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유세에서 나온 막말이 선거 운동 막판에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선거 유세에 참여한 한 코미디언이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라고 부르고 라틴계 등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면서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USA투데이 등 주요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진행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에서 찬조 연설한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는 "문자 그대로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쓰레기 섬이 있다"며 "나는 그것이 푸에르토리코라고 불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푸에르토리코는 미국령이지만 푸에르토리코 시민들은 미국 의원이나 대통령을 뽑을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힌치클리프는 라틴계들이 "아기를 만들기를 좋아하고 그들은 빼지 않는다"며 이들이 출산에 집착하고 피임을 꺼린다는 인종차별적 고정관념을 드러내기도 했다. 흑인 관중에 대해서는 수박을 언급하고 유대인에 대해서는 "종이를 던지느라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그들을 싸구려라는 식으로 비하했다.
해당 발언들이 문제가 되면서 트럼프 캠프 측은 힌치클리프의 코멘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생각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트럼프 집회 당일 매디슨 스퀘어 가든 밖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이미지 앞에 서 있는 뉴욕 경찰.[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10.29 mj72284@newspim.com |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푸에르토리코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재능 있고 혁신적이며 야심 있는 사람들의 고향"이라고 밝혔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부모를 둔 영화배우이자 가수인 제니퍼 로페스는 해리스 부통령이 올린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했으며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래퍼 겸 프로듀서인 배드 버니도 같은 영상을 공유해 처음으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리키 마틴은 힌치클리프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고 스페인어로 "이것이 그들이 우리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문을 맡은 스티븐 밀러는 전날 관중들을 향해 "미국은 미국과 오직 미국인들을 위한 곳"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 같은 밀러의 발언이 미국에 온 모든 이민자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유권자가 많은 플로리다주의 릭 스콧 상원의원은 X를 통해 "그것은 재밌지도 않았고 사실도 아니다"며 "푸에르토리코인들은 놀라운 사람들이고 놀라운 미국인들이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소속 앤서니 디에스포지토(뉴욕), 마리아 에비라 살라자르(플로리다), 카를로스 기멘데스(플로리다) 하원의원도 트럼프 유세에서 나온 막말을 비난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어머니를 둔 디에스포지토 의원은 "나는 푸에르토리코인인 것이 자랑스럽다"며 "쓰레기였던 것은 그 형편없는 코미디 공연이었다"고 꼬집었다.
다만 논란이 된 발언이 트럼프 캠프에 커다란 역풍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크지 않다. 공화당 선거 자금 모금 활동가인 데이비드 타마시는 "정치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부동층은 무명 코미디언이 일요일 밤에 할 발언 때문에 그것이 정치적으로 부적절했을지라도 흔들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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