 잘 모아서 전문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거다. 예를 들어 정부 공공조달 계획이라는 것을 추진 한다고 했을 때, 184조를 정부에서 민간에 어떤 식으로 집행한다는 계획이 구체적으로 수립되면 머리속에 쏙 들어올 수 있을거다. 그런데 지금 그런 제도가 없고 방향성만 있다 보니까 실체가 없는거다. 그래서 이번에 작업을 하고 있는 게 전체를 모아서 우선순위를 정해 가르마를 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전략적 조달의 축소판'이라고 볼수 있다. 올해 하반기쯤 발표하려 한다.      

-전략적 조달 추진과정에서 공정성 문제가 대두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평가시스템은 갖춰져 있나

▲가장 맞는 기업을 평가하기 위해 여러가지로 들여다보려 한다. 우리는 전체 '신인도 평가'라는 말을 쓴다. 사업자를 선정할 때 정성 평가를 하는데, 가격 요점 외에 여러가지 정성평가를 하는거다. 어느 부처에서 어디를 넣어달라고 부탁하면 하나씩 넣어주고 하다 보면 한 번 들어온 기업은 나가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 업체들을 싹 다 모아서 없애고 새로 넣어 우선순위를 잡아보려고 하는 게 이번 작업의 핵심이다. 기본적으로 신인도 평가는 규제가 아니고 큰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조달청 차원에서 전략 조달의 그림을 그려보고자 이 작업을 하고 있다.  

-향후 추가 계획중인 규제 개혁 과제가 있는지

▲지금까지 규모가 작은 그림자 규제를 주로 해왔다면 앞으로는 덩어리가 좀 큰 규제 개혁도 시도해보려고 한다. 대표적인게 좀 전에 말한 신인도 평가다. 또 부정당 제재를 손보려고 한다. 부정당 제재는 기업이 잘못하면 입찰을 제한하는 제도인데, 6개월부터 2년까지도 가능하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의 영업활동에 치명타일 수 있는데, 억울한 부분은 좀 풀어주고 그렇지 않은 거는 좀 억제하는 그런 내용이다.

이종욱 조달청장이 지난 7일 정부대전청사 집무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달청] 2023.04.10 jsh@newspim.com

-조달청 내부 혁신을 위한 의지도 강해보인다  

▲그렇다. 가끔씩 조달청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들이 나오고 하면 이미지가 형성되는데, 국민들이 생각하는 조달청과 조달청 내부에서 생각하는 조달청 간에 분명한 인식 차이가 있었다. 조달청 내부에서는 우리가 뭐 그렇게 잘못했나, 우리가 그렇게 나쁜 사람들인가 하는 생각이 있지만, 외부에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느냐다. 시대가 변했는데 당연히 조직도 변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우리 조직 문화라든지 일하는 방식을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조달청 유관협회들과 관행적으로 이어오던 유착관계도 정리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협회와의 유착 관계라든지 우리 업무 과정에서의 어떤 불공정 의혹, 우려 이런 것들 중 대표적인것을 잡아내 상징적으로라도 개선해야 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실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사업 중 협회에 아웃소싱을 맡겨 돌리고 있는 것도 있는데 자체 해결하기로 했다. 또 관급 자재 선정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몰아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는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절차 개선 작업도 진행 중이다. 외부인 접촉시 의무적으로 신고하는 제도도 도입했는데, 좀 부담은 되지만 국민들께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해야 될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조달청 위탁 업무를 유관협회 말고 다른 기관에 맡기는 것도 고려해본 것으로 안다

