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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시장질서와 시장감시의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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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와 공정성 관리, 정치발전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요소
높은 수준에 자만하지 말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주도해야

질서와 공정성 관리, 정치발전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요소

국가의 발전과 쇠퇴의 기로를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 어떤 나라는 부침 속에서도 조금씩 정치가 성장하는데, 일부 국가들은 정체되거나 쇠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을 집중적으로 고민한 정치학자가 새뮤얼 헌팅턴(Samuel P. Huntington)이다.

헌팅턴은 2차 대전 이후 독립한 남미,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 국가들의 경험적 연구를 토대로 집필한 저서 '변화하는 사회의 정치질서'(Political Order in Changing Societies, 1969)에서 "국가 간 가장 중요한 정치적 차이는 정부 형태가 아니라 정부 수준이며 경제적, 사회적 발전은 정치적 질서 없이는 진행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질서는 정치적 제도화(political institutionalization)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이것은 다시 다양한 형태의 무질서에 대응하는 제도의 구축으로 나타난다고 보았다.

시장질서의 확립 과정에서 나타나는 제도가 바로 공정거래위원회다. 미국의 공정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는 「연방거래위원회법(Federal Trade Commission Act)」에 따라 1914년 설립되어 「셔먼법(1890)」, 「클레이튼법(1914)」 등 독점금지법을 집행하는 준사법 및 준입법 기능을 가진 독립행정기관이다. 1911년 스탠더드 오일(Standard Oil)과 아메리칸 토바코(American Tobacco)를 상대로 대법원이 판결을 내린 사건 이후 담합과 독점 등을 관리할 정부 행정기관으로 세워졌다.

일본 공정취인위원회(일본명 고토리이, 1947), 프랑스의 경쟁관리청(Autorité de la concurrence, 1953), 스웨덴의 국가가격담합청(Statens pris- och kartellnämnd, 1953), 독일의 연방담합청(Bundeskartellamt, 1958), 영국의 공정거래소(Office of Fair Trading, 1973) 등이 차례로 설립되었고, 한국의 경우 1976년 경제기획원 물가정책국에 공정거래과가 설치된 후 1981년 현재의 공정거래위원회로 개편되어 설립되었다.

생존 경쟁과 무질서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 1588-1679)는 그의 저서 리바이어던(Leviathan, 1651)에서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끝없이 추구하며 이로 인해 '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쟁(war of all against all)' 상태로 살게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는 이기적 본성을 지닌 개인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전쟁 상황을 곧 자연 상태(state of nature)로 정의하며 이 무질서적 상황은 절대권력을 가진 통치자가 나와야 평정될 수 있다고 보았다. 홉스는 개인의 사유재산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질서가 필요하고, 국가의 중요한 역할을 무질서의 통제라고 보았다.

시장경제(market economy)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1790)는 국부론(1776)에서 임금 노동자의 노동 분화와 기계 생산을 통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생산을 만들어 내 국부가 축적될 수 있다고 보았다. 때로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인센티브를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곧 시장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라 표현하고 있다. 애덤 스미스는 홉스와 달리 절대적 권력이 아닌 자유방임형 국가를 지지하면서, 사유재산과 안전, 그리고 생명을 지켜주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유 정부가 최선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애덤 스미스의 시장경제 속에서 기업들은 시장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독점이나 소수 생산자끼리 담합을 통해 과점을 시도하기 때문에 국가의 통제 없이는 소비자의 피해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애덤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공익이라는 자정작업까지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국가의 적절한 통제 없이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쟁과 같은 무질서가 세상을 뒤덮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불공정 거래규제의 모범적 사례, 미국의 셔먼법과 클레이튼법

최초의 근대적 반독점법은 1890년의 셔먼 반독점법(Sharman Anti-Trust Law)이다. 셔먼법의 목적은 시장의 실패로부터 대중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공정한 경쟁 자체를 파괴하고자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셔먼법' 제1조는 '거래를 제한하는 모든 계약, 결합 공모'를 금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2가지의 거래 제한, 즉 수평적 거래 제한과 수직적 거래 제한이 포함된다.

첫째, 수평적 거래 제한(horizontal restraint)은 경쟁자 간에 이루어지는 거래 제한을 말한다. 예를 들어, 경쟁자가 각각 스스로 판매하는 상품가에 대해 합의하는 '가격 카르텔'(horizontal price fixing)을 막기 위한 수단이다.

