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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천하람 "저출산·지방소멸·정치개혁…미래세대 이슈에 집중"

기사입력 : 2024년05월05일 08:00

최종수정 : 2024년06월21일 14:41

"20~30대 지지 세력부터 확보…15% 넘으면 광역단체장 배출"
"거대 양당과 네트워크 있어…법안 발의에 '키포인트'"
"줄타기 하는 정당이 아닌 새 시대 여는 '넥스트 스텝' 될 것"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미래세대 이슈 중에서 가장 걱정을 하고 있는 부분이 저출산이다. 또 지방소멸, 정치개혁 키워드에 관심을 갖고 있다."

개혁신당은 4·10 총선에서 3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제3지대로서 원내 의원 숫자는 적지만 '미래세대'라는 키워드를 정면으로 내세우며 22대 국회 개원 전부터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천하람 개혁신당 국회의원 당선인. 2024.05.03 pangbin@newspim.com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당초 국민의힘 소속으로 전남 순천에 지역구를 갖고 있었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2번을 받으며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됐다.

천 당선인은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미래세대'라는 이슈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호 법안으로 추진할 내용을 묻는 질문에 "미래세대 이슈 중에서 가장 걱정을 가지고 보는 것이 저출산"이라며 "저출산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제대로 다루는 경우가 굉장히 드물다"고 밝혔다.

또 천 당선인은 내달 개최 예정인 개혁신당 전당대회에는 출마하지 않는다. 다만 원내대표를 맡아 거대 양당을 상대로 협의점을 도출하겠다는 의지는 확실하게 피력했다.

천 당선인은 "제가 지금까지는 평론 내지 논평을 하면서 정치 활동을 해왔는데, 원내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 것 자체가 굉장히 좋은 기회"라며 "원내대표를 맡게 된다면 작은 정당이라도 정책에 대한 그립을 쥘 수 있고, 거대 양당의 입장이 첨예한 지점들에 있어서 우리 당의 입장을 밸런스 있게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천하람 개혁신당 국회의원 당선인. 2024.05.03 pangbin@newspim.com

다음은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22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다만 이번 총선에서 개혁신당의 정당 투표율은 3.61%였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3%대에 불과한데 전국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사실 어려운 문제다. 만약 우리가 진영 논리에 편승을 했다면 더 쉬웠을 수도 있다. 이번에 개혁신당이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 표면적으로는 조국혁신당 때문이지만, 기본적으로 이번 총선은 심판 선거였다. 심판 선거였다 보니 심판하려는 진영도 아주 강하게 결집하고, 지키려는 쪽도 아주 강하게 결집했지만 개혁신당은 진영이 애매했다. 그 와중에 진영 논리에 빠지지 않은 소신파 정당이 필요하다고 공감하신 소수의 국민들께서 저희를 선택해주신 것이다. 만약 우리가 단기간에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면 특정 진영에 들어가서 나팔수 역할을 하는 게 더 유리할 수도 있었다. 지금 정치 자체가 워낙 양극화되어 있고, 서로 꼴보기 싫은걸 넘어 혐오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저희는 서둘러서 가기보다 20~30대부터 지지 세력을 확보하고 가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개혁신당은 기존의 정당들과 다르게 지역 기반이 없다. 그러다보니 세대 기반 정당으로서 정체성을 어느 정고 확고하게 다져야 될 것 같다. 젊은 세대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정치 집단은 개혁신당 밖에 없더라'라는 평가를 받고, 이들이 부모 세대를 설득하는 방향으로 가게 하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다.

지방선거 전까지 지지율 10%를 넘을 경우 호남이나 대구·경북(TK)에서 당선인을 낼 수 있다. 15%선을 넘을 경우 괜찮은 광역단체장 후보도 낼 수 있다. 15%를 넘으면 대통령선거에서도 흡수당하거나 연대해야 하는 압박이 굉장히 떨어진다. 15%라는 수치가 쉽지 않은 목표지만, 22대 국회의 전반적인 퍼포먼스가 21대 국회보다 안 좋아질 것 같다. 개혁신당이 비록 숫자는 적지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의정활동을 하고, 이슈메이킹을 한다면 해볼 만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22대 국회에 입성한 천하람 당선인이 1호 법안으로 추진할 내용은 무엇인가.

