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중앙지검장 vs 전 중앙지검장 '격돌'
이성윤 의원, 김여사 영장청구 당시 중앙지검장
이창수 지검장 "왜 부끄러운 사람 만드냐…
尹에 받은 은혜 없다" 야당 질의에 강하게 반발
[서울=뉴스핌] 김현구 박서영 기자 = 18일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창수 중앙지검장과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 관련 압수수색영장 기각을 두고 격돌했다.
이 지검장은 김 여사에 대한 영장 청구 당시 중앙지검장이었던 이 의원에게 해명을 요구했고, 이 의원은 본인을 감사하러 왔냐며 반발했다.
서울고검·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한 이날 법사위에선 전날 중앙지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개입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 것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고, 이에 야당 의원들은 이 지검장을 향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검찰청, 수원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울동부지방검찰청,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등 국정감사에서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2024.10.18 leehs@newspim.com |
이 의원은 이 지검장에게 "정말 제가 부끄럽다. 국정감사를 보는 후배나 전·현직 (검사들이) 문자가 많이 온다"고 말했다.
이에 이 지검장은 "그 부분은 계속 그렇게 말씀하실 건 아닌 것 같다. 제가 사건을 제대로 처리했다고 하는데 왜 자꾸 저를 부끄러운 사람으로 만드느냐"고 반발했다.
또 이 의원이 "아침부터 살아있는 권력을 불기소 해놓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변호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이 지검장은 "변호하는 것이 아니라 수사 결과를 설명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은 "조용히 해라. 내가 질문하지도 않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 지검장은 "소리 지르지 말라"고 대응했다.
이 의원은 질의시간 끝무렵 "살아있는 권력을 불기소 해놓고 이렇게 변호하는 거 정말 부끄러워하라. 저 정말 호적을 파버리고 싶다"고 재차 이 지검장을 비판했다.
이후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 지검장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그러자 이 지검장은 "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지 5개월 됐다. 기록을 인수해 충실히 검토해서 법과 원칙에 따라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1년 이 의원이 중앙지검장이었을 때 코바나컨텐츠 영장 기각된 것을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검찰이 일부러 코바나컨텐츠로 영장을 청구했다고 하는데 그 부분을 해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2020년 11월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전부 기각했다. 이 의원은 2020년 1월~2021년 6월 중앙지검장을 역임했다.
특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은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상태였기 때문에, 이 지검장과 마찬가지로 당시 사건의 최종책임자는 이 의원이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당신이 나한테 질문하러 왔냐. 감사하러 왔냐"며 "여기가 어딘지 아느냐. 감사받으러 온 것이다. 그러지 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외에도 이 지검장은 이날 김 여사 수사 논란 등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저에게 이 사건(김 여사)을 기소하는 게 훨씬 좋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결국 검사는 기록을 보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정치적으로 어떤 요구를 받는다고 기소한다거나 처리를 미루는 게 정치 검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사 검사들의 의견이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해서 검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다"며 "저 역시 법사위원들이 말하는 부분에 대해 많은 의문을 제기했지만, 수사팀 의견을 듣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서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가 누구를 돕거나 봐주려는 생각은 전혀 없다. 만약 그랬다면 금방 드러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중앙지검이 김 여사 사건 처분 전날 '레드팀' 회의를 연 것에 대해 "(이 지검장) 혼자 묻혀도 되는데 왜 후배들을 끌고 와서 레드팀 회의에 참여시켜 죄인을 만드는가"라며 "윤 대통령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그러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자 이 지검장은 "대통령한테 받은 은혜가 없다"며 "제가 중앙지검장을 하고 싶다고 하지도 않았다. 그것은 제게 모욕적인 질문"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책임을 나누려는 생각은 전혀 없다"며 "모든 것은 제 책임하에 진행된 일이며 (수사 내용을) 다시 한번 검토하기 위한 회의였다"고 부연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