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자 상당 부분 특정…순차적 수사 진행"
"선거 캠프 일부 조직 총괄 운영하며 금품 살포 주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수수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자금조달책으로 의심되는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을 재판에 넘겼다.
다만 검찰은 이번 사건 관련 첫 기소를 단행하면서도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금품 '제공' 사실은 기소 범위에서 제외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26일 정당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수수 혐의로 강 전 감사를 구속기소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05.08 mironj19@newspim.com |
◆ 300만원 짜리 돈봉투 20개 마련…윤관석에 6000만원 전달
검찰은 강 전 감사가 2021년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당시 후보였던 송영길 전 대표를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현역 의원과 지역본부장, 지역상황실장 등 선거관계자들에게 금품을 살포하는 데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같은 해 4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 경선캠프 관계자와 공모해 사업가 김모 씨로부터 경선캠프 사용 명목의 자금 5000만원을 받고, 캠프에서 마련한 자금 1000만원을 더해 총 6000만원을 윤관석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강 전 감사의 이같은 행위가 윤 의원의 금품제공 지시·권유·요구에 따라 이뤄졌으며, 300만원씩 든 돈봉투 10개가 2차례에 걸쳐 제공됐다고 보고 이를 공소장에 적시했다.
검찰은 강 전 감사가 전달한 돈봉투 20개가 모두 살포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당시 송 전 대표 캠프로부터 돈을 받은 현역 의원은 최대 20명에 이를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돈봉투를 수수한 현역 의원을 상당 부분 특정했고, 그중 이성만 의원이 포함된다"며 "다만 특정했다고 소환할 수는 없고, 이들의 행적을 조사하고 관련 증거 수집 등 필요한 부분이 있어 순차적으로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 50만원짜리 돈봉투 68개…3400만원 살포 지시·권유
아울러 검찰은 강 전 감사가 같은 해 3월에는 지역본부장에게, 4월에는 지역상황실장에게 '선거운동 활동비를 제공하자'고 경선캠프 관계자들에게 말하며 금품 제공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도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강 전 감사가 같은 해 3~4월에는 현금 50만원씩 든 돈봉투 28개를 지역본부장들에게, 4~5월에는 같은 금액이 든 돈봉투 40개를 지역상황실장들에게 제공되도록 지시·권유한 혐의도 적용했다.
특히 검찰은 강 전 감사가 지역본부장에게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1000만원을 수수한 혐의, 그리고 2020년 9월엔 사업가 박모 씨로부터 한국수자원공사 산하 발전소 설비에 대한 납품 청탁 명목으로 현금 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적용했다.
하지만 검찰은 강 전 감사에게 금품 제공 혐의를 적용하지 않으면서, 수수자도 특정하지 않았다. 이에 현재까지 현역 의원과 지역본부장 등을 모두 포함해 공식적으로 금품 수수자로 특정된 인물은 지난 24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 의원이 유일한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수수자를 상당히 특정했지만 보완할 필요가 있고, 수수자는 개별적 처리보단 일괄 처리해야 한다고 판단해 이번 공소장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강 전 감사 공소장에 살포된 돈봉투 숫자를 특정했으며, 이들이 일치하는 지는 보강수사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 檢 "송영길 캠프 내 '비선' 강래구…수사팀 '흠집내기'는 우려"
검찰은 강 전 감사가 당시 한국수자원공사의 상임감사위원으로 있어 공식적으론 선거캠프에서 활동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비공식 통로를 통해 캠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캠프에는 여러 파트가 있는데, 강 전 감사와 이 전 부총장은 지역위원장과 지역상황실장이 있는 조직본부를 총괄 운영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강 전 감사가 당시 캠프 내에서 회의나 선거 대비 자료 등에 대해 모두 의견을 내고 그의 의견에 따라 캠프 활동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검찰 관계자는 강 전 감사에 대해 "그가 당시 한국수자원공사라는 공공기관에서 보다 중립적이고 엄정하게 인사·비위 등을 관리·감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비공식 통로를 통해 정당의 당대표 경선에서 매표 행위에 가담한 것에 대해 국민들이 우려스러워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의 수사팀 고발에 대해서도 "(수사팀에서) 녹음파일이 외부로 제공된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마치 피의사실공표가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수사팀을 흠집내기 위한 행위"라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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