두 번째로 수직적 거래 제한(vertical restraint)은 제조업체와 판매점 등에 판매 루트의 상부와 하부에 있는 당사자 간의 거래 제한 행위로 '수직 카르텔'을(vertical cartel)과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제조업체와 판매업체 간에 고객에게 판매하는 가격(재판매 가격)을 합의하는 행위로 '재판매 가격 유지'(vertical price fixing, resale price maintenance)를 통제하며, 여러 대리점을 가지고 있는 제조업체가 각각의 유통업자가 판매할 수 있는 지역이나 고객을 제한하는 '지역 제한'(territorial or customer restriction) 등도 금지된다.

'셔먼법' 제2조는 독점(monopolization), 독점 기도(attempt to monopolize), 그리고 독점 공모(conspiracy to monopolize)를 금지하고 있다. '셔먼법'을 위반한 자에게는 법인이라면 1000만 달러 이하의 벌금, 개인의 경우에는 35만 달러 이하의 벌금 또는 3년 이하의 징역과 같은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셔먼법' 위반 행위로 손해를 입은 피해자는 위반자에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손해액의 3배에 해당하는 배상금과 변호사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독점 기업 파괴자"라는 명칭을 받을 정도로 셔먼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독점 기업을 규제하고자 했다. 재직 시 총 44건의 독점금지 소송을 제기하여 최대 철도 독점 기업인 Northern Securities Company를 무너뜨렸고, 최대 석유회사인 스탠더드 오일(Standard Oil)의 독점을 와해시키고자 했다.

윌리엄 태프트 대통령도 루스벨트의 뒤를 이어 재직 기간 4년 동안 70건의 소송을 제기해 American Tobacco Company의 시장 독점을 와해시켰다. 1911년 6월에는 철강시장의 독점 기업이었던 United States Steel(US Steel)에 대한 청문회도 이끌어 냈다.

이어 1914년에는 클레이튼법(Clayton Act)가 제정되어 제한적이고 독립적 행위의 효과가 실질적으로 경쟁을 감소시키거나 독점을 창출할 우려가 있는 경우 이를 위법으로 보고 국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2조 가격 차별, 제3조 연계판매와 배타적 거래, 제7조 경쟁기업의 취득, 제8조 경쟁 기업들 간의 임원 겸임 금지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제재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출 수 있었다.

이 같이 미국이 20세기 가장 발달된 시장경제체제를 갖출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3개의 법, 즉 셔먼법, 연방거래위원회법, 그리고 클레이튼법을 통해 대기업의 불공정한 거래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 기업 그리고 소비자의 관계

국가 조직에는 국민이 내는 세금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회계 검사와 직무 감사를 실행하는 감사원이 있듯, 국민 세금으로 국가의 물품 구입과 공사 입찰, 가격 담합 등이 없는지 감시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갖는 기관도 필요하다. 바로 조달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존재다.

국가는 예산을 배정받아 수행하는 다양한 정부 사업을 공개 입찰을 통해 수행하기 때문에 입찰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부패가 발생할 수 있고, 그 손해는 고스란히 입찰을 받지 못하고 탈락한 민간 기업 그리고 사업자라 할 수 있다. 정부 입찰에 참가해 수주를 받은 원하청자는 하도급을 통해 그 일을 다시 제3자에게 맡길 수 있다. 이때 정부는 중요한 시장의 행위자이자 감시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즉 조달청은 시장의 거래에 참가하는 거래 행위자이기 때문에 내부 감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가 없으면 정부와 시장 간의 거래는 부패의 온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조달을 통해 물품과 국가 사업의 공사를 수주하는 국가도 중요한 거래 행위자로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 대상이다. 기업과 은행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사업 및 투자 자금이 필요하고, 인수합병이나 상속세 및 양도세 납부 등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자본이 언제나 필요한 상황이다. 순환 출자를 통해 일정 자본으로 문어발식 기업을 경영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과 은행의 거래, 그리고 은행과 은행 간의 거래를 감시할 금융 감독 기관도 필요하다.

소비자는 정부와의 관계에서 세금과 병역, 근로, 교육의 의무를 갖고 있으며 개인 사업자들은 중앙과 지방 정부의 공공 조달에도 참여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정부 거래와 시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불이익에 대한 조사, 구제, 지원 등으로 보호를 해 줄 의무를 갖는다. 이때 정부는 소비자 보호원, 국민권익위원회 등이 소비자와 개인 사업자의 불이익과 불공정 사례에 대한 조사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면 <그림 1>과 같다.

우리나라 공공조달의 역할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 Index, CPI)를 매년 측정해 발표하는 국제투명성위원회(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부패의 온상은 주로 정부 조달 영역이라고 못박고 있다. 고위 공직자부터 일선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직위를 이용해 개인적 이권을 챙기는 사례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국방 조달의 경우처럼 부패의 먹이사슬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장 심각한 부패 진원지로 지적하고 있다.