▲원래는 생산성본부라든지 능률협회라든지 나름 객관적인 전문기관에 우리 업무를 넘겨주려고 했다. 예를 들어 생산성본부 안에 조달팀이라는 것을 만들고 그 조달팀 안에 조달청 공무원이 들어가거나 해서 업무를 처리하는 식이다. 공식적인 공고도 냈는데 한 곳도 지원을 안해 우리가 물밑으로 접촉도 했다. 이를 기관 말고도 대학 산학연 등에 좋은 조건이라고 홍보도하고 했는데 특수 분야니까 오지를 않더라. 그래서 일단은 우리가 맡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위탁 업무를 직접 맡게 되면 아무래도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우리가 직접하고, 나중에 자격증 제도를 신설해 이관하는 형태로 가져가려한다. 아직 명칭은 정해지지 않았는데, 가칭 '정부 조달관리사'라는 자격증을 신설하고 법인을 신설하게 되면 다시 아웃소싱을 하더라도 좀 전문성이 생길 것 같다. 그전까지는 전문 인력 상당수를 협회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로 대체하려 한다. 협회에서 일하고 있는 젊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전문성도 있고 업무인수인계를 받아야 하는 부분도 있고 하니. 제 생각에 절반 이상은 우리쪽으로 넘어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종욱 조달청장이 지난 7일 정부대전청사 집무실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달청] 2023.04.10 jsh@newspim.com

-조직 내부의 개혁을 위해 청장님이 총대를 메고 계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조달청 내부의 혁신을 빼놓고 공공조달 혁신을 한다고 국민들께 자신있게 말할 수 없었다. 제 소임이 악역을 하는거로 운명적으로 정해져 있다면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조달청의 혁신을 위해 힘쓰는게 맞는것 같다. 물론 직원들에게 그냥 좋은 소리만 들을 수는 없을거다. 사실 저도 좋은 소리만 듣고 하고 싶은데, 생각을 해보니까 그게 제 역할은 아닌 것 같더라. 하지만 제가 악역을 하고 조직문화를 딱 잡아놓으면 직원들 내에서도 눈치 안 보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거다. 

-네이버나 쿠팡 등 민간 플랫폼에서 공공 조달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제도 개선도 검토중으로 안다

▲나라장터에 모든 조달물품을 갖출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노트북을 쿠팡이나 네이버에서 그냥 사면되지 나라장터에서 별도로 판을 벌일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미국이 아마존 내 코너를 두고 정부 조달 물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해놨다. 우리도 이 제도를 벤치마킹하려고 실무자들이 미국에 한 번 갔다 왔다. 근데 이게 우리랑 시스템이 굉장히 다른 것 같다. 나름대로 제도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 부분도 있고. 이거는 당장 규정 하나만 고쳐가지고 될 건 아닌것 같다. 올해 하반기에 시행가능하도록 준비 중에 있다. 

-공공 조달품목에 대한 기준 가격을 설정할 때 시중의 저가 물품을 비교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있어 업계 불만이 나온다

▲일부 업계에서 아주 예외적인 가격을 가지고 와서 기준 가격을 매긴다고 항의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저희도 나름대로 여러가지 데이터를 뽑아서 평균가격을 잡는다든지 하면서 공정성을 맞추려고 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 저가품을 비교 대상으로 삼아 조달청에서 단가를 책정한다는 비판이 가끔씩 있는데, 저희도 그걸 고려해 가장자리에 있는 것들은 좀 잘라내고, 평균값을 낸다든지 이렇게 해서 보완을 하고 있다.  

-조달청에서 혁신제품 연구개발(R&D) 사업을 시범운영한다고 들었다. 어떤 내용인가

▲현재 공모 절차 진행 중에 있는데, 조달청 내부에서 국민들이 원하는 제품을 한번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기본적으로 혁신제품을 개발·지정해 시범구매로 연계하는 '시범구매연계형'과 혁신제품의 판로확대를 위한 고도화 과제인 '스케일업형'으로 나뉜다. 정부 기관들이 함께 참여하는데, 세부적으로 한국조달연구원은 사업 추진계획 수립, 과제기획, 사업수행 등을 지원하고,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은 과제평가, 사업비 관리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 이종욱 조달청장 약력

