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 BBC 방송이 27일(현지시간) 배우 정우성의 혼외자 논란과 관련 "한국 스타의 아기 스캔들이 전국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51세의 한국 영화계 A급 스타 정우성이 지난 24일 소속사를 통해 자신이 35세 모델 문가비의 갓 태어난 아들의 아버지임을 확인했다"면서 "그가 결혼하지 않은 여성과 사이에서 아이를 낳았다고 인정하면서 (한국 내) 유명인의 처신과 비(非) 전통적 가족 구조에 대한 전국적인 논쟁이 촉발됐다"고 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4.11.27 oks34@newspim.com |
BBC는 이번 스캔들의 전개 과정도 설명했다.
문가비가 지난 22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출산 사실을 공개하면서 아기의 친부(親父)를 밝히지 않은 채 "예상치 못한 일" "갑작스러운 소식에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틀 후 정우성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문가비가 SNS에 공개한 아기가 정우성의 아들임을 확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했다.
BBC는 "한국 온라인에서는 풍부한 영화 경력으로 누구나 아는 유명 연예인이 된 정우성에 대한 비판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많은 네티즌들이 정우성이 정직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더럽혔다고 생각하고, 일부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한 그가 아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데 대해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네이버 뉴스의 한 댓글 작성자는 "정우성은 모든 의무를 다할 것이라며 착한 척하고 있는데… 아이는 돈만으로 자라지 않는다"고 했고, 다른 사람은 "아이를 낳고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윤리적인 사람인 척 한 것이 문제"라고 했다.
한 여당 의원이 "우리 사회 통념상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한국의 전통과 국민 정서는 지켜져야 한다"는 발언도 소개했다.
반면 한국 사회가 기존의 전통적 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정의 형태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BBC는 "최근 한국 통계청의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37%로, 2012년 이후 15%포인트 가까이 늘었다"면서 "결혼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사람 중 72% 이상이 60세 이상이었다"고 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소영 의원이 페이스북에 "단순히 아이가 있다고 해서 결혼을 하고 동거와 상호 부양의 의무를 져야 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숨이 막힐 것 같다. 사회에 정상이라는 기준이 있는 것처럼 보여도 모든 삶은 저마다 고유한 방식이 존재한다"라고 쓴 내용도 소개했다. 이 의원은 "더 나은 사회는 그런 차이를 편견없이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사회일지도 모른다"고도 했다.
진보 성향의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우리 사회가 가족의 다양한 모습을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면서 "(정씨와 문씨 같은) 혼외 출산을 하는 유명인들의 사례가 오늘날 혼외 출산을 반대하는 대중의 시각을 바꾸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썼다고 전했다.
BBC는 "한국은 연예계에 대한 압박이 심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면서 "연예인들은 종종 지나치게 높은 사회적 기준에 따라 극도의 감시를 받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