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정부와 한국석유공사가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동해 심해 가스전 '대왕고래' 시추 착수비 성격의 재원 약 120억원을 확보했다. 정부는 오는 12월부터 '대왕고래'를 포함한 유망구조 중 한 곳을 골라 첫 탐사 시추에 나설 예정이다.
14일 연합뉴스는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는 첫 탐사 시추를 위한 착수금 성격의 예산 약 120억원을 마련해 둔 상태라고 밝혔다.
[세종=뉴스핌] 정일구 기자 = 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량을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6.07 mironj19@newspim.com |
이 중 약 60억원의 재원은 정부가 올해 석유공사에 출자한 481억원 중 일부를 동해 심해 가스전 시추 사업에 활용하는 식으로 확보했다.
나머지 약 60억원은 석유공사의 자체 자금을 활용한다. 석유공사는 과거 대규모 해외 자원 개발 사업 실패의 여파로 여전히 자본 잠식 상태다. 하지만 지속적인 재무 개선을 일궈내 최근 2년간 연속 흑자를 달성하는 등 자금 운용 여건이 다소 개선됐다.
석유공사는 작년 연결 기준으로 매출 3조2671억원, 영업이익 8465억원, 당기순이익 1788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정부는 올해 12월부터 4개월간 1000억원가량을 투입해 7개의 유망구조 중 1곳에서 탐사 시추를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노르웨이 시드릴사와 시추선 임대 등 다수의 관련 용역 계약을 맺었다.
올해 들어갈 자금은 착수비 성격의 약 120억원이다. 나머지 900억 원가량 자금은 첫 탐사 시추 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내년에 지급될 예정으로, 내년도 예산에 반영돼야 한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성공 확률 20%를 고려해 향후 5년간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할 것으로 전망한다. 시추공 1개에 약 1000억원씩, 총 5000억원가량이 소요된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내년부터 석유공사 지원을 위해 정부 출자와 더불어 '성공불융자'로 불리는 해외자원개발 특별융자 제도 활용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성공불융자는 해외자원개발 등 위험이 큰 사업을 하는 기업에 정부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사업이 실패하면 융자금을 면제해 주고, 성공하면 원리금 외에 특별 부담금을 추가로 징수하는 식이다.
그러나 야당은 정보 공개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시추 예산과 관련해 협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재로서 시추 탐사가 본격화하는 내년 이후 예산 확보 여부는 불투명하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지난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진상규명 없이는 시추 예산을 늘려줄 수 없다"며 "국회의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도 거부하고 있는데, 이 자체가 의혹을 인정하는 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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