조달청의 경우도 입찰 과정에서 입찰 담합 등의 방법 등으로 얼마든지 부패에 가담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공공 조달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할 의무를 지닌다. 우리나라의 조달청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잠시 들여다보자.

공공조달은 조달의 재원이 국민의 세금에서 나오기 때문에 공공 복리 추구라는 목적이 수반되는 계약 행위라 할 수 있다. 국민의 세금을 사용한 계약 행위이기 때문에 다양한 법에 따라 조달 절차와 과정이 충족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공공 구매에 관한 법률로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과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지방계약법)이 있다. 국가 및 중앙기관은 국가계약법을,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기관은 지방계약법에 근거하여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공공조달은 각종 조달 관련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처리되기 때문에 적법성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는다. 또한 계약 상대자를 선정하는 과정은 투명해야 하며, 국민의 이익과 공공성은 구매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공공성의 판단으로 국민의 안전성과 편리성, 효율성, 효과성 및 경제성이 중요한 잣대가 된다.

그리고 효과적으로 관리되기 위한 평가와 피드백도 필수적이다. 공공 행위의 평가에서 투입 비용과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 필요하다. 효율성은 투입한 자원의 결과치에 대한 평가, 효과성은 목표한 결과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달성했는지를 측정하고, 경제성은 가장 낮은 가격으로 적절한 수준의 질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평가를 담는다.

우리나라의 2023년 공공 조달 규모가 200조 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달청이 발간한 '2023년 공공조달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조달 전체 계약 규모는 전년 대비 12조 6000억 원(6.4%) 증가한 208조 6000억 원으로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림 2> 분기별 공공조달 전체규모 및 부분별 비율 (2021-2023) 출처: 조달청 온통조달. 공공조달 계약 추이 분석 (g2b.go.kr).

'2023년 공공조달통계연보'에는 879개 공공기관의 계약 실적을 매월 수집해 다양한 지표로 공공시장 현황을 분석한 자료와 정부조달우수제품, 벤처나라 등 조달정책 운영 실적이 포함됐다. 기관별 공공조달 시장 규모는 지방자치단체가 90조 8000억 원으로 전체 분야 중 43.5%를 차지해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이 결과는 2022년에 대비해 8.8%가 올라 기록한 결과다. 그다음으로 공공기관이 72조 원으로 34.5%를 차지했으며, 그다음으로 국가기관이 45조 8000억 원으로 22.0%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별로 보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공사비용으로 80조 1000억 원이 지출되어 38.4%를 차지하고 있으며, 물품 구입을 위해 78조 2000억 원, 즉 전체 규모의 37.5%를 기록하고 있고, 서비스 용역비용으로 50조 3000억 원을 지출해 24.1%를 차지하고 있다.

2024년 1분기의 공공조달 규모는 이미 71조 4000억 원을 돌파해 전년 대비 35% 수준을 넘어서고 있어 올해는 다시 전년에 이어 빠르게 규모가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의 조달 사업에 참여하는 가장 큰 기업은 어디일까? 아래 그림에서 보듯 중소기업이 48조 2900억 원을 차지해 가장 큰 수혜자임을 알 수 있다. 그만큼 국가 조달은 중소기업의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국가가 가장 큰 시장을 제공하고 있다.

<그림 3> 공공조달의 기업별 분류 (2024) 출처: 조달청 온통조달. 공공조달 계약 추이 분석 (g2b.go.kr).

우리나라 공공조달의 평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회원국들의 공공조달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을 평가해 발표하는데, 2016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조달청이 "다른 선진국이 본받을 만한 수준"이라는 극찬까지 아끼지 않는 수준이다.

특히 조달청이 구축한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는 OECD로부터 "선진국이 본받을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와 함께 전 세계에서 모범적으로 전자조달 활성화를 통해 민간에 IT 활용 사례를 제공해 민간 전자상거래 확산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전자조달(G2B) 수준을 "더 이상 조치가 불필요한 수준(no further action required)"으로 평가하며 최상의 수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3만여 공공기관과 10만여 조달업체가 거래하는 나라장터는 세계 최초로의 전자조달시스템을 서비스해 2003년에는 UN 공공서비스상을 수상할 정도였다. OECD와 ITU가 공동으로 발간한 M-Government 보고서에서도 모바일 전자정부 사례 중 '세계 4대 모범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OECD/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M-Government: Mobile technologies for Responsive Governments and Connected Societies, 2011).

