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목적 없고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
檢 "통상 절차 따라 요청…평소 제공해 줬던 자료"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수수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당시 돈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 의원들에 대한 출입기록 제공을 요청했으나 국회사무처가 이를 거부했다.
국회사무처는 검찰이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지만, 검찰은 통상의 절차대로 요청했음에도 자료제공이 이뤄지지 않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최근 국회사무처에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당시 후보의 선거캠프에 속해 있던 의원과 보좌진 10여명의 국회 본관 출입기록을 임의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이성만·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자리하고 있다. 이·윤 의원은 이날 자진 탈당 의사를 밝혔다. 2023.05.03 leehs@newspim.com |
하지만 국회사무처는 검찰이 사건 번호만 적시하고 자료 제공 요청에 대한 목적을 밝히지 않았으며, 10명이 넘는 인원에 대한 과도한 개인정보 제출은 어렵다고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통상 외부기관에 협조공문을 보낼 때 사건번호를 적시하고, 관련 내용은 수사 상황이기 때문에 유선이나 구두로 설명한다"며 "통상의 절차에 따라 자료를 요청했고, 국회사무처도 왜 요청했는지 알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검찰은 국회사무처가 자료 요청 이유를 문의하지도 않았으며, 처음받는 자료도 아니었기 때문에 같은 루틴으로 자료를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평소 자료를 제공해 줬던 출입 내용에 자료를 달라고 한 것이지, 개인 인적사항을 요구한 것이 아니다"며 "수사 상황에 맞춰 필요한 조치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를 통해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 캠프로부터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 의원을 대부분 특정했다. 이번 자료 요청은 검찰의 수사 상황과 당시 이들의 행적, 동선 등을 교차검증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아울러 이번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윤관석 의원 등과 검찰의 신경전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
윤 의원은 전날 동료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돈을 준 사람, 받은 사람, 목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이번 영장 청구가 검찰의 사무영장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말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받은 사람, 준 사람, 동기와 경위, 당시 상황까지 영장에 모두 설명했다. 윤 의원이 어떤 이유로 사무영장이라고 보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검찰은 구속사안이 아니라는 이성만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수사를 폄훼하는 발언을 계속하는데, 영장이 청구된 의원들은 특정 후보를 당대표로 당선시키기 위해 금품 살포를 기획하고 자금 제공에 관여한 사람"이라며 "이런 매직매표행위는 헌법상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선거의 본질을 훼손하고 민주주의의 존립 기반을 훼손한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검찰은 휴대전화 교체가 증거인멸이 아니라는 윤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어떤 행위 하나만을 두고 증거인멸 여부를 판단하지 않는다"며 "예를 들어 앞에서 누구와 통화했고 뒤에서 누구랑 통화했는데 그사이 휴대전화를 교체했다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휴대전화를 교체했는데, 교체한 휴대전화가 전당대회 당시 쓰던 폰이 아니며 데이터를 백업해놨기 때문에 증거인멸이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윤 의원과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보고됐다. 이들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은 오는 12일 6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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