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관련 입장문
"노사관계 법·제도 전반에 걸친 원칙과 심각히 배치"
"실력행사 통해 노사문제 해결하려는 관행 고착화"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오후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통과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란봉투법) 제2·3조 개정안'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장관은 이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관련 입장문을 내고 "오늘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의결한 개정안은 이러한 노동조합법의 목적과 정신에 명백히 위배된다"면서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무분별한 단체교섭과 쟁의행위로 인해 산업현장은 극심한 갈등과 혼란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그 피해와 불편함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4차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 재의의 건에 대한 이유설명을 하고 있다. 2023.12.08 leehs@newspim.com |
이어 "정부는 그동안 우리 노사관계와 국민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이 큰 노동조합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명해 왔음에도 오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 개정안이 의결돼 유감"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정책을 책임지고 노동조합법을 집행하는 장관으로서, 법리상 문제, 현장 노사관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 산업현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전체 국민과 근로자의 권익향상을 저해할 것이 예상되는 개정안을 묵과할 수 없다"고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 장관은 노란봉투법 개정안 반대 이유로 크게 3가지를 들었다.
먼저 이 장관은 "무엇보다 우리 헌법과 민법, 노사관계 법·제도 전반에 걸친 원칙들과 심각하게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헌법은 근로자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노동조합법은 헌법상 노동3권의 보호범위 내에서 정당한 조합활동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면책하고 있다"면서 "현행 노동조합법은 이러한 헌법의 취지에 따라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은 보호하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워 노동권과 재산권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그러나 개정안은 헌법상 기본권 간 균형을 깨뜨리고 있다"면서 "불법적인 쟁의행위 등은 헌법의 보호영역을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또 "일반 국민과 동일하게 책임을 져야 하지만, 개정안은 불법행위자가 노동조합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부여하고,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를 사실상 제한하고 있어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장관은 "헌법상 노동3권의 주체는 근로자이며, 노동조합법 역시 근로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률"이라며 "개정안이 시행되어 근로자가 아닌 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할 경우 노동조합의 본질이 훼손되어 개인사업자 간의 담합도 단체교섭으로 포장되고, 사업자들의 집단행동도 노동조합법상 쟁의행위로 보호받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또한 "사용자 개념을 '실질적·구체적인 지배력과 영향력'을 미치는 자로 확대하고 있어, 사용자는 누구와 교섭하고, 무엇을 교섭해야 하는지 최소한의 예측 가능성도 없다"면서 "무분별한 단체교섭 요구로 노사관계는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교섭 요구 시 마다, 교섭의제가 무엇인지에 따라 사용자가 달라질 수도 있어 자신도 모르게 교섭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면서 "이는 헌법상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조국혁신당 신장식, 진보당 윤종오 의원과 민주노총 양경수,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 등이 18일 국회에서 노조법 2,3조 야당 공동대표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6.18 aaa22@newspim.com |
이어 이 장관은 "개정안은 특정 소수노조의 기득권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노동약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욱 어렵게 하는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09년부터 2022년 8월까지 14년간의 노동조합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실태를 살펴보면 대다수 노동조합은 법을 잘 준수하고 있는데 반해, 법 개정 논란을 촉발시킨 손해배상 인용액의 대부분이 특정노조 소속 사업장에 집중되어 있다"면서 "특히 대규모 사업장 9개소의 분쟁이 전체 손해배상액 인용액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의 불법행위에 특혜를 주는 것은 법을 준수하면서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대다수 노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민들은 이번 개정안이 이러한 특정 노동조합의 불법행위에 특혜를 주는 것인지, 다수의 노동약자를 대변하는 것인지 물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끝으로 이 장관은 "개정안이 시행되면 파업 등 실력행사를 통해 노사문제를 해결하려는 관행이 고착화되고,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는 더욱 요원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해고자 복직 등 이미 발생한 권리분쟁에 대해서는 이를 해소할 수 있는 행정·사법적 절차가 정착되어 있음에도, 법이 개정되면 파업과 실력행사로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것"이라고 문제 삼았다.
이어 그는 "노동조합법은 제1조에서 이 법의 목적은 헌법에 의한 노동3권을 보장해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고, 노동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해 노동쟁의를 예방·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를 유지하고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그동안 법을 준수하면서 노동기본권을 보호하고 상생의 노사관계를 지향해 온 우리 사회의 노력이 일부 노조의 특권화와 파업의 일상화로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앞으로 남은 국회의 심의과정에서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기를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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