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내리면 물가·환유·가계부채 불안"
순수출 증가로 성장률 전망 2.5%로 올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4월 이후 물가 전망 상방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에 물가 목표(2%) 수렴에 대한 확신을 갖는 데 좀 더 시간이 필요하며 확신이 들 때까지 현재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이어 "너무 일찍 정책 기조를 전환할 경우 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가 느려지고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도 확대될 리스크가 있다"며 "반대로 너무 늦게 정책 기조를 전환할 경우에는 내수 회복세가 약화되는 가운데 연체율 상승세 지속 등으로 시장 불안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입장하고 있다. 2024.05.23 photo@newspim.com |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금통위원 6명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연 3.50%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금통위원은 1명이었다. 나머지 금통위원 5명은 기준금리 유지 의견을 냈다.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1명은 내수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완만하고 물가 상승 둔화 추세가 이어진다는 점과 통화정책 파급 시차를 생각하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이었다"며 "나머지 5명은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나 물가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고 목표에 수렴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총재는 "물가가 확실히 더 오른다고 하면 (금리 인상도) 고려해야 하나 현 상황에서 그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부연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올렸다. 다만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6%를 유지했다. 이 총재는 경제성장이 물가 상승을 자극하지 않는다고 전망한 배경으로 순수출을 꼽았다.
이 총재는 "글로벌 IT 경기 호조와 미국 경제 성장세 등 대외 요인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며 "내수 부진 등 대내 요인은 0.1%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총재는 "성장률 상향 조정 4분의 3이 순수출 증가에 기인한다"며 "순수출 증가는 내수보다 물가에 주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았던 배경으로 수출을 꼽았다. 한국은행이 경제 전망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적극 반박했다.
이 총재는 "수출이 생각보다 좋았다"며 "에너지와 반도체 장비 수입이 감소한 부분, 내수는 휴대폰이 출시되며 미래소비를 끌어당겨 쓴 점, 정부 재정지출 영향으로 소비에 영향을 준 점 등을 놓쳤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 성장률을 2.1%에서 2.7%로 올렸고 일본은 1.2%에서 0.8%로 내렸다"며 "이런 일은 다반사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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