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실패 후 "10월 재발사"
푸틴, 대북 기술제공 공언
중동사태・한미대응도 변수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금주 중 정찰위성 발사 도발에 나설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8월 말 쏘아올린 위성발사체가 추락하면서 실패로 끝나자 곧바로 "10월 중 재발사"를 공언했던 시한이 일주일 남짓 남았기 때문이다.
[아무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좌)이 13일 오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설 투어를 하고 있다. 2023.09.13 wonjc6@newspim.com |
현재로서는 북한의 위성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없다.
평북 철산군 동창리에 발사장에서도 로켓의 이동이나 발사체 기립 등의 동향을 포착되지 않는다는 게 우리 대북정보 당국 관계자의 귀띔이다.
위성발사에 앞서 북한은 국제해사기구(IMO) 측에 항행금지구역 선포를 위한 추진체의 예상 낙하지점을 통보해 왔는데 아직 그런 움직임도 없다.
하지만 북한이 이달 중 재발사를 공언한 만큼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시한 내에 쏘아 올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5월과 8월 잇달아 실패한 상황에서 관영매체를 통해 공언했던 10월 발사를 미룰 경우 정찰위성 발사에 공을 들여온 김정은의 체면을 구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북한 입장에서는 노동당 창건 78주년을 맞은 지난 10일 발사가 가장 극적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상징성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9월 23일~10월 8일)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7~18일 베이징에서 일대일로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북한으로선 택일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바다건너 인접한 지역에서의 북한 도발이 자칫 시진핑이 공들여온 잔칫상에 재를 뿌리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북한이 지난 6월 1일 공개한 하루 전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 장면. 3단 추진체의 머리 부분이 뭉툭한 위성탑재 부위가 눈길을 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특히 18일에는 시진핑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졌다는 점에서 이를 전후한 시점에서의 도발은 상당히 제약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남은 일주일 기간 동안 북한이 위성발사 관련 동향에 눈길이 쏠린다.
관건은 5월과 8월 두 차례 실패에서 나타난 결함의 극복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고도화를 통해 지난해와 올해 잇단 시험발사에 성공했던 북한이 유독 정찰위성 발사에서 고배를 마시는 이유를 찾아야 재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체 기술로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러시아의 힘을 빌리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3일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은 김정은과의 만남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리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북 위성기술 제공을 공언했다.
그 반대급부로 북한이 제공할 포탄과 무기 등의 선적이 상당한 규모로 속도감있게 진행되고 있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어 북러 간 합의 이행은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러시아가 지원하기로 한 위성 기술의 지원 여부와 결함 극복이 재발사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외에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로 중동 상황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 김정은으로서는 정세 흐름을 주시해야 할 상황이다.
한미일이 최근 한반도 지역에서 미 전략핵폭격기 B-52H를 투입한 첫 공중 합동훈련을 갖는 등 대북 응징태세도 만만치 않아 도발 버튼을 누르는데 있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될 공산도 있다.
김정은은 당 창건 78주 행사에도 불참하면서 정찰위성 발사를 위한 채비에 몰입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7일 끝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9차 회의 참석 후 한 달 가까운 기간 동안 김정은의 공개활동은 지난 19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접견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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