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후 오토바이 배달원 치어 사망
검찰 "피해자가 깜빡이 안 켰다고 책임 전가"
DJ측 "반성문 75회, 유족과 합의" 선처 호소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만취 상태로 차량을 몰다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DJ 예송(본명 안예송)에게 검찰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지영 판사는 1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씨의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법원 로고. [사진=뉴스핌DB] |
이날 검찰은 "생명을 침탈하는 결과가 발생했는데도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죄질이 매우 무겁고 비난가능성이 크다"며 "피고인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벤츠 승용차와 열쇠를 몰수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낸 사고로 피해자는 과다출혈로 사망했고 사고 당시 엄청난 육체적 고통과 예견하지 못한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극한의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며 "행위 태양이 불량하고 결과가 매우 참혹하다"고 했다.
또 "1차 피해자는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으며 1500명 이상의 국민들도 경한 처벌이 되지 않도록 엄벌을 바란다는 탄원서를 제출했다"며 "2차 피해자의 유족은 매일 고통받으며 예상하지 못한 장례를 치르고 경제적 어려움까지 겪고 있다"고 했다.
검찰은 안씨가 재판부에 반성문을 75회가량 제출한 점을 지적하며 "피고인은 무수한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사고 당시 상황을 기억조차 못하고 있어 깊이 반성하기보다는 죄책을 줄이고 유리한 양형을 받기 위한 표면에 불과하다"고 했다.
안씨는 최후진술에서 "당시 공연 일정이 없는 시기여서 생활에 지장을 줬고 생계 유지를 위해 참석한 자리에서 술을 거절하지 못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말았다"며 "한 번의 실수로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드려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저로 인해 생명을 잃으신 피해자에게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에게도 정말 죽을 죄를 지었다"며 울먹였다.
안씨는 "절대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고 자만하지 않고 세상을 배우겠다. 평생 고인과 유가족께 사죄드리는 마음으로 속죄하며 살겠다"며 거듭 "죄송하다. 잘못했다. 반성한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1차 사고와 관련해 도주할 의사가 없었고 2차 사고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깜빡이를 켰다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차 피해자를 위해 합의금을 공탁했고 2차 피해자 측과 합의해 유족이 선처를 바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며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사람을 다시 한번 만들어서 정상적인 국민으로 만든다는 취지에서 관대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안씨에 대한 1심 선고기일은 내달 9일 열린다.
앞서 안씨는 지난 2월 3일 새벽 4시3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대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중앙선을 침범해 교통사고를 낸 뒤 도주하다가 학동역 사거리 인근에서 재차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씨가 낸 1차 사고로 운전자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안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1%로 면허 취소 수준인 0.08% 이상이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