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생활경제

속보

더보기

[위기의 우아한형제들] ①'우리가 어떤 민족'…기로에 선 배민의 선택은

기사입력 : 2024년10월30일 09:29

최종수정 : 2024년10월30일 09:30

수수료 갈등 부각되자 1위 배민에 비판 봇물
"배당률 지나쳐…글로벌 스탠다드만 따라선 안돼"
"플랫폼 산업에 대한 개선된 인식 필요"
"무료배달이 갈등 촉발…소비자 부담 있어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을 선도한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배달앱의 배달비가 비싸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거센 도전에 직면한 것. 우아한형제들에게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다. 배달앱 이중가격 논란으로 사회적 문제가 된 배달 수수료 문제. 그 해결방안과 함께 우아한형제들의 '점유율 60%' 반등 묘책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배달업계가 시끌시끌하다. 그중에서도 1위 기업인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에 비난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0년 김봉진 대표에 의해 설립돼 배달의민족이라는 배달 앱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슬로건과 독창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주목받으며 국내 배달 시장의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DH)에 약 4조 7000억원에 인수됐다. DH와의 합작을 통해 우아DH아시아라는 법인을 설립하며 아시아 시장으로 확장할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배신의민족' '추악한형제들'이라는 오명을 쓰고 비판에 직면해 있다. 스타트업 중에서도 혁신으로 꼽히는 배민은 왜 위기에 처하게 됐을까.

전문가 4명과 함께 배민의 위기를 다방면으로 짚어봤다.

우아한형제들 창업자인 김봉진 대표(왼쪽)와 당시 김범준 차기 대표. [사진=우아한형제들]

◆ 배민이 업계 1위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이유

우아한형제들이 국내 1위 업계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플랫폼 산업에서의 선도자 우위 전략이 유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지 '먼저'였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배민은 초창기 자영업자,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강조하며 골목 상권까지 전국의 맛집을 입점시켰다.

그런 배민이 지난 7월 기존 6.8%이던 중개 수수료를 경쟁사 쿠팡이츠와 같은 수준인 9.8%로 올렸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소비자 혜택을 확대하면서 그 부담을 입점업체에게 지웠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배민의 수수료 인상에 대해 "인상률이 컸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왜 높은 영업이익에도 이 수수료를 책정하게 됐는지, 앞으로는 얼마큼 인상할 계획인지에 대한 정확한 메시지가 필요했다"면서 "현재 상황을 잠재울 수 있는 소통의 역량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다만 수수료 인상에 대해 과도한 비난을 받고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

이희찬 세종대 호텔관광외식경영학부 교수는 "외식업경영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입점업체 기준, 배달 수수료가 전체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가 채 안 된다"며 "식자재비가 40%가량이고 그밖에 인건비, 임대료가 큰 비율을 차지하는데 외식업의 주요한 축인 배달업계의 2% 수수료만을 갖고 지적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배달의민족 가맹점주 등이 배달의민족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 강행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독일로 혈세 다 흐른다" 어마어마한 배당률

높은 배당률은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국민 혈세가 독일로 흐른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해 7000억원의 영업익을 올린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4월 중간 배당금으로 4127억3200만원을 지급했다. 주당 배당액은 3만7248원, 주당 배당률은 7450%에 달한다.

우아한형제들의 모기업인 우아DH아시아는 우아한형제들 지분의 99.07%를 보유하고 있다. 우아DH아시아의 최상위 지배기업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다.

전문가들은 독일 모기업이 수익성을 우선순위로 두는 것은 이해하면서도 지나친 배당률에 대해서는 국가가 나서 제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용식 교수는 "플랫폼 산업이라는 게 주요한 기간 산업은 아니라 해도 우리 생활에 밀착되어 있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피부로 와닿는다"며 "그래서 플랫폼 기업이 주권을 잃어버렸을 때는 사회적 정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희찬 교수는 "DH에서도 한국에서 수익을 많이 벌어들이다 보니 투자에 대해 과도하게 거둬들이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를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상생' 어디로…"국민감정 생각해야"

배민이 현 위기에 직면하게 된 배경에는 우리나라 국민감정도 뒷받침된다.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은 대부분이 소상공인이다. 퇴직 후 가게를 차려 장사를 하면서 노후까지 준비하는 영세상공인이 많다. 기업의 윤리나 사회 환원 등을 중시하는 상황 속, 서민들을 쥐어짜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황용식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기업에 대한 정서, 상생에 대한 정서를 생각해야 한다"며 "글로벌 스탠다드나 글로벌 플랫폼 잣대로만 이를 바라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생계를 걸고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요즘같이 ESG 경영을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렇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또한 "독일 기업이라고 해서 남의 나라에 들어가서 착취하면 안 된다"며 "CSR이라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게 우리나라에서만 나오는 경영이념도 아니지 않나. 국민감정도 생각해야 하고 자영업자를 고려해서 자제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아한형제들 피터얀 반데피트 대표가 10일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열린 전사발표에서 사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 플랫폼 산업에 대한 지원·소비자 이해도 필요