▲생각 중인 것은 많은데, 상임위원회를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일단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위성정당 방지법이다. 제가 피해자가 될 뻔 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측에 개혁 성향의 의원들과 상의를 해보니 위성정당을 원천 봉쇄하는 내용의 법안을 내면 통과될 수 있겠느냐는 현실적인 문제를 말씀하셔서, 어떤 형태로 법안을 만드느냐, 또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다.

상임위의 특성에 맞게 법안을 준비하려고 하는데, 일단 미래세대 이슈 중에서 가장 걱정을 가지고 보는 것이 사실 저출산이다. 저출산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제대로 다루는 경우가 굉장히 드물다. 외국의 사례나 정책을 단편적으로 소개하는 경우도 많고, 예산 낭비도 많다. 미래세대 이슈 중에서는 저출산 다음으로 지방소멸, 또 정치개혁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갖고 있다.

-내달 개혁신당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다. 22대 총선 당선인들은 출마하지 않았는데, 원내대표에 도전할 생각은 있는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천하람한테 원내대표를 맡길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사실 저도 당대표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총선에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짧게나마 당을 지휘하면서 더 트레이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원내에서 많은 역할들이 있고, 제가 비례대표 2번으로 당선된 것은 당으로부터 배려를 받은 것인데, 당대표까지 하겠다는 것은 욕심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 전당대회 출마는 접었다. 원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제가 지금까지 평론 내지 논평을 하면서 정치 활동을 해왔는데, 원내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 것 자체도 굉장히 좋은 기회이고, 원내대표를 맡게 된다면 작은 정당이라도 정책에 대한 그립을 쥐고 갈 수 있고, 거대 양당의 입장이 첨예한 지점들에 있어서 우리 입장을 밸런스 있게 낼 수 있을 것이다.

-개혁신당의 경우 원내 의석이 3석 뿐이다. 법안 발의 등 거대 양당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플랜이 있는지.

▲개혁신당 구성원이 원내 경험은 처음이지만, 그렇다고 이준석 대표와 제가 정치 경험이 없는 것이 아니다. 양당 의원들과 괜찮은 네트워크들을 가지고 있다. 또 개혁신당은 법안 발의 건수를 가지고 평가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저희가 중요시 생각하는 것은 어떤 의미 있는 아젠다를 제시하느냐, 또 통과시키느냐다. 법안 공동 발의자를 모으는 것에 대해선 걱정을 하고 있지 않다. 충분히 잘 할 수 있다.

오히려 거대 양당에서 저희들에게 법안 발의를 같이 해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한다. 개혁신당이 같이 법안 발의를 한다고 하면 국민들께 준비되고 합리적인 법안일 것 같다는 의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또 젊은 세대에서도 좋아할 것 같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어서 타당 의원들께서 개혁신당의 의정활동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계신다.

사실 개혁신당의 의정활동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오히려 국민의힘보다는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희는 이슈에 따라 국민의힘, 민주당과 협력하는 데 있어서 전혀 지장이 없는 정당이다. 까놓고 말하면 '자유로운 의원들'이 있는 정당이다. 그렇다 보니 저희는 필드를 굉장히 넓게 사용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협조를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괜찮은 성과들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다만 열심히 할 것이다.

-당명 변경을 두고 내부에서 의견이 갈리는 것 같다. 양향자 원내대표의 경우 한국의희망으로 당명 교체를 원하는 것 같은데, 당명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사실 양향자 원내대표의 한국의희망과 통합한 이후 또 다른 정치세력들과의 통합들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준석 대표나 양향자 원내대표의 입장만을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조응천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등이 있기 때문에 결국 정무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 내달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신임 지도부가 결정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천하람 개혁신당 국회의원 당선인. 2024.05.03 pangbin@newspim.com