공정거래위원회의 국제적 위상

100개국 이상의 공정 경쟁 자료를 보유하고 매년 각국의 공정거래 순위를 발표하는 글로벌 경쟁 평가 기구(Global Competition Review)의 최근 자료는 공정위원회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래 <그림 4>에서 보듯, 한국은 독일에 이어,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프랑스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칭찬일색만은 아니다. 조사에 참가했던 일부 변호사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진행하는 기업 담합에 대한 조사 기간이 너무 길어 적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담합 조사 평균 기간은 2022년 877일로 2021년 511일, 2020년 730일보다 더 길어졌다. 합병 심층 심사는 2022년 평균 83.2일 소요돼 2021년 90.2일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2020년의 67일에 비해서는 조금 늘어난 셈이다.

이를 반영하는 것이 바로 <그림 5>에서 3.25를 받아 측정치의 가장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조사 기간 및 시간(Length and timing of its investigation) 항목이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불공정 거래에 대한 법 규제력과 미래 의지로 각각 4점씩을 받고 있다.

2023년 평가에서 지적하는 또 다른 긍정적 요소는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온 독점 금지 조사의 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표준 관행을 준수하기 위한 절차적 권리를 강화하겠다고 확약한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제출해 그 의지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림 4> 각국의 공정거래위원회 2023년 랭킹. 출처: Global Competition Review (GCR). https://globalcompetitionreview.com/survey/rating-enforcement/2023/article/star-ratings/
<그림 5> OECD의 공정거래위원회 항목별 평가 (2023년) 출처: Global Competition Review (GCR). https://globalcompetitionreview.com/survey/rating-enforcement/2023/article/star-ratings/

높은 수준에 자만하지 말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주도해야

우리나라의 조달청과 공정거래위원회는 국제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에 올라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981년 구성되어 43년 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 공동 2위 수준에 있다. OECD가 시행한 조달청의 국제 평가에서도 좋은 평가 일색이다. 우리나라의 공공 조달의 투명성과 시장 감시 체계의 공정성을 이제 어느 정도 믿을 만한 수준에 올라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OECD 국가 중 일본과 함께 방어권 보장 절차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변호사-의뢰인 비밀 보호 제도(Attorney-Client Privilege·ACP)가 없어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일본은 문제점을 인식해 바로 2020년 공취위(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 격) 심사 규칙 개정과 비밀 유지 권 지침 제정 등의 방법으로 ACP를 제정했다.

OECD 국가 중 (변호사에게) 압수 수색 거부권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재판·수사 과정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대변하는 변호사들과 의뢰인들의 대화가 압수 수색 대상이 된다는 건 본질적으로 변론권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급하게 손볼 필요가 있다.

공정위가 우리나라에서 ACP 도입이 어려운 이유로 법 체계상 형법과 민법 등에 먼저 적용한 후에야 행정 조사를 하는 공정위가 도입하는 것이 순서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방식으로 담합 사건에서 리니언시(자진 신고) 목적으로만 법률 자문 자료에 대해 비밀 보호 자료(ACP)를 인정하도록 하는 방법도 우선적으로 검토해 보아야 한다.

