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미약품 임시주총 개최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임시주총은 형제 측이 한미약품의 경영권을 장악하고자 소집 청구했다. 이사회에서 박재현 대표 등 4자연합(모녀) 측 인사를 해임하고 본인들 측근을 앉히겠다는 구상이다.
이사 해임의 건은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해 형제 측과 모녀 측의 표대결이 불가피하다. 양측 모두 우호 지분을 완벽히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임시주총 상정 안건은 ▲사내이사 박재현(한미약품 대표이사)·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해임의 건 ▲사내이사 박준석(한미사이언스 부사장)·장영길(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 선임의 건이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는 4자연합(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회장·킬링턴 유한회사) 측 인사 6명과 형제 측 인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 이사 2명을 해임하고 측근을 새로 선임해 구성을 뒤집겠다는 게 형제 측 전략이다. 지난달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 4자연합이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같은 방법을 시도한 바 있다.
상법에 따라 이사 해임 절차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에 해당되며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과 발생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지난달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한미약품의 최대주주는 지분 41.42%를 보유한 한미사이언스다. 앞서 4자연합은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의 의결권 행사를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전날 기각됐다.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진 셈이다.
하지만 41.42%의 지분 만으로는 이사 해임을 추진하기 어렵다. 앞서 지분 10.02%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은 형제 측이 제안한 신규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4자연합 측에 서겠다는 것이다. 4자연합의 우호 지분은 신 회장 개인 지분 7.72%와 한양정밀 지분 1.42%를 포함해 총 19.16%로 파악된다.
양측 모두 우호 지분을 완벽히 확보하지 못하면서 지분 39.14%(6월 반기보고서 기준)를 들고 있는 소액주주가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 다만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박재현 사내이사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에 반대 의견 권고를 내려 해당 의견이 소액주주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12일 보고서에서 "임기 중 이사 해임 사유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며 "1호 의안이 부결될 경우, 회사 정관상 이사회 정원을 초과해 2호 의안 역시 승인할 수 없으므로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임시주총을 이틀 남겨두고 오너 일가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4자연합 측에 물밑 대화를 시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또한 변수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임 사내이사는 모녀인 송 회장과 임 부회장에게 대화를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를 두고 국민연금이 형제 측이 제안한 안건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상황이 불리해지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임 사내이사는 지난 13일 돌연 입장문을 내고 한미약품 임시주총 철회를 공식 제안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형제 측 분열 우려가 나오기도 했으나, 임 대표 측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