-1965년 진해 출생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서울대 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미시간주립대 금융학 석사
-제35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기획재정부 장기전략국 국장
-기획재정부 국고국 국장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 실장
-조달청 청장('22.5~현재)

j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신임 법무장관에 민변 출신 이용철 '성남라인'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새 법무부 장관에 이용철(66·순창) 현 방위사업청장, 국세청장에 안덕수(55·부산) 서울지방국세청장을 후보로 지명했다. 청와대 새 정무수석으로는 최인호(60·창녕)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인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을 임명했다. 임광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 발표 브리핑을 했다. 임 실장은 "국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소통하겠다는 의지이며 국민 삶 속에 정책 변화와 효능감이 체감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이번 인사 방향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법무장관 후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으로 인권 보호와 민주 가치 증진에 힘써 온 변호사"라며 "참여정부 민정수석실 민정2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역임하며 반부패와 제도개혁을 주도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법조인이면서도 구조개혁 등 다양한 행정 경험을 갖춘 만큼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를 안착시키고 누구도 소외되거나 억울한 일을 겪지 않는 법무 행정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번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후보가 과거 대장동 사건에 연루됐다는 언론 질문에 "그 부분은 검증 때 감안됐고 자세한 건 국회 인사청문회 때 본인이 소명할 걸로 기대한다"며 "적임자를 뽑기 위해 다양한 많은 분에 대한 검증이 있었다"고 밝혔다.  안 국세청장 후보에 대해 임 실장은 "국세청 1조사국장과 징세법무국장, 납세자보호담당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세무 행정 전문가"라며 소개했다. 임 실장은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국민이 손해 보지 않도록 악의적 탈세와 숨긴 재산은 끝까지 추적해 조세 정의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이유를 설명했다. 최 정무수석 내정자에 대해 임 실장은 "부산 지역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최고위원과 수석대변인을 역임하며 소통과 통합의 가치를 실천해 온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우리 사회의 통합과 성장을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여야,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청와대 내부 인사는 검토가 되는 대로 업무의 연속성과 개혁 성과, 국민 체감을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는 적당한 시점에 인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pcjay@newspim.com 2026-11-06 15:53
사진
한진칼 최대주주 오른 호반건설…항공업 진출?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호반그룹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을 0.11%p(포인트) 차로 제치고 한진칼 최대주주(지분율 20.69%)에 오르면서 호반건설의 지분 매입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 투자라는 공식 입장과 달리, 건설업 불황 속 한진칼 지분이 그룹의 재무적 가치를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은 데다 과거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구상에도 다시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 분양 반토막·PF 대위변제 덮은 6152억 평가차익… 호반의 '손익 방어막' [AI그래픽=송현도 기자] 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주택·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천억원을 투입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한 배경에는 재무적 실익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칼 주가 상승에 따른 대규모 평가이익이 건설업 불황으로 악화한 그룹의 실적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의 2025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조2326억원, 영업이익은 1361억원으로 전년(매출 2조3706억원, 영업이익 2716억원) 대비 각각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주력 사업인 분양수익이 1조1476억원에서 2531억원으로 급감한 영향이 컸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472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의무에 따라 4395억원을 대위변제하면서 2381억원의 기타대손상각비를 인식하는 등 재무 부담도 커졌다. 올해 2월에는 대위변제에 따른 구상채권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대구 황금동 주상복합 용지를 2750억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본업 부진을 상쇄한 것은 한진칼 지분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이다. 취득원가가 6966억원인 한진칼 지분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1조5544억원으로 늘었다. 호반건설은 이를 통해 한 해 동안 6152억원의 금융자산 평가이익을 인식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당기순이익은 4752억원으로 전년(2657억원)보다 78.8% 증가했다. 100% 자회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도 비슷한 구조다. 본업 영업이익은 182억원에 그쳤지만, 보유 중인 한진칼 주식(장부가액 5902억원)에서 2267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 1872억원을 기록했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이를 바탕으로 모회사 호반건설에 1000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하며 자금 공급 역할도 했다. 