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인터뷰] 서울시뮤지컬단 김덕희 단장 "임기 중 신작 6편, 레파토리화 집중"

기사입력 : 2023년06월12일 17:08

최종수정 : 2023년07월18일 13:29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 산하 서울시뮤지컬단 김덕희 단장이 제작극장으로 변화하는 세종과 발맞춰 고유의 레파토리 개발에 한창이다. '다시, 봄'부터 '알로하 나의 엄마들' '원더보이'까지 그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들이 차례로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김덕희 단장은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2022년 2월 임기를 시작해 두 해째를 맞아 그간 힘써온 서울시뮤지컬단의 레파토리 작품들이 본격 궤도에 오른 소감을 말했다. 지난해 초연 및 트라이얼 공연을 올린 '다시, 봄'과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 올해 재공연되며 관객들에게서 유의미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뮤지컬단은 국내서 유일하게 뮤지컬 타이틀을 지닌 국공립 단체예요. 현재 국내 순수 창작뮤지컬이 이렇게 활성화되는 상황에서 라이선스보다는 창작 작품을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랐죠. 말은 그렇지만 창작을 바로 하기 쉽지는 않았어요.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거든요. 뮤지컬단이 원래 2편 정기공연 하던 단체인데 작년에 4편의 공연을 했고 그 중에 창작이 3편이었어요. 무리하게 달려왔지만 레파토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선 신작 개발 과정이 필수적이었죠"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2023.06.08 choipix16@newspim.com

그 중에서도 지난 3월 재연을 올린 '다시, 봄'은 세종 S씨어터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 마무리됐다. 공연 후반부 이어진 매진 세례에 김 단장은 뮤지컬단 모두가 얼떨떨하면서도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다시, 봄'은 지난해 창작 당시 뮤지컬에선 보기 드문 디바이징 시어터(Devising Theatre, 공연 참여자들이 극 구성에 적극 개입하는 공동 창작 방식) 방식을 취하며 단원들과 참여 배우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작품에 녹여내는 데 성공했다.

"다행히 취지를 좋게 잘 봐주셨어요. 우리도 새로운 관객층이 있구나 알고 놀랐죠. 찾아주신 분들이 기존의 뮤지컬 관객들만은 아니라는 점, 새롭게 다가갈 수 있어 나온 결과임을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디바이징 방식은 연극에선 흔하지만 뮤지컬은 드물어요. 그래서 공공단체가 더 과감하고 다양하게 시도해야 하지 않을까요. 워낙 많은 자본이 들어가는 장르다보니 민간에선 안전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죠. 변화하는 시대의 이머시브한 뮤지컬, 디바이징 방식 등 다양한 시도를 공공에서 하고, 설령 실패를 하더라도 경험과 노하우들을 안고 가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다시, 봄'의 창작과 작업방식도 주변에서 만류가 많았다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작업에 참여한 창작자들의 진심이 통했다는 게 김 단장의 생각이다. 오는 7월 개막하는 '알로하, 나의 엄마들'도 지난해 트라이얼 공연에 이어 올해 대극장 규모로 확장해 세종 내부 극장이 아닌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으로 진출한다. 연말엔 '맥베스'의 뮤지컬단 버전을 선보이려 준비가 한창이다.

"다행히 뮤지컬단의 의도와 진심이 계획대로 담기고 충족돼서 충분히 가치있는 작업이었고 시장과 관객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이금이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좋은 한국의 소설 내용을 뮤지컬로 풀어내요. '맥베스'도 사실 셰익스피어 작품을 뮤지컬로 만드는 게 쉽지는 않지만 여러 시도들을 해나가면서 과감한 각색과 새로운 경험을 쌓아가는, 우리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고 봐요. 내년에 선보일 신작 2편도 오히려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새로운 관객에게 시도하기 어려웠던 장르들을 선보이는 자리가 될 거예요."

특히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올해 본 공연을 준비하며 중극장에서 대극장으로 극의 규모가 커졌고, 세종의 품을 떠나 외부 극장으로 확장성을 갖추게 됐다. 김 단장은 "장단점이 뚜렷하다"면서 '알로하'의 국립극장 진출에 대한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전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2023.06.08 choipix16@newspim.com

"작년에 시간에 쫓기면서 제작했지만 워낙 좋은 원작, 시기적으로도 의미가 있어 세종 M씨어터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그 덕에 올해 대극장으로 업그레이드해서 1200석 해오름극장으로 가요. 걱정은 되죠. 뮤지컬단이 세종 외부에서 하는 첫 정기공연이거든요. 새로운 도전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더 확장해 나아가는 의미가 있죠. 한편으로는 극장의 컨디션이 생각과는 다를 수도 있어요. 세종 대극장은 3000석인데 레파토리를 구축 과정에서 단번에 초대형 공연으로 하긴 리스크가 있었어요. 중극장 개발 작품들을 단계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무리하기보다 현실적으로 실리를 추구해야죠. 작품적으론 안정적 선택이지만 좋게는 세종 밖으로 확장을 향한 시도가 될 거예요."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한국 이민자들의 영화 '미나리', 자이니치 동포들을 다룬 '파친코'와 같이 낯선 땅에서 힘겹게 뿌리내리며 살아가는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이야기를 담는다. 전 세계를 관통하는 보편성을 갖춘 주제이자, 한국의 아픔과 격동의 근현대사를 담은 의미있는 작품이다. 원작소설의 영문판은 2023 노틸러스 출판상(Nautilus Book Awards) 역사소설 부문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이금이 작가는 2024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HCAA) 글작가 부문 한국 후보로도 노미네이트 됐다.

