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개최
4년 만에 새 '국방비전' 발표
맞춤형억제전략, 10년 만에 개정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한국과 미국이 13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문서인 '맞춤형 억제전략'(TDS)을 10년 만에 개정했다. 미국 조기경보위성을 통해 파악한 북한 미사일 정보를 우리 군이 실시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한미 군 당국이 합의했다.
또 한미는 대북 확장억제 노력 향상과 제3국 견제가 담긴 '국방비전'을 별도로 발표했다. 아울러 양국 국방장관은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정지 문제도 논의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제55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열고 개정 TDS에 서명했다. SCM은 1968년 시작한 한미 국방장관 연례 회의체다. 한반도 안보와 연합 방위태세 등 군사·안보 분야 관련 양국 동맹 현안을 다룬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13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5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2023 한미 맞춤형억제전략(TDS)' 서명식에서 협정서에 서명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3.11.13 parksj@newspim.com |
한미 국방장관은 공동성명에서 "(개정 TDS가) 유연성을 갖춘 강력한 문서로 개정됐다"며 "북한의 핵사용 상황에 대비해 동맹의 태세와 능력을 더욱 강화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TDS는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한미 국방장관 간 전략문서다. 지난 2013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SCM을 통해 처음 만들어졌다.
TDS의 세부 내용은 군사기밀이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개정된 TDS에는 북한의 핵·WMD 사용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의 핵 능력을 포함한 한미동맹의 모든 능력을 활용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원식 장관은 이날 SCM 직후 열린 한미 국방장관 기자회견에서 '2023 TDS가 10년 전과 무엇이 달라졌냐'는 질문에 "워싱턴 선언 결과 의해 핵협의그룹(NCG) 출범 등 논의대상에서 제외된 미 핵전력에 대해 한미 동맹이 협의하는 수준에 이르렀고, 한미연합방위 테두리 안에 들어왔다는 게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는 이날 SCM에서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미군 조기경보위성의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양국 장관은 SCM 공동성명에서 "고도화된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미국 조기경보위성 정보 공유 체계를 통해 동맹의 탐지 능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약 10개 조기경보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미 측은 이를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정보를 실시간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미국이 공중에서 보는 조기 경보 위성 정보를 우리 군으로 들여와 그 정보가 실시간 우리 미사일 방어시스템 속에 전파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13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2023. 04.14 |
또한 이번 SCM에서는 공동성명과 별도로 '한미동맹 국방비전'을 발표하고 북한을 한미의 가장 근본적이고 시급한 공동위협으로 명시했다.
한미가 SCM을 계기로 국방비전을 발표한 건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4년 전에는 북한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던 반면 이번엔 "북한을 포함한 역내 적대적 행위자들의 전략적 공격과 침략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미는 국방비전에서 "북한에 대응하는 동시에 지역과 세계의 안보에 기여하는 미래지향적 태세를 갖춰야 한다"면서 "연합합동실사격훈련을 포함한 연합연습과 훈련의 규모와 범위를 늘려나가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한국의 방위능력을 증강하고, 한국형 3축체계를 지속 강화해 미사일대응능력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신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정지와 관련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오스틴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한미 양국이 의견을 나눴고, 앞으로도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긴밀하게 협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SCM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고, 미측은 이를 경청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으로, 한미가 어떤 방향을 정해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정지는 한국의 국무회의 의결만으로도 가능하다.
이밖에도 SCM 공동성명에는 ▲한미 미사일 대응 정책협의체(CMWG) 신설 등 포괄적 미사일대응전략 심화·발전 공동연구 착수 ▲북핵·WMD(대량살상무기) 및 재래식 위협 대비한 한국측 역할 확대 ▲한미 미사일방어 공동연구(PAWG) ▲한국-유엔사 회원국 간 협력 강화 ▲한미 국방우주정책실무협의회의(SEWG) 통한 우주협력 강화 등 18개 항의 합의 내용이 담겼다.
park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