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경희궁길 갤러리마리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갤러리마리(서울시 종로구 경희궁1길 35 마리빌딩)는 4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이애리(b. 1963) 작가의 개인전 《작은 열매, 큰 세상》을 개최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Good Luck in 꽈리23-27, 2023,130.3×130.3cm, 장지에 주묵, 수묵 2023.04.27 digibobos@newspim.com |
이번 전시는 국내외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애리 작가가 올해 3월 독일 '갤러리 클로제(Galerie klose)' 전속작가가 된 이후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개인전이다. 소재 이상의 다층적 함의를 품은 'Good luck in 꽈리' 신작들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서 그동안 작가의 시그니처인 주묵과 함께 녹색의 전통 안료를 사용한 작업들도 함께 선보이며, 이전보다 더욱 풍부한 색채와 미감을 담은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Good Luck in 꽈리23-39, 2023, 74×140cm, 장지에 주묵, 피그먼트잉크, 과슈 2023.04.27 digibobos@newspim.com |
이애리 작가의 모든 작업에는 '꽈리'가 있다. 꽈리는 작가에게 화수분처럼 마르지 않는 영감을 준다. 꽈리 작업 이전부터 둥근 열매나 씨앗을 소재로 작업하던 이애리 작가에게 어느 날 눈에 들어온 주황색 꽈리는 새롭고 신선했다. 열매를 통해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작품활동을 해왔던 작가는 자연스럽게 그 매개를 꽈리로 연결했고, 붉은 묵(주묵)을 사용하여 함축된 선과 색으로 꽈리를 표현해왔다.
여름녘 하얗고 작은 꽃이 피고 가을이 되면 붉은 주황빛의 주머니 안에 작고 단단한 빨간색 열매가 달리는 꽈리는 예전 놀잇감이 부족하던 시절 어린 아이들이 입으로 불며 갖고 놀던 피리였다. 예쁜 꽈리의 형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워지고, 그 열매를 씹으면 시고도 단맛이 난다. 열매를 감싼 부서질듯 가벼운 껍질로 피리를 불며 하루 종일 놀았다는 동화같은 이야기까지...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Good Luck in 꽈리23-28, 2023, 100×100cm, 장지에 주묵, 피그먼트잉크, 과슈 2023.04.27 digibobos@newspim.com |
꽈리는 시각, 미각, 촉각, 후각, 청각으로 우리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풍부한 문화, 예술의 소재가 된다고 작가는 확신한다.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이 작고 아름다운 식물을 예찬하는 이애리 작가가 꽈리 작업을 통해 발견한 것은 정해진 길을 따라 묵묵히 순환하는 자연과 우주의 아름다움이다. 둥근 꽈리의 형상은 대자연의 순환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우리를 둘러싼 광활한 우주의 무한한 세계, 그리고 그 세계를 유지하는 질서를 상징하기도 한다.
조그마한 씨앗이 더 큰 바깥 세상으로 내보내어지는 과정처럼 작가가 장지 위에 세필로 그은 셀 수 없이 많은 선은 쉼없이 이어지며 다채로운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얇고 가는 선으로 작은 열매를 만들고, 그 열매들이 하나둘 모여 각자의 작은 세상을 이루어가며, 모양과 크기가 다양한 꽈리들이 변주하면서 화면은 하나의 거대한 세상이 된다. 현대사회에서 개개인의 다양성이 만들어가는 조화와 화합을 조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Good Luck in 꽈리23-31, 2023, 73×73cm, 장지에 주묵, 수묵 2023.04.27 digibobos@newspim.com |
꽈리는 그 모습과 연관된 여러가지의 상징성이 존재한다. 어두운 밤 붉게 켜진 작은 초롱과 닮아 등롱초(燈籠草)로도 불리는 꽈리는 어둠을 밝힌다는 의미에서 길상과 성공을 상징한다. 씨앗을 감싼 꽈리의 모습이 아기를 품은 엄마의 형상과 닮아있어 다산, 다복, 사랑을 상징하며 복주머니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인해 부와 행운, 행복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또한 꽈리가 귀신을 쫓는다고 해서 조상의 성불을 기원할 때 장식용으로도 쓰였다고 한다.