"20세기 초반은 정말 격동의 시대예요. 고난과 역경을 겪어온 역사의 시간이 주는 무게감과 의미가 있고, 그 격들을 담아내서 결국 그 덕분에 지금, 현재가 의미있음을 전달하고 싶어요. 과연 이런 이야기가 현대인에게 울림을 줄까? 동시대적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 초연 때 걱정이 컸거든요. 그럼에도 '파친코' '미나리' 같은 작품이 세계적으로 성공하는 걸 보면서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임을 깨달았죠. 지금 해외에 있는 동포들에겐 진행 중인 이야기고 한국에 와있는 외국인들의 이야기란 확신을 얻었어요. 이전의 무거운 디아스포라적 특성을 덜어내고, 역사의 무게를 가볍게 보자는 건 그때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희망, 여성들 연대를 담고 싶었죠."

김덕희 단장은 직접 올해가 한인 미주 이민 120주년인 해를 맞은 사실을 언급했다. 1903년 1월 13일 하와이에 첫 배가 도착했고, 그 날은 한인들의 미국 이민이 시작된 날짜로 보고 있다. 최근엔 재외동포청이 신설됐고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 관객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길 바랐다. 자연히 단원들부터 대학로 베테랑, 아이돌 스타까지 캐스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공공가치를 중시하는 시립뮤지컬단이지만 그래도 흥행은 중요하죠. 특히나 역사적 주제를 지닌 작품들이 항상 뮤지컬을 보던 관객들을 넘어 새로운 관객 개발에 도움이 되는 작품이 됐으면 했고, 타겟 설정을 고민했어요. 국립극장 객석의 30%정도가 충성도 높으신 관객 오신다면 50%는 일반 관객들이 오셨으면 했죠. 트리플 캐스팅으로 세 명의 여자 주인공이 이끌어가는데 9명이 조합을 이뤄요. 3명은 서울시뮤지컬단 여자 단원들, 3명은 대학로에서 뮤지컬배우로 실력과 경험을 탄탄히 쌓은 배우들, 3명은 아이돌-가수 출신으로 구성했죠. 다양한 관객들이 유입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고 캐스팅을 했습니다. 소녀들의 연대에 대한 이야기다보니까 9명 배우들의 연대와 밸런스가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기도 해요."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2023.06.08 choipix16@newspim.com

앞서 '다시, 봄'에서 뮤지컬단 단원들이 주축이 된 '다시' 팀과 외부 객원 배우들을 캐스팅한 '봄' 팀이 함께 공연을 하고 '알로하'에서 단원들과 대학로 배우들, 가수 출신들을 두루 캐스팅하는 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이다. 김 단장은 단원 중심의 캐스팅의 안정성과 객원 배우들을 통한 흥행성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단체의 숙명임을 언급했다.

"작품 성공만을 생각하면 객원배우 의존도가 높아지고 단원들로만 가면 세일즈의 약점이 생기게 돼요. 둘을 잘 조합하는 것이 단원을 보유한 단체의 고민이죠. 어려워도 두 가지를 함께 보완할 수 있게 해야죠. 물론 가장 좋은 케이스는 내부에 충부한 단원을 보유하고 스타 단원이 나오는 것일 수도 있어요.역할 별로 나이대에 맞게 배우들을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원하는 만큼 충원을 할 수 없는 아쉬움은 있죠. 또 한 가지 지난해부터 여성서사 작품들을 많이 하다모니 남성 단원들이 무대에 설 기회가 적었어요. 올해 '맥베스'에서는 남자 배우들이 또 역할에 맞는 배역으로 활약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는 7월 뉴욕 링컨센터에 진출하는 서울시무용단의 '일무'를 시작으로 세종문화회관을 제작극장으로 성장시킨 안호상 사장의 구상도 궤도에 올랐다. 김덕희 단장 역시 서울시뮤지컬단도 K-뮤지컬을 향한 글로벌 관심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에 대한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일단 레파토리를 많이 구축하고 탄탄히 쌓는 게 먼저예요. 6개의 소·중·대극장 레파토리가 있다면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나아갈 수 있으니 임기중 목표는 리스크를 안더라도 창작 신작을 계속 개발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그럼에도 '맥베스'같은 작품은 해외에서도 공유될 수 있는 IP들이라고 봐요. 내년에 개발 준비 중인 작품들도 결과에 따라 다음 해외진출이 가능할 겁니다. 3년 임기 중 선보이는 신작이 6갠데, 절반 이상 레파토리로 남는다면 참 좋겠죠. 레파토리가 쌓이면 투어도 할 수 있고 라이선스 비즈니스도 가능해져요. 서울시뮤지컬단이 어떤 규모로 운영될지 중장기 모델이 구축된다면 그 후엔 어떤 분이 오더라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토대 위에서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덕희 단장은 공연창작집단 뛰다, 안산문화재단을 거쳐 서울예술단 공연기획팀장으로 재직한 프로듀서 출신 단장이다. 지난해 3월 서울시뮤지컬단 취임 후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의 제작극장화에 발맞춰 신작 뮤지컬 레파토리화에 힘쓰는 동시에 다양한 방식의 창작 과정을 시도하고 있다.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