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티닙·리브리반트 병용요법 등재
의료진에 권고하는 표준 치료법으로 제시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미국 의료진의 표준 치료 지침인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 등재되면서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앞서 폐암 치료제 시장 점유율 1위이자 렉라자의 경쟁 약물로 거론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도 NCCN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NCCN 등재가 렉라자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유한양행 렉라자 [사진=유한양행] |
11일 업계에 따르면 NCCN은 지난 9일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하고 1차 치료 요법 중 권장 치료 요법(Other Recommended)으로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J&J)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을 제시했다.
또 다른 권장 치료 요법으로는 타그리소와 페메트렉시드 병용요법이 제시됐으며 선호 치료 요법(preferred)에는 타그리소 단독 요법이 등재돼 있다.
NCCN은 미국 내 32개 암센터와 연구소 연합체로 이 단체에서 발표하는 치료 가이드라인은 의료 현장에 있는 의료진의 표준 치료 지침이 된다. 가이드라인에 등재 되는 치료 요법은 최신 임상 자료 등을 토대로 정한다.
렉라자는 국내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이 개발하고 유한양행이 기술이전받아 2021년 글로벌 제약사 J&J에 기술수출한 약물이다. 계약 규모는 1조4000억원이다.
FDA는 지난 2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을 우선심사대상으로 지정한 데 이어 지난달 20일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마리포사(MARIPOSA) 3상 연구 결과가 밑바탕이 됐다.
해당 연구에서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은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에 비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켰다. 이같은 결과가 NCCN 가이드라인 등재에 유효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3일 렉라자 FDA 승인 이후 열린 유한양행 기자간담회에서 김열홍 사장은 NCCN 등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당연히 가능하다. J&J도 가이드라인 등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업계는 렉라자의 NCCN 가이드라인 등재 여부가 매출 상승에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렉라자 매출에 중요한 요소로 약가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 등재,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가 있다"고 짚었다. 다만 "렉라자와 리브레반트 병용 요법이 타그리소와 점유율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선호요법(preferred) 등재가 필요하다"고 봤다.
렉라자와 리브레반트 병용 요법은 권장 치료 요법에 등재됐다. 최종 임상 결과 공개에 따라 향후 선호 치료 요법에 등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공개된 마리포사 3상 연구의 후속 데이터에 따르면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경우 3년 후 61%까지 생존한 반면 타그리소 단독요법 환자들의 생존율은 53%에 그쳤다.
FDA 승인에 이어 예상보다 빠르게 NCCN 등재 성과를 이뤄내면서 렉라자의 시장 점유율 확대와 매출 상승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J&J의 자회사 얀센이 설정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병용 치료 요법에 대한 미국 시장 매출 목표는 50억 달러(6조6600억원)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가 이제 막 FDA 승인을 받아 판매 단계에 돌입한 상황에서 NCCN 가이드라인에 등재된 것은 의미 있는 성과"라며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폐암 치료에 시장에 자리를 잡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유한양행은 이날 얀센으로부터 60일 이내 렉라자 상업화에 따른 기술료 6000만 달러(804억원)를 수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