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 금융' 비판 의식한 듯…'DSR 페널티'도 "상황 두고 봐야"
은행장 간담회서 "자율적으로 리스크관리" 주문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와 관련해 연일 '고수위 발언'을 해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관치 금융' 비판이 거세지자 고개를 숙였다.
이 원장은 10일 오전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저희 정책 운영 때문에 국민과 소비자, 은행 창구 업무 담당자분들께 불편과 어려움을 드렸다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은행장 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4.09.10 choipix16@newspim.com |
금감원은 최근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팔라지자 은행권을 대상으로 가계대출을 옥죄라는 메시지를 연이어 내면서 '관치 금융'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은행권은 금감원 압박에 우선 대출 금리를 인상했는데, 금감원은 이를 놓고도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영업 행태"라며 더 엄정한 대출 관리를 주문했다. 이에 각 은행들은 대출 만기·한도까지 건드리며 시장 혼란이 가중됐다.
금융당국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대출과 관련해 정부가 획일적인 기준을 정하면 국민 불편이 커질 수 있다며 고객을 가장 잘 아는 은행이 자율적으로 대출을 관리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이 원장도 이 같은 흐름을 의식해 이날 간담회에서 태도를 누그러뜨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감독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는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최소한의 기준이며 은행이 각자의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은행권이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건전한 여신 관행을 정착시키는데 앞장서 주시기를 기대한다"라고 은행장들에게 주문하며 금융위와 뜻을 같이했다.
이 원장은 간담회 후 취재진과 만나서도 두 차례에 걸쳐 "(금감원의) 정책 운영으로 불편을 드린 분들께 송구하다"라고 자세를 낮췄다.
금감원은 앞서 가계대출 급증세를 꺾기 위한 방안으로 이른바 'DSR 페널티' 카드도 꺼내든 바 있다. 경영계획상 가계대출 증가액을 초과한 은행에 대해 내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더 낮게 수립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이날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한 적절한 통제는 정책 운영과정에서 상당히 우선순위에 있는 정책 목표라 그런 수단('DSR 페널티')도 고려했다는 입장은 변함없다"면서도 "9~11월 가계대출 흐름을 보고 향후 DSR 정책, 은행권 여신심사 정밀화 효과 등을 두고 볼 것이다. 지금 단계에서 예단해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원장은 "가계대출 엄정관리에 대한 금융당국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은행 영업계획과 포트폴리오 관련해서도 적절한 여신 심사를 통해 대출 구조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은 금감원뿐만 아니라 금융위와 관계부처의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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