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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의 '골칫거리' 기둥?…젊은 작가들은 어떻게 볼까

기사입력 : 2023년04월26일 18:17

최종수정 : 2023년04월26일 18:17

국립현대미술관 '젊은 모색: 미술관을 위한 주석' 개최
미술관 '공간'에 대한 다양한 해석
건축·디자인·사진 등 다양한 장르 청년 작가 참여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미술관의 기둥은 전시 기획자 입장에선 골칫거리다. 넓은 전시장 한 가운데 툭 튀어나온 기둥은 전시의 흐름을 끊기도, 작품을 배치할 때도 공간 활용에 제약이 있어 미술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기둥'은 전시장에서 걷어버리고(?) 싶은 존재다. 미술관을 목적으로 지어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은 기둥이 많은 건물 중 하나다. 전시에 제약이 되는 미술관 전시장의 '기둥'. 젊은 작가들은 '기둥'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 신진 작가 발굴 프로그램인 '젊은 모색'이 27일부터 9월1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전시실 1, 2에서 펼쳐진다. 올해 주제는 '미술관을 위한 주석'이다.

미술관은 코로나19 이후 대면 활동이 제한되는 상황을 맞으면서 미술관 환경을 재검토하고 '공간'을 탐색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이에 '젊은 모색'이 나아갈 방향성을 보다 확장된 시각으로 탐색하고자 '공간'에 대해 가장 잘 이야기할 수 있는 건축과 디자인을 포함해 사진,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확대해 미술관의 '공간'을 해석하는 전시로 구성했다. 

김현종, '범위의 확장', 2023 [사진=국립현대미술관/사진 김주영]

전시 '젊은 모색 2023: 미술관을 위한 주석'에 참여하는 신진 작가는 김경태, 김동신, 김현종, 뭎(손민선, 조형준), 박희찬, 백종관, 씨오엠(김세중, 한주원), 오혜진, 이다미, 정현, 조규엽, 추미림, 황동욱 등 13인(팀)이다. 이들은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7인, 외부 전문가 7인의 추천과 자문을 통해 선정됐다. 젊은 작가들은 자신이 속한 시각예술계에서 신선한 시각으로 미술관의 공간을 사유하고 탐색한 결과를 작품으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곧 40년을 맞이하는 오래된 미술관인 과천관의 본격적인 재생 전에 미술관 공간의 다변화를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정다영 학예연구사는 "13개의 작품과 주석들은 각자가 미술관이라는 제도 공간에 대한 공간과 시간적 맥락을 확장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주석을 다는 것은 미술관과 작가, 관객과의 연결 지점을 넓히는 행위"라며 "이번 전시는 다양한 매체를 탐구하고 새로운 제작 방법론으로 무장한 젊은 시각 예술가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모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기둥'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관람객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김현종 작가의 '범위의 확장'도 그중 하나다. 김현종 작가는 건축에서는 필수적인 기동이 전시장에서는 골칫거리로 통하는 '기둥'을 돋보이도록 구상한 작품 '확장', '변화', '해체'를 선보인다. '확장'은 기둥을 수직이 아닌 상하좌우로 확장한 구조물을 보여주는 것으로 실제 관람객이 '확장' 작품에 앉을 수도 있다. '변화' 작품은 기둥을 블랙 무늬목을 벽돌 형태로 기둥을 감싸듯 사면으로 쌓아 거대한 탑처럼 보이게 연출했다. '해체'는 거울을 활용해 빛을 받으면 빛나는 다이아몬드처럼 표현했다.

'젊은 모색' 전시장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사진 김주영]

김현종 작가는 "기둥의 물성은 콘크리트, 나무, 철근, 빔이 있는데 그중 콘크리트에 집중했다"며 "콘크리트는 우리가 아는 최상의 광물인 다이아몬드와 물성이 같다. 다이아몬드를 표현하기 위해 형상을 해체하는 형태로 제작했다"고 언급했다.

'기둥'과 관련한 또다른 흥미로운 작품은 김경태 작가의 '일련의 기둥'이다. 이 사진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 2전시실의 기둥을 피사체로 삼아 세가지 유형으로 나눠진 작업이다.

작가는 기둥의 구조적 기능에서 벗어나 기둥의 비례와 배치에 주목해 원근과 시점을 탐구한 작업물을 선보인다. 미술관에서 '기둥'은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이지만, 르네상스시대에서 기둥은 원근감을 해석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작가는 피사체의 크기나 투시에 따라 이미지가 변화할 수 있는 체험을 관람객에 선사한다. 그는 기둥의 밑동 넓이를 다르게 작업한 사진을 5개 설치하고 관람객이 어느 한 지점에서는 모든 이미지가 동일하게 보일 수 있는 '일련의 기둥'과 넓은 단일 공간에 줄지어 서 있는 기둥의 비례와 배치에 주목한 18개의 일정한 모양의 기둥이 격자 형태로 배열되어 있는 장면을 보여주는 '일련의 기둥'을 공개한다. 아울러 기둥을 접사하고 교차하는 투시적 풍경을 함께 담아놓은 '일련의 기둥'으로 다양한 경험을 전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김경태 작가의 '일련의 기둥' 2023.04.26 89hklee@newspim.com

이외에도 과천관을 바라보는 다양한 작가군의 신선한 작품을 볼 수 있다. 공간·가구 디자이너 COM은 과천관 건물을 가구 형식의 디자인과 크기로 작업한 결과물인 '미술관 조각 모음'을 선보인다.

그래픽 디자이너 김동신은 박스테이프로 제작한 '링'을 통해 과천관 램프코어 천장에 새긴 상량문의 언어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매체에 옮겨졌을 때 나타나는 효과를 보여준다.

"우리 미술 발전에 길이 빛날 전당을 여기에 세우며 오늘 좋은 날을 가리어 대들보를 올리니 영원토로 발전하여라 천구백팔십오년 심일월심오일"이라는 이 문구는 박스테이프에 문구로 옮겨졌다. 관람객은 천장에서 본 무거운 문구가 테이프에 옮겨 졌을 때와의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이 문구는 40년 가까이 미술관 한켠을 여전히 지키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공간·가구 디자이너 COM의 '미술관 조각 모음' 2023.04.26 89hklee@newspim.com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김동신의 '링' 2023.04.26 89hklee@newspim.com

이번 전시는 풍부한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전시 감상의 경로를 넓힌다. 전시기간 동안 큐레이터 토크와 작가와의 대화, 시 낭독회, 설치 연계 퍼포먼스 등이 개최된다. 또한 참여 작가들의 작품이 수록된 도록 외에도 전시 주제에 대한 확장된 논의를 담은 선집을 7월 말 발간할 예정이다.

'미술관을 위한 주석'이라는 제목의 단행본은 필자로 곽영빈 미술평론가, 김원영 변호사, 심소시 독립 큐레이터, 윤혜정 국제갤러리 이사, 임대근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정다영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최성민 서울시립대 시각디자인과 교수, 최춘웅 건축가 등이 참여한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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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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