-총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하는 등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가 있다. 현재 정부여당의 모습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이런 비유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게는 있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없는 것이 있다. 바로 '멋'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조국 대표가 어떻게 큰 국민적 지지를 얻느냐라고 이야기를 하신다. 조국 대표는 스타일이나 아우라에서 나오는 것뿐만 아니라 당당함이 있다. 굉장히 잘못된 당당함일 수는 있지만, 사진이나 메시지가 굉장히 명확하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을 보면 굉장히 멘붕(멘탈붕괴)에 빠져계신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께서 검찰총장 시절 당당한 모습들은 사라졌고, 이재명 대표와 영수회담을 할 때에는 15분 동안 의견을 듣기만 했다. 왜 강한 메시지를 내지 못하나. 이 대표를 면박 주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명확한 메시지가 필요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전국민 25만원 지급에 대해 건전재정을 이야기 하면서 '물가가 오르면 책임질 수 있나'라고 반문할 수 있지 않나. 또 국민들 앞에서 이 대표에게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고 협조를 요청할 수 있지 않나. 공개된 자리에선 가만히 있다가 비공개에서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 것은 '방구석 여포' 아닌가. 국정운영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의 문제점은 메시지가 선명하게 나오지 않는데 국민의힘을 예속화하고 있다. 본인의 메시지가 선명하지 않으면 차라리 국민의힘의 자유를 허가하면 된다. 근데 그것도 아니다. 지금 권력이 더 약화되고, 여소야대가 더 심화되니까 여당이라도 그립을 강하게 잡고 있으려고 한다. 요악하자면 용산은 지금 하는 것이 권력 유지밖에 없다.

총선에서 패배해 여유가 없어진 지금 상황에서 국민의힘과 용산의 예속 관계는 더 심화될 것이다. 여유가 있어야 포용력도 생기고, 견제도 하고, 민심도 읽을 줄 알게 되는 것인데, 지금 그럴 여유가 없다. 굉장히 재미없는 여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천하람 당선인은 당초 국민의힘에서 험지인 전남 순천에 출마한 바 있다. 이번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입성했으나, 향후 순천으로 돌아갈 의사가 있는지.

▲ 제가 이번에 비례대표 후보로 전환하면서 순천시민들, 호남 분들께 두 번째 호남 몫의 비례대표라고 생각하고 뛰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제가 이번에 비례대표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순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개혁신당 당원 분들 덕분이지만, 순천을 정치적인 고향으로 삼고 정치 활동을 이어오지 않았다면,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나름대로의 인지도를 쌓기 어려웠을 것이다.

김종인 전 공천관리위원장께서 저를 비례대표로 차출하신 근본적인 이유도 이준석 대표를 제외하고 제가 인지도가 높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천하람을 원내에 입성시켜야 당을 지속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으셨던 것 같다. 저는 순천에 정치적으로 큰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순천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만 섣불리 약속을 하고 싶지는 않다. 4년 뒤 정치적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순천에서 더 큰 사랑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4년 뒤 개혁신당의 포지션이나 주력 지역이 어떻게 될지 사실 알 수 없다. 4년 동안 의정생활을 열심히 잘해서 순천에서 당선될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제 정치 인생에서 가장 좋은 것은 순천에서 당선되는 것이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제3지대로서 개혁신당의 22대 국회 목표는 무엇인가.

▲ 한 탕 해먹고 도망가는 정당이 되지 않겠다. 이 말은 여러 의미가 있다. 너무 쉽게 단일화라는 장사를 하고 없어지는 정당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 어떤 정당보다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길게 보고 미래를 준비해 나가는 정당이 되었으면 좋겠다. 저는 지금 대한민국은 고점을 넘어 멸망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멸망을 막는 정당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 진영 대립이 심화되고, 정치에 대한 혐오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시점에 국민들께서 개혁신당에 정치 세대교체의 씨앗을 뿌려주셨다고 생각한다. 개혁신당이 어쩌면 정치 세대교체를 이끄는 플랫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저는 100% 동의하지 않지만 국민의힘은 스스로를 산업화 정당, 민주당은 스스로를 민주화 정당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을 담아낼 수 있을 만한 정당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국민 수준보다 정치 수준이 뒤떨어져 있다'고 이야기하시는 것 아니겠나. 저희 개혁신당은 한쪽 진영 이념에 확 치우치지 않고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세대라는 점을 보여드려야 한다. 어쩌면 저희가 그런 역할을 부여받은 것일지도 모른다. 개혁신당이 여야 사이에서 줄타기 하는 제3지대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여는 '넥스트 스텝'이 됐으면 좋겠다.

taehun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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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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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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