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교육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10대 자살률 증가와 사라져가는 골든타임

기사입력 : 2024년10월17일 17:31

최종수정 : 2024년10월17일 17:33

[세종=뉴스핌] 조승진 기자 = 처음 또래의 죽음을 경험한 것은 15살 때였다. 학교에 간 어느 날, 우리 학교 선배가 전날 밤 옥상에서 뛰어내렸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 선배는 내 친구의 언니이기도 했다. 부모 없이 할머니와 산다고도 했었다. 10대 청소년은 누구나 친구가 가족보다 더 중요해지는 시기를 거친다. 자연스러운 성장 발달 단계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기댈 어른이 분명치 않은 아이들에게 또래집단은 유독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닐 가능성이 높다. 그 선배는 함께 어울리던 무리에게 모함을 당한 날 목숨을 끊었다고 했다. 어쩌면 갑자기 세상에서 사라지는 모든 이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말이겠지만, 누군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내 친구는 그날 이후 한동안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사회부 조승진 기자

십수 년 전의 그날이 떠오른 것은 지난해 10대 자살률이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지난해에만 10대 청소년 370명이 목숨을 끊었다. 하루에 적어도 1명 이상의 아이가 자살한다는 얘기다. 이 수치는 그 이전해와 비교했을 때 10.4%나 더 높다. 사실 10대 자살률은 2018년 이후 6년 연속 상승하고 있다. 매해 더 많은 아이가 목숨을 끊고 있다는 소리다. 이 중 초등학생만 떼어 놓고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최근 8년간에만 초등 자살률이 5배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 10명 중 1명이 10대라는 통계도 있는데, 이제는 목숨을 끊는 이들도, 끊으려는 이들도 점점 어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열된 입시경쟁, 성적에 대한 심리적 압박, 친구들과의 관계 등에 따라 아이들이 점점 더 자살을 택한다고 짚었다. 하지만 이 중 어느 한 요인만 떼놓고 아이들이 죽었다고 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입시경쟁에 뛰어든 아이들은 성적에 대한 압박을 느낄 거고, 압박 속에서는 교우관계를 쌓기 위해 마음을 쓰기 힘들 테다. 관계를 맺는데 필수인 상대방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에 벌써 팍팍함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7세 고시', '초등 의대반', '학원 라이딩 육아' 등 아주 어린 아이들의 사교육을 지칭하는 신조어들도 등장하고 있는데, 몇 개의 단어만 봐도 아이들의 삶이 여유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점점 빨라지는 자살 연령이 이와 관계없다고 할 수 있을까?

나종호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SNS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 (청소년 자살) 통계가 발표된 지 시간이 지났는데 영향력 있는 어떤 정치인도, 교육자도, 정책 입안자도 말 한마디 없다"며 참담한 심정을 적었다.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한 언론 기고에서 교육부는 디지털 교과서 예산을 몰방하고, 복지부는 진료할 의사를 없애고, 여가부는 폐지가 예고된 부서로 간신히 (청소년 정신건강 정책의) 명맥만 유지한다고 지적했다. 모두 대책 미비를 비판하는 말이다. 그들의 말처럼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는 걸 아쉬워하기보다 태어난 아이들부터 지킬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지금이 아이들을 위한 개혁의 골든타임이다. 

chogiza@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부지법 난동' 4명 오늘 선고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당시 언론사 취재진을 폭행하거나, 법원에 난입하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 대한 법원의 선고가 16일 내려진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우현)는 이날 오전 10시 우 모 씨 등 4명의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 1월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 유리창과 벽면이 파손되어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유리창을 깨고 집기를 훼손하는 등 난동을 부려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섰다. [사진=뉴스핌 DB] 우 씨는 지난 1월18일 서부지법에서 취재 중이던 MBC 취재진에게 가방을 휘둘러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남 모 씨와 이 모 씨는 시위대를 법원 밖으로 이동시키려던 경찰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를 받는다. 안 모 씨는 서부지법 경내에 들어간 혐의(건조물침입)다. 지난 30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우 씨, 남 씨, 이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안 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피고인들은 모두 죄를 반성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서부지법 난동' 첫 판결이 나온 지난 14일, 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진성 판사는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를 받는 김 모 씨와 소 모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chogiza@newspim.com 2025-05-16 07:26
사진
사직 전공의 복귀 수요조사 마무리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정부에 전공의 복귀를 위한 '5월 추가 모집'을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수련병원 단체인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복귀 희망 여부를 조사한 설문 결과를 마무리했다.  복지부는 지난 7일 이달 중 복귀를 원하는 사진전공의를 대상으로 복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공의 수련은 3월과 9월에 각각 상·하반기 일정을 게시한다. 만일 사직전공의가 하반기 모집에 맞춰 복귀하면 다음 해 2월에 실시되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이에 일부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할 방안을 요구했고, 복지부가 추가 모집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복지부는 복귀 의사가 확인돼야 추가 모집을 검토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부가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추가 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진은 6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의 의료진 모습. 2025.02.06 yooksa@newspim.com 이에 따라 수련병원협의회는 사직 전공의 복귀 의사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참여한 전공의 중 절반가량은 '조건부 복귀'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복귀 시 수련 인정,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재논의, 제대 후 복귀 보장 등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아직까지 실제 복귀 의사를 밝힌 사직 전공의는 미미한 수준이다. 앞서 대한의학회가 시행한 설문 조사에서 복귀 의사를 밝힌 사직 전공의는 300명에 불과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수련 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올해 3월 기준 1672명으로 지난해 전공의 집단 사직 이전 1만3531명 대비 12.4% 수준이다. 전공의 사직 이전의 50%(6765명)까지 돌아오려면 최소 5093명이 돌아와야 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사직 전공의는 "바뀐 게 없는데 복귀하겠느냐"며 "복귀하지 않겠다는 전공의가 대부분"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복지부는 의료 단체들의 설문 조사 결과를 받은 후 추가 모집 결정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복귀 마지노선이 5월인 점을 감안해 조속히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오늘 오후 기준 전달 받은 설문 결과는 없다"며 "설문 조사 결과를 받게 되면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5-05-14 17:1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