문제가 커진 배경으로 '플랫폼 산업'의 국내 입지에 대한 견해차도 거론된다. 배달앱 서비스는 요식업이라는 주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부수적인 거래이기 때문에 과도한 이익률을 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배달앱은 더 이상 부수 거래가 아닌 요식업의 핵심이자 부가가치 사슬을 만드는 주된 서비스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서브였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도 부수 사업이라고 보는 건 옛 고정관념에 갇힌 생각"이라고 말했다.

황용식 교수 또한 "가치 사슬을 놓고 봤을 때 누가 더 영향력이 있느냐의 싸움인데 (현재는) 플랫폼이 힘의 관계에 있어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그래서 전체적인 판을 주도적으로 플랫폼이 짜고, 이에 따르라는 것이 현 플랫폼 산업의 논리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무료 배달이 촉발한 경쟁으로 소비자들이 마땅히 부담해야 할 배달료가 자영업자에게 과도하게 넘어가면서 이런 문제가 촉발됐다고 짚었다.

이희찬 교수는 "기본적으로 배달 수수료는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라며 "우버 이츠 같은 글로벌 플랫폼은 배달 수수료가 30%에 육박되는데 모두 소비자가 당연히 부담한다. 집에서 편하게 더 먹기 위해서는 금전적인 보상을 당연히 해야 하지 않나"라고 짚었다.

서용구 교수 또한 "너무 소비자 친화적인 정책만 펼치는 것 같다"며 "지금보다는 소비자가 부담을 좀 더 하면서 배달 앱 측에서도 양보하고 자영업자들에게도 이익을 적당히 분배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간다면 지금보다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mky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부지법 난동' 4명 오늘 선고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당시 언론사 취재진을 폭행하거나, 법원에 난입하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 대한 법원의 선고가 16일 내려진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우현)는 이날 오전 10시 우 모 씨 등 4명의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 1월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 유리창과 벽면이 파손되어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유리창을 깨고 집기를 훼손하는 등 난동을 부려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섰다. [사진=뉴스핌 DB] 우 씨는 지난 1월18일 서부지법에서 취재 중이던 MBC 취재진에게 가방을 휘둘러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남 모 씨와 이 모 씨는 시위대를 법원 밖으로 이동시키려던 경찰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를 받는다. 안 모 씨는 서부지법 경내에 들어간 혐의(건조물침입)다. 지난 30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우 씨, 남 씨, 이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안 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피고인들은 모두 죄를 반성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서부지법 난동' 첫 판결이 나온 지난 14일, 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진성 판사는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를 받는 김 모 씨와 소 모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chogiza@newspim.com 2025-05-16 07:26
사진
사직 전공의 복귀 수요조사 마무리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정부에 전공의 복귀를 위한 '5월 추가 모집'을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수련병원 단체인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복귀 희망 여부를 조사한 설문 결과를 마무리했다.  복지부는 지난 7일 이달 중 복귀를 원하는 사진전공의를 대상으로 복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공의 수련은 3월과 9월에 각각 상·하반기 일정을 게시한다. 만일 사직전공의가 하반기 모집에 맞춰 복귀하면 다음 해 2월에 실시되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이에 일부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할 방안을 요구했고, 복지부가 추가 모집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복지부는 복귀 의사가 확인돼야 추가 모집을 검토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부가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추가 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진은 6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의 의료진 모습. 2025.02.06 yooksa@newspim.com 이에 따라 수련병원협의회는 사직 전공의 복귀 의사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참여한 전공의 중 절반가량은 '조건부 복귀'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복귀 시 수련 인정,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재논의, 제대 후 복귀 보장 등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아직까지 실제 복귀 의사를 밝힌 사직 전공의는 미미한 수준이다. 앞서 대한의학회가 시행한 설문 조사에서 복귀 의사를 밝힌 사직 전공의는 300명에 불과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수련 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올해 3월 기준 1672명으로 지난해 전공의 집단 사직 이전 1만3531명 대비 12.4% 수준이다. 전공의 사직 이전의 50%(6765명)까지 돌아오려면 최소 5093명이 돌아와야 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사직 전공의는 "바뀐 게 없는데 복귀하겠느냐"며 "복귀하지 않겠다는 전공의가 대부분"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복지부는 의료 단체들의 설문 조사 결과를 받은 후 추가 모집 결정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복귀 마지노선이 5월인 점을 감안해 조속히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오늘 오후 기준 전달 받은 설문 결과는 없다"며 "설문 조사 결과를 받게 되면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5-05-14 17:1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