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부작용 해소 시스템 안되면 계속 금지"
"부자 감세 논란 넘어 금투세 폐지 추진"
"재개발·재건축 사업절차 원점 재검토"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집권 3년차를 맞이한 윤석열 대통령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공매도 금지 연장 등 국민적 관심이 크고 직접 체감이 되는 굵직한 경제 이슈를 주도하며 민생 행보 강화에 나섰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2기 내각과 2기 대통령실 참모진 구성을 끝낸 상황에서 직접 민생을 챙기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도 용인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첫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2024.01.04 photo@newspim.com |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경기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활력있는 민생경제'를 주제로 개최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오는 6월까지 한시적으로 금지된 공매도에 대해 "부작용을 완벽하게 해소할 수 있는 전자 시스템이 확실하게 구축이 되지 않으면 계속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개인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 공매도를 금지했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며 "공매도는 6월까지 한시적으로만 금지하고 선거 끝나면 풀릴 거라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법으로 주로 초단기 매매차익을 노리는 데 사용된다.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도 하지만,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고 불공정거래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금투세 폐지를 직접 거론키로 했다. 현직 대통령 처음으로 증권 개장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현재 도입 유예 상태인 금투세 폐지를 처음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개장 축사에서 "과도한 부담의 과세가 선량한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고 시장을 왜곡한다면 시장원리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며 "과거 해외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경제와 시장 전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증시 침체, 투자자 이탈 등 부작용을 초래할 제도는 반드시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구태의연한 부자 감세 논란을 넘어 국민과 투자자, 우리 증시의 장기적인 상생을 위해 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도 추진하겠다"며 "이사회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이익을 책임 있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상법 개정 역시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인 모아타운 사업지에서 열린 도심 주택공급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12.21 photo@newspim.com |
윤 대통령의 민생 메시지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1일 서울 중랑구 중화2동 모아타운(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현장에서 열린 주민 간담회에서 "앞으로는 재개발·재건축의 착수 기준을 노후성으로 완전히 바꿔야 될 것 같다"며 "도심에 더 많은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재개발·재건축 사업절차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거복지의 첫 번째 원칙은 국민들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며 "정부는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가로막는 조직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쉽게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곧바로 정책화되기 시작했다.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의 하나로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에 대해 안전진단을 거치지 않고 바로 재건축 절차에 착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현재 주택 재건축을 위해서는 우선 안전진단에서 D∼E등급을 받아야 가능하다. 안전진단 절차가 생략되면 정비사업 기간이 최소 1~2년 단축되는 효과가 있다. 일부 단지는 구조안전성, 설비노후도 등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수년간 재건축 문턱을 넘지 못하는 때도 있어 도심에서 재건축 추진이 대거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라'고 거듭 지시한 바 있다. 칸막이 행정을 타파하고 주제별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라는 의미다.
그러면서 올해 정부 업무보고를 장관이 각 부처별로 대통령실에 와서 보고하는 형식이 아닌 주제별로 유관 부처 관계자들과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현장 토론회 방식으로 개최하도록 지시했다.
업무보고 토론회는 '민생'과 '개혁'이라는 큰 틀 속에서 주택, 일자리, 중소기업, 국민 안전, 돌봄, 교통, 의료개혁, 미디어정책, 저출산 대책, 에너지 정책 등의 주제로 관련 정책 현장에서 진행된다.
오는 10일 두 번째로 개최되는 '주택'을 주제로 한 토론회는 노후신도시 재개발이 예정된 지역에서 열린다. 이후 주제에 따라 산업단지, 청년창업공간, 대학교, 광역교통시설사업 예정지, 장병들과 함께하는 군부대 현장 등을 개최 장소로 검토하고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4.01.02 photo@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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