꽈리가 가진 이런 다양한 의미를 뒤늦게 알게 된 이애리 작가는 꽈리를 이루는 선 하나 하나에 작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 시작되었던 것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의 안녕과 평안을 바라는 마음도 담게 되었고, 여러 희노애락을 겪으며 스스로를 위해 수행하듯 그어내린 선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모두를 이어주는 끈이 되었다고 밝힌다.
각자의 자리에서 때를 기다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자연의 모습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는 것이 우리가 세상으로 내보내어진 이유일지 모른다. 꽈리 작업을 통해 터득한 삶의 진리를 추구하는 이애리 작가의 개인전 《작은 열매, 큰 세상》에서 생과 멸, 유와 무, 음과 양 등 서로 다르지만 복합적인 양상으로 순환하는 자연의 질서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작은 열매에서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모두에게 다행다복(多幸多福)을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와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이애리 작가와 포스코스틸리온의 '포스아트(PosART)'와의 아트콜라보로 제작된 작품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포스아트'는 고해상도 잉크젯프린팅 기술이 접목된 강판으로 작품의 풍부한 색상과 섬세한 질감 표현이 가능하도록 개발되었다. 또한 일반적인 회화 작품과 달리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형으로 전시가 가능한 반영구적 소재이기도 하다.
차가운 이미지의 철강 소재에 구현된 이애리 작가의 따뜻하고 디테일한 꽈리 작업은 기존에 느껴보지 못한 감성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가 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Good Luck in 꽈리23-38, 2023, 91×91cm, 장지에 주묵, 피그먼트잉크, 과슈 2023.04.27 digibobos@newspim.com |
이애리 작가는 숙명여자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숙명여대 조형예술학과에서 미술학 박사(Ph. D.)학위를 받았다. 지금까지 미국, 일본, 중국, 베트남, 서울 등지에서 72회의 초대 개인전을 열었으며 700여 회의 기획전과 그룹전에 참여했다.
제33회 올해의 최우수예술가-심사위원선정 특별예술가상, 제10회 한국미술 정예작가상,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및 입선2회 등 다수의 수상과 심사의 경력이 있다. 저서로는 '지금 한국의 화가를 만나다'를 2015년에 출간하였으며, 매거진 Q에 'The Story' 칼럼을 연재했다.
2018년 프린트 베이커리와의 매칭으로 롯데호텔 본점 신관 이그제티브타워 스위트룸에 실크스크린 판화 60점과 Le Salon 다이닝 럭셔리 라운지에 원화 2점이 소장되었고, 2019년 롯데호텔 제주 로비에 100호 1점과 2020년 제주 그랜드 하야트 복합 카지노 리조트 호텔에 작품이 소장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 4점 등 청와대, 관공서 및 전경련타워 등 여러 주요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었다.
평면 작품이미지를 모티브로 조형물 1호 4.5M 조형물이 2019년 7월 광명 국제무역센터에 설치되었고, 1호 조형물을 기념하여 구와 하트 이미지로 에디션 10개씩 미니 조형물이 출시되었다. 그 외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최초 전기자동차 CEVO와의 콜라보와 가구, 조명에 이어 장승효 작가와 미디어 아트 콜라보 등 다양한 기업과의 콜라보를 진행 중이다. 2023년 포스코스틸리온의 '포스아트(PosART)'와의 콜라보로 작품을 제작하여 대중에게 처음 선보인다.
올해 3월 독일 '갤러리 클로제(Galerie klose)'의 전속이 된 이애리 작가는 올 하반기 갤러리 클로제의 초대전을 시작으로 유럽에 작품을 선보이며 이를 기점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무대에서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히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digibobo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