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예론 "우리 증시 17년간 박스권…밸류업·자본시장 선진화가 우선"
시행론 "조세형평 글로벌스탠다드 세제…시장 투명성 업그레이드"
조만간 정책의총 열어 최종 당론…양측 주장 팽팽해 '진통' 예상
[서울= 뉴스핌] 온종훈 정책전문기자 윤채영기자 ="자본시장 선진화와 증시 밸류업이 먼저" vs "금융투자소득세와 자본시장 선진화를 동시에 진행"
더불어민주당이 24일 오전 내년 시행 예정된 금투세와 관련해 개최한 정책토론회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 에서 시행을 연기하자는 '유예론'과 예정대로 하자는 '시행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양측 모두 금투세의 시행 취지에는 동의했지만 유예론은 국내 증시 영향을 우려해 시행을 연기하고 자본시장 선진화와 증시 밸류업을 먼저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시행팀은 증시에 미칠 영향이 무관하거나 '별개'라며 상법 개정 등 자본시장 선진화를 동시에 추진하자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 민주당 정책 디베이트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2024.09.24 pangbin@newspim.com |
이 과정에서 금투세를 먼저 도입한 미국, 일본, 대만 등의 사례를 인용하며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해석 차이도 크게 달랐다.
금투세의 시행 영향에 대한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 앞으로 예정된 민주당의 최종 당론 확정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과 진통이 예상된다.
토론은 금투세 시행팀과 유예팀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김현정(팀장)·이소영·이연희 의원이 팀원으로 나선 '유예팀'은 금투세 도입 시 국내 주식시장이 위축될 가능성 등을 우려했다.
모두 발언에 나선 김현정 의원은 "금투세 도입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자본시장 선진화와 증시 부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 금투세 도입을 여야가 합의하고 지난 4년간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증시는 우상향하고 있지만, 우리 증시만 유독 고점의 3분의 1도 회복하지 못하고 지독한 박스권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증시 밸류업과 자본시장 선진화가 우선"이라며 "조세 정의와 17년 동안 지속한 박스권에 갇힌 증시 부양 중에서 어떤 것이 정책적 목표의 우선이 돼야 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같은 팀의 이소영 의원은 대부분의 국가가 신규세제 도입 후에도 주가가 올랐다는 '시행론'의 근거를 두고 "해당 국가 대부분이 증시 상승기에 양도세를 도입했다"며 "(증시) 침체기에 신규세금 도입 후 부정적 영향이 없었던 사례가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김영환(팀장)·김성환·이강일 의원이 팀원으로 나선 '시행팀'은 금투세는 증세 목적이 아닌 시장의 투명화를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김영환 의원은 "금투세는 본질적으로 투자활동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일관된 세율을 적용해 조세 형평성을 제고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다가서는 세제"라며 "국내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것이지 새로운 증세 목적의 세금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현행 과세 체계는 투자 손실에도 과세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금투세 도입 시) 시장에 대한 신뢰와 예측 가능성도 커져서 시장 투명성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팀의 김성환 의원은 "금투세를 시행하면 '큰 손'이 외국으로 빠져나가 증시가 폭락할 것이라고 하는데 한국의 주식시장은 (이미)저평가돼 있다"며 "이는 한국의 주식시장이 매우 불투명하고 불합리하기 때문"이라고 거들었다.
민주당은 이날 정책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당내 의견을 수렴해 금투세 시행 및 유예와 관련한 최종 입장을 정할 예정이다.
현재는 이재명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금투세 유예 입장을 밝힌 것을 비롯해 김민석 최고위원도 최근 이에 동조하는 입장을 내놔 유예 쪽에 무게가 실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날 정책토론회가 시작되기 전 토론회가 열린 국회 본청 제4회의장에는 금투세 도입에 반대하는 일부 시민이 찾아와 진성준 정책위의장 등을 향해 항의하는 등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소란은 진 정책위의장이 직접 이들과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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