결국 한진칼 지분은 호반그룹의 실적 방어와 현금 확보에 기여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이어지면서 한진칼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평가이익 확대는 물론 그룹의 순이익과 배당 여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집중투표제' 무기 쥔 호반… 이사회 진입 시 한진 경영권 영향 호반이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진입에 성공할 경우, 단순 주주를 넘어 한진그룹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한진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칼은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상법 개정에 맞춰 정관 제30조의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했다. 집중투표제란 주주총회에서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받고 이를 특정 후보 1명에게 몰아주거나 나누어 투표할 수 있는 제도로, 내년 3월 주총이 한진칼에 집중투표제가 의무 적용되는 첫 무대가 된다. 내년 3월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배성례(ESG경영위원회·보상위원회 위원장), 송백훈(분리선출 감사위원 겸 감사위원장), 홍동표(감사위원 겸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장) 위원 등 3명이다. 특히나 분리선출 감사위원 표결에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강화된 '3% 룰'이 적용된다. 오는 12월 31일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최대주주가 되는 쪽이 의결권에서 불리해지는 구조다. 조원태 회장이 예고대로 12월 중 지분 0.49%를 추가 매수해 최대주주를 탈환하면 조 회장 측 전체 의결권은 3%로 묶이는 반면, 2대 주주가 되는 호반 측은 계열사별로 나눠 총 6.32%를 행사할 수 있다. 호반 입장에서는 감사위원 표결의 실리를 챙기기 위해 연말까지 조 회장의 최대주주 복귀를 용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반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호반이 주총 6주 전(내년 2월 중순)까지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꾼 뒤 집중투표제를 신청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다. 호반 측 인사가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1석이라도 진입하면 상법상 회계장부 열람권과 주요 안건 의결권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자금 지원, 자회사 부동산 매각, 배당 정책 등에 관여할 수 있다. 나아가 호반호텔앤리조트(리솜리조트)와 한진칼 산하 호텔·관광 계열사(칼호텔네트워크, 한진트래블) 간의 사업 시너지나 자산 매각 협상을 요구할 기반도 확보하게 된다. 반면 한진칼은 지난해 8월 보유 자사주 44만44주(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전량 출연해 현재 방어에 쓸 수 있는 보통주 자사주가 3주뿐이다. 올해 1월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가 그랜드하얏트인천 웨스트타워를 2100억원에 매각해 한진칼 본사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3201억원)은 늘어났지만, 회사 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여 방어에 나설 수는 없어 조 회장 개인과 우호 세력의 자금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시도… 산은 지분 매각이 승부처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호반의 목표가 단순 차익 실현을 넘어 한진그룹 경영권 인수에 맞춰져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는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였던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 응찰하며 항공업 진출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채권단과의 가격 이견으로 무산됐지만, 이후 리솜리조트와 퍼시픽랜드를 인수해 레저 사업을 확장했고 2022년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며 항공·레저 수직계열화를 추진했다. 주택 사업에 편중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바꿀 카드로 한진칼을 낙점했다는 평가다. 내년 3월 주총에서는 조 회장 측과 델타항공, 한국산업은행(10.58%) 등 우호 지분이 과반에 육박해 당장 경영권 확보가 쉽지 않다. 한진칼 시가총액이 적정 가치(3조3000억원 추산)를 웃도는 12조3000억원대까지 올라, 장내에서 지분 1%를 추가 확보하는 데 1230억원이 드는 점도 부담이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말 연결 현금 및 단기유동성 금융자산이 1조1916억원 수준이지만, 단기금융부채 역시 1년 새 679억원에서 5172억원으로 늘어 장내 매수를 지속하긴 어렵다. 결국 향후 승부처는 항공 산업 구조 개편이 끝난 뒤 시장에 나올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10.58%다. 대한항공은 올해 5월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을 결의한 데 이어 8월 12일 소규모합병 승인 이사회 결의를 완료하며 연말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저비용항공사(LCC) 3사 통합까지 마무리되면 산은이 지분을 보유할 정책적 명분은 사라지고 공적자금 회수 절차가 진행된다. 산은은 2020년 11월 체결한 투자합의서에 따라 의무 위반 시 5000억원의 위약벌을 부과할 담보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주식 385만8869주(약 5.78%)에 근질권을 설정해 두고 있으며, 유사시 조 회장 지분까지 묶어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동반매각요구권과 동반매도참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호반이 20%대 지분을 바탕으로 이사회에 진입해 경영에 관여하다가 향후 산은 지분 10.58% 인수전에 참여해 이를 확보할 경우, 지분율을 31%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산은 지분 인수나 경영권 확보가 여의치 않더라도, 과거 대우건설·금호산업 사례에서 보듯 지분 가치를 높인 뒤 조 회장 측 우호 세력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블록딜로 넘기는 출구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dosong@newspim.com 2026-11-06 15:0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