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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아파트 조합설립 후 2년 내 이주?...현안 산적해 현실화 불투명

기사입력 : 2023년08월21일 16:00

최종수정 : 2023년08월21일 16:00

조합장 선출 이후 연내 조합설립, 2년 내 이주 추진
35층 계획에서 49층 변경시 분담금 30~40% 감액 전망
재건축 변수 많아 단지 투자로 매수 주의해야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조합장 선출에 이어 조합설립인가에 나서면서 사업 속도가 빨라질지 주목된다.

최근 선출된 은마아파트 최정희 초대 조합장이 조합설립 이후 2년 내 주민 이주를 추진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면서 조합 내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충수 상향, 분담금 감액 등 사업성을 높여야 할 현안이 산적해 계획대로 전개될지 확산하기 어렵다. 행정절차 진행에 변수가 상존하는 만큼 재건축 기대감만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추진위 20년 만에 연내 조합설립, 2년 내 이주 추진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가 조합장을 선출하고 2년 내 주민 이주를 모색하고 있지만 사업 진행이 일사천리로 진행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이 많다.

올해로 준공 44년차를 맞은 은마아파트는 지난 1999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했다. 정비구역지정에 이어 2003년 12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을 거친 후 20년 동안 이렇다 할 사업 진척이 없었다. 조합장 선출을 계기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윤창빈 기자]

지난 19일 최 추진위원장과 이재성 은마아파트 소유자 협의회 대표가 조합장 선출을 위해 2파전을 벌였다. 전체 조합원 4278명 중 3654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무효표를 제외하고 최 위원장이 2702표(76.3%)를 받아, 838표를 받은 이 대표를 누르고 초대 조합장에 당선됐다.

두 후보 모두 ▲2025년 내 이주 ▲조합원 분담금 하향 조정 ▲단지 고급화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최 조합장은 당선 소감으로 "재건축이 20여년 간 지체되면서 막대한 기회비용을 상실했다"며 "연내 조합설립을 마치고 2년 내 주민 이주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현안이 산적해 기대만큼 속도가 붙을지 불투명하다. 우선 최고 층수를 50층 이상으로 조정하는 정비계획안 수정이다. 애초 이 단지는 최고 35층으로 총 5778가구(공공주택 678가구) 규모로 추진됐다. 서울시가 최근 '35층 룰'을 폐지하면서 층수를 높이고 일반분양을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이 검토되고 있다. 이 경우 기부채납, 임대주택을 확대해야 하고 용적률을 400% 이상 적용하면 소위 '닭장 아파트'로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 조합 내 의견 충돌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GTX-C노선이 아파트 지하를 관통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경기 양주시 덕정역~수원역을 연결하는 C노선은 삼성역~양재역 구간이 은마아파트 지하를 관통하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028년 개통예정인 삼성역 공사와 재건축 공사 시기가 맞물릴 경우 사업 진행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최대 8억원에 달하는 조합원 추가분담금도 부담이다. 일반분양가 추정액은 3.3㎡당 7700만원으로, 이 경우 전용 76㎡를 소유한 조합원이 84㎡ 주택형을 받기 위해 필요한 분담금은 약 3억원, 109㎡를 원할 때에는 약 8억원을 내야 한다. 최근 원자잿값 상승이 지속했다는 점에서 조합원 분담금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합측은 일반분양 확대, 분양가 인상 등을 통해 재건축 사업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 사업 변수로 초고속 진행 장담 어려워...단지 투자 주의해야

은마아파트가 국내 최대 규모의 재건축 단지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재건축 시기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에 무리해 투자에 나서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재건축 특성상 사업 과정에서 변수가 여전히 많아서다. 조합설립 이후에도 정비계획안 수정,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등 후속 행정절차가 많이 남아 있다. 기부채납, 임대주택 비율, 조합원 분담금 등에서 내홍도 적지 않다. 재건축이 상당기간 지연된 만큼 조합원의 보상심리가 강해 이견 조율이 원만하게 진행될지 지켜봐야할 문제다.

재건축 기대감에 시세는 급반등하고 있다. 전용면적 84㎡의 경우 2021년 11월 최고가 28억2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후 작년 말 최저 21억원까지 내려앉았다. 이후 주택경기 회복과 재건축 기대감에 지난달 최고 26억5000만원까지 반등했다.

대치역 부근 A공인중개소 대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여 실거주 의무가 있지만 사업 추진 20여년 만에 재건축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란 전망에 작년과 비교해 매수가 많이 늘었다"며 "다만 설계변경, 사업시행, 관리처분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돼도 2년 내 주민이주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아 단기적인 투자 시각으로 매수에 나서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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