공정위가 세계적인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주도하지는 못할망정 아직 OECD의 지적을 받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을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형법과 민법 개정은 국회를 통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서둘러 국제적 수준에 걸맞은 묘안을 찾아야 하리라 본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연혁 교수. 2024.01.15 mironj19@newspim.com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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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8.4조원 해킹 당해…역대 최대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추정 피해액 63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암호화폐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킹 사건이 발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낸스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추정 총 피해액은 약 63억"라며 "블록체인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피해 자산을 동결했으며, 현재까지 약 30억 달러가 온체인에서 동결됐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즉각 모든 가상자산의 입출금을 일시 중단했다. 비트코인 [사진=블룸버그] 바이낸스 측은 비상 상황에서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2018년에 조성한 '사용자 자산 보호 기금(SAFU)'을 언급하며, 모든 손실을 보상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와 서클 역시 해킹과 관련된 자금 각각 15억 달러 이상과 8억 달러 상당을 즉각 동결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블록체인 정보업체 TRM 랩스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북한 정찰총국 산하의 엘리트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지목했다. TRM 랩스는 "강력한 온체인 및 오프체인 정보에 근거해 이번 공격은 북한의 정예 해킹 부대인 트레이더트래이터의 소행으로 판단한다"며 "이러한 판단을 매우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해킹은 지난해 2월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발생했던 15억 달러 규모의 탈취 기록을 크게 뛰어넘는 역대 최대 피해다. 이번 사건으로 암호화폐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비트코인은 29일 미국 증시 마감 후 3% 하락했고, 아시아 거래에서도 추가로 3% 떨어져 7만 7천 달러 아래로 하락하며,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타 알트코인도 매도세를 보였다. 가뜩이나 트레이더들은 이번 주 암호화폐 시장의 큰 변동성에 대비했던 상황이라 충격이 크다. 30일 110억 달러 규모의 옵션 만기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음 주(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중 한 곳 또는 둘 다 탈환할 경우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한편, 사이버 보안 위협은 암호화폐 업계를 넘어 금융권 전체로 확산하는 양상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같은 날 예측시장 플랫폼 폴리마켓은 제3자 소프트웨어 제공업체가 해킹돼 국제 거래소 거래를 한 시간 동안 중단시켰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버블맵스는 X에 게시한 글에서 700명이 넘는 폴리마켓 사용자들이 270만 달러 상당의 자금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한국 대신증권은 최근 고객 정보 유출과 미래에셋운용의 해킹 피해가 공개됐다. 일본에서도 GMO인터넷그룹의 외환거래 클라우드가 해킹 협박을 받는 등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wonjc6@newspim.com   2026-10-3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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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 매입 무주택자 44% 증가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서울 아파트 거래가 위축되는 가운데 올해 생애최초 부동산 매수자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어났다. 서울 집값과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잇따라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입주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30대를 중심으로 첫 부동산 매수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보다 당장의 주거 불안이 매수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I일러스트 = 최현민 기자] ◆ 서울 첫 매수자 전국 대비 10배 이상 증가…30대가 절반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가 둔화하는 상황에서도 올해 생애최초 부동산 매수자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면서 주거 불안에 따른 실수요자의 매수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1~9월 서울에서 생애 처음 부동산을 매수한 사람은 6만5750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만5711명보다 2만 39명(43.8%)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전국 생애최초 매수자는 32만 471명에서 33만2358명으로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국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무른 반면 서울은 40% 넘게 늘면서 매수 지역이 서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의 경우 9만6031명에서 10만8032명으로 12.5% 증가했지만 인천은 3만1255명에서 2만 664명으로 33.9%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30대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9월 서울의 30대 생애최초 매수자는 3만588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2602명보다 58.7% 늘었다. 전체 서울 생애최초 매수자의 54.6%를 차지하는 규모다. 20대 역시 4552명에서 6699명으로 47.2% 증가했고 40대는 1만772명에서 1만3994명으로 29.9% 늘었다. 상대적으로 주택 마련 수요가 높은 30대를 중심으로 첫 부동산 매수가 확대된 모습이다. 월별로 보면 올해 서울 생애최초 매수자는 1월 6554명에서 4월 7341명으로 늘었고 8월에는 9353명까지 증가했다. 9월에는 8324명으로 전월보다 감소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5983명과 비교하면 39.1% 높은 수준이다. ◆ 집값·전셋값 동반 상승…공급 확대에도 입주까지 '하세월' 생애최초 매수자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서울 주택가격 상승과 전세시장 불안이 거론된다. 주택 매매가격뿐 아니라 전세가격까지 오르면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 가격 조정이 나타났지만 중랑구와 성북구, 서대문구 등 강북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오름세를 유지했다. 이달 들어서도 상승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10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 상승했다. 상승폭은 전주보다 줄었지만 서울 전체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전세시장에서도 가격 상승과 매물 부족 우려가 이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주거 선택지가 좁아지고 있다. 전세 계약을 갱신하거나 월세 부담을 감수하는 대신 매매시장에 진입하려는 수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3기 신도시와 수도권 신규택지 조성 등을 통해 주택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도 김포 아라와 구리 건원, 하남 등 수도권 신규택지 6곳에 7만6700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신규택지에 공공택지 최단기 착공모델을 적용하더라도 실제 입주는 2033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택지 지정과 보상, 기반시설 조성 등 후속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간에 주택공급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서울시와의 주택공급 협의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이번 신규택지 발표에서도 서울 내 공급부지는 포함되지 않았다. 신규 공급 물량이 모두 경기도에 집중된 만큼 이번 대책 역시 서울 주택시장의 수급 불안을 진정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분간 공급계획이 실제 입주 물량으로 이어지기 전까지는 서울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의 움직임이 무주택자의 매수 결정에 영향을 미치면서 무주택자들의 매수세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차례 대책을 내놓았지만 실제 입주까지는 최소 3년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당장 집을 구해야 하는 무주택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서울 집값과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주택을 확보하려는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2026-10-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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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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