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의대 증원계획 교육당국에 제출
법원 "집행정지 판단 전까지 증원 보류해야"
의정갈등 풀 시간 여유 생겨
의협, 협의체 구성 박차…전공의 참여 관건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각 대학이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을 결정해 교육부에 제출했지만, 법원이 의대 증원 계획을 5월 중순까지 보류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의대 정원 증원이 확정되기 전에 정부와 의료계가 협상할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생긴 셈이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 회장은 2일 첫 상임이사회 회의를 열고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을 논의했다.
정부는 그간 의료계가 대표성을 띨만한 협의체를 구성해 오면 '1대1'로 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협이 협의체 구성에 성공하면 적어도 '대화 테이블'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건물앞으로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2024.03.06 yym58@newspim.com |
31개 의대는 이날 '2025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했다. 전형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내년 의대 정원은 최소 1469명, 최대 최대 1509명 늘어난다. 최대치는 미확정인 차의과대가 기존에 배정받은 대로 40명을 증원한다고 가정했을 때다.
당초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하겠다고 했던 정부는 의대 신입생 집단 휴업으로 학사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자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의대 정원을 50~100%로 조정해 신청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꿨다. 정부의 기존 계획보단 25%가량 감소한 수준으로 내년도 의대 정원이 증원되는 것이다.
다만 의대 증원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최근 서울고법 재판부가 정부에 의대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결정한 근거 자료를 제출하고 이달 중순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의대 모집인원을 최종 승인하지 말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앞서 의대 교수와 의대생 등은 정부를 상대로 낸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했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이 "(의대생 등이) 직접적 이해 당사자가 아니다"라며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하자 항소했다. 서울고법은 13~18일 사이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시간을 벌게 된 의료계는 협상테이블에 오를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에 들어갔다. 그간 정부에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던 의료계가 '대화'에도 무게를 싣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이날 첫 상임이사회를 열고 협의체 구성과 관련한 논의했다.
정부도 의료계와 '1대1 대화'는 언제든 열려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에서 "의료개혁특위 출범으로 사회적 논의의 장이 마련됐고, 이와 별개로 정부는 의료계와 일대일 협의체 논의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오른쪽). 2024.02.20 mironj19@newspim.com |
관건은 당사자인 전공의가 협의체에 참여하는가 여부다. 의협은 협의체에 의학회, 의대 교수 외에 전공의와 의대생도 포함시키겠다고 했다.
하지만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은 임 회장의 협의체 구성 계획이 알려진 날 "대전협은 임현택 회장과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에 대해 협의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열린 의협 상임의사회 회의에도 박단 비대위원장은 불참했다. 박 위원장은 상임이사회에 정책이사로 이름을 올렸으나, 이는 전공의 대표로서 당연직이다.
상임의사회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선 원론적인 얘기만 하다 회의가 마무리됐다"며 "소통을 더 신경써야한다는 얘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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