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물가 안정…내수 회복세 더뎌
가계부채 증가 불안…금리인하 주저
10일 금융위 국정감사…내부통제 도마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은행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예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변수는 가계부채 증가세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11일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논의한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3.50%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2월부터 지난 8월까지 기준금리를 13회 연속 동결했다.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10월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하향 안정 추세에 있어서다. 지난 9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년6개월 만에 1%대로 내려왔다. 지난 9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2.0%로 지난 8월(2.1%)보다 소폭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2%를 밑돈다고 전망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내수 회복세가 더디다는 점도 경기 회복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 명분에 힘을 실어준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내놓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4%로 0.1%포인트(p) 내렸다. 특히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4%로 0.4%p 낮췄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내부에서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신성환 금통위원은 지난 9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수를 보면 금리 인하 필요성은 더 커졌다"고 언급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25%로 25bp(1bp=0.01%p)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금통위원들 최근 발언을 감안하면 금융안정 측면에서 큰 변화가 없다면 물가 안정과 성장에 맞춰 금리를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10월 (기준금리) 25bp 인하를 전망한다"며 "신성환 위원과 금융안정보고서, 한은 고위 관계자 발언을 통해 10월 인하 방침이 확인되고 대출 금리 인상 속에 서울·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률도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준금리 동결 전망도 있다. 물가 안정에도 부동산 가격이 불안하고 가계부채는 증가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지난 9월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를 콕 집으며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는 하반기에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국내 경기 하방 리스크 확대까지 고려하면 당장 10월 (기준금리) 인하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면서도 "다만 최근까지도 표명되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한은의 높은 민감도를 고려할 때 10월 금통위부터 당장 금리 인하 결정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명실 연구원은 "10월 금통위에서는 금리 동결을 결정하되 연준 등 주요국 금리 인하 단행에 대한 한은의 동참 가능성 등 완화적 시그널이 처음 등장할 수 있다"며 "매우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 동결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 국정감사 시작…금융권 내부통제 도마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 하루 전인 오는 10일에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금융위원회,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사진=뉴스핌DB] |
정무위원회는 지난 9월30일 전체회의를 열고 증인 28명과 참고인 2명 등 총 30명에 대한 출석을 의결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 등이 증인으로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할 예정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 대출과 금융사고 등 내부통제에 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 농협은행도 반복되는 금융사고로 내부통제에 대한 지적을 받을 전망이다. OK저축은행은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따른 내부통제 문제에 관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