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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에너에버, 3000개 봉으로 짜여지는 전기차 배터리 '허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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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에버 분리막 공장 첫 독점 공개
국산 장비 80% 이상...가격 경쟁력↑
완주 2공장 내년 2~3월 착공 예정

[전북=뉴스핌] 신수용 기자 = 7일 전라북도 완주 봉동읍에 있는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이하 에너에버) 분리막 생산공장.

공장에 입장하기 위해선 파란 방진복과 하얀 방진화를 착용해야 했다. 머리카락이 한 올도 빠지지 않도록 헤어망도 썼다. 탈의실에서 작업장까지 이동하는 사이 앉았을지 모를 먼지를 털기 위해 클린룸에서 머리끝부터 발바닥까지 바람을 쐰 후 작업장에 들어설 수 있었다.

반도체·LCD 공장처럼 작은 먼지 하나도 제품 제조 과정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려는 철저한 사전 준비 절차다.

[전북=뉴스핌] 신수용 기자 = 1차 슬리터 전 결점 검사 중인 습식 분리막 원단. 2023.09.08 aaa22@newspim.com

작업장에 입장하니 은색 봉처럼 생긴 롤들이 눈에 띄었다. 하얀 창호지 같은 분리막 원단이 3000개가 넘는 롤에 감겨 끊임없이 회전하고 당겨지고 있었다. 지름이 손바닥 한 뼘이 넘는 것부터 손가락 세 마디에 그치는 등 롤의 너비뿐 아니라 길이도 각양각색이었다.

분리막 원단 제작엔 롤의 회전 속도로 분리막 길이를 늘이고, 오일을 제거하는 추출공정과 생산된 분리막을 원단처럼 말며 분리막 표면을 균일하게 하는 와인딩 공정에 이르기까지 7단계 공정을 거친다. 애써 만든 분리막을 뾰족한 쇠침으로 찌르고, X-RAY로 찍어보는 등 10가지 종류가 넘는 품질 검사도 이뤄진다.

분리막 원단 제작 후 코팅 공정을 거치면 분리막 색은 한층 더 하얗게 변했다. 수계바인더(접착제)를 활용해 코팅하는 것이 에너에버의 제품의 특징이다. 물을 활용하기에 아세톤 등 유계 바인더를 사용하는 코딩 공정보다 친환경적이고 인체에 덜 해롭다는 설명이다.

에너에버 관계자는 "이물질과 주름이 없어야 쇼트(합선)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특히 물이 베이스가 된 수계바인더로 만들어 잘 말리는 '수분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분리막은 겉보기에는 얇은 도화지 혹은 화선지처럼 생겼지만, 맨눈으로 볼 수 없는 나노미터(nm) 단위의 기공(구멍)들을 품은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두께의 필터에 가깝다.

분리막은 전기차 배터리의 '허파' 역할을 수행한다. 허파는 혈액 중의 유해한 물질을 제거하거나 변환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와 마찬가지로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 사이의 리튬이온을 걸러주고,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막는다. 전기차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로 분리막이 꼽히는 이유다.

중요도만큼 분리막 사업은 진입 장벽이 높다. 양극재에 이어 두 번째로 배터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고부가가치 소재지만, 공정의 난도와 설비 가격이 높다. 분리막 제조 라인에 필요한 코팅 장비는 기계 한 대에 800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장비가 한국산인 것이 에너에버 분리막 공장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에너에버 완주E1공장은 크림색 설비로 가득했다. 수입 장비는 대부분 카키색이지만 국산 장비는 크림색이다.

국산 설비는 해외보다 설비 가격이 35% 이상 더 저렴해 구입 단가를 낮춘 만큼 제품 가격을 더욱 합리적으로 책정할 수 있다. 진입 장벽이 높은 산업에서 대기업 계열사 SK아이테크놀로지(SKIET), 더블유스코프에 이어 국내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한 세 번째 기업으로 에너에버가 자리 잡게 된 원동력이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코팅 2호기. 2023.09.08 aaa22@newspim.com

물론 아무도 가보지 않은 장비 국산화의 길은 험난했다. 다른 기업들이 해외 설비를 통째로 들여와 그대로 사용할 때, 국산 설비를 선택한 에너에버는 국내 장비사와 협력해 공정 효율화와 고도화 작업에 몰두했다.

신상기 에너에버 대표이사는 "공장 설비의 80%가 국산으로, 처음엔 다른 사람들이 '미쳤다'고 했다"며 "대부분 수입산을 쓰는데, 국산 분리막 원단 생산 설비를 쓰는 게 우리가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값비싼 수입산 장비에 문제가 생기면 몇 달 후에 이를 시정할 수 있지만, 국내 장비사와 함께 즉각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갔고, 국산 설비 가격도 35~40% 더 저렴해 제품 가격 경쟁력도 높였다"고 말했다.

덕분에 에너에버는 일본 제품보다 더욱 좋은 품질의 분리막을 5배 이상 낮은 가격으로 국내 업체에 공급한다. 과거 일본은 제곱미터(㎡)당 4000원을 받고 한국에 분리막을 팔았다.

신 대표는 "내 생을 걸고 마지막까지 해내고 싶은 게 분리막 원자재부터 설비, 코팅 등 모든 분리막 공정을 한국 기술로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완주 공장 부지는 4만 2594㎡(1만 2900평)이다. 완주E1공장의 현재 생산 규모는 연간 7200만㎡이다. 2027년까지 연간 3억1200만㎡ 국내 생산이 목표다. 공장 증설도 진행 중이다. 완주E2공장 착공 시기는 내년 2~3월로 오는 2024년 7월 준공 예정으로 약 1200억원을 투입해 3층 규모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미국 등 해외 기지 설립도 추진 중이다.

에너에버는 습식뿐 아니라 건식 분리막 생산도 가능하다. 습식은 화학 첨가제로, 건식은 기계로 잡아당겨 기공을 만든다. 충주에 건식 분리막을 담당하는 건식사업부가 있다. 원통과 각형 배터리에 사용하는 캔(CAN) 부품 사업도 화성 공장에서 진행 중이다.

aaa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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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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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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