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발 주가폭락·PF위기로 증권가 침체
미래에셋, 해외사업 환산손익 증가 효과
메리츠, IB 집중 투자로 순익 38%로 성장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1분기 증권업계 각종 악재속에서도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 등 두 회사만 자본이 크게 늘어난데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로 인한 차액 결제거래(CFD) 미수채권 사태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로 업계는 매우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해있다. 미래에셋과 메리츠증권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리크스 관리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자기자본 확대를 통해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등 신사업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3.05.22 ymh7536@newspim.com |
22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의 지배주주 자기자본은 각각 11조1850억원, 6조161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550억원(4.96%)‧3242억원(5.38%) 늘어났다. 반면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 1분기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각각 7조2512억원, 6조331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232억원, 1346억원 증가에 불과하다.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 11조원 달성은 증권업계 최초다. 메리츠증권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자기자본 6조원대에 진입했다.
미래에셋과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 확대는 안정적인 사업구조와 리스크 관리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사모펀드 사태,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등 다양한 논란에서도 비껴갔으며, 부동산 PF 관련 채무보증비율도 업계 최저수준인 18%를 보이며 탁월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가장 큰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해외사업 관련 환산손익이 증가했고, 투자자산들의 평가이익이 늘어나며 자본이 크게 증가했다. 다만 올해 증시 악화로 인해 영업이익은 28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2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66.26% 줄어든 2382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2397억원을 기록해 36.42% 감소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1998억원을 기록해 2018년 1분기부터 21분기 연속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게 됐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가중될 것이란 시장의 우려에도 리스크 관리와 조직개편을 통해 창사 이래 첫 자기자본 '6조원 클럽'에 진입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 등에 따른 신규 딜 감소로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실적 감소가 불가피했다"면서도 "롯데건설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투자협약을 통해 자본시장의 실물경제 지원 강화라는 글로벌IB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올 1월 롯데건설과 공동으로 1조5000억원 규모 펀드 조성을 결정하고 이 자금을 부동산 PF 사업 등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는 각 부서별 리스크 관리가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증권은 ▲세일즈&트레이딩(Sales&Trading) ▲기업금융 및 IB사업 ▲리테일사업 ▲여신전문금융업 등 총 4개 사업 부문으로 나누고 있다. 특히 기업금융 및 IB사업 부문이 부동산 PF 주선 등을 활발히 진행하면서 최근까지 가장 큰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회사 전체 당기순이익(8281억원)의 38% 이상(3192억원)도 IB부문에서 나왔다.
올 들어 IB 실적은 다소 하락 추세지만 세일즈&트레이딩 사업은 비교적 선방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하락과 경기둔화 흐름에 적극 대응한 덕에 자금 운용 성과가 나쁘지 않았다"며 "리테일 부문에서도 시장 내 증권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위탁매매 관련 수익이 전 분기 대비 성장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ymh753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