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신동국 해임안 부결
이사회 구성 6대 4 그대로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0년 내 매출 5조원 달성이라는 비전을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겠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한미사이언스는 임시주총이 끝났으니 고소·고발을 자진 취하해주셨으면 좋겠다."
19일 열린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4인연합(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회장·킬링턴 유한회사)의 표대결 승리로 직을 유지하게 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주주총회가 끝나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소회를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19일 서울 송파구 서울시 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를 마치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2.19 sykim@newspim.com |
그는 "임시주총을 앞두고 고소·고발이 저와 회사 등을 상대로 8건이나 들어왔다"며 "저희가 봐도 근거가 없는 부분이고 아마 한미사이언스 측에서도 알고 계실거라고 믿는다. 차분히 순리대로 진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 대표는 독립경영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한미약품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박 대표는 "한미사이언스와 업무 위수탁 관계의 틀을 깨고 싶진 않다"며 "지난 8월 인사팀, 법무팀 인사를 단행한 것은 한미약품이 최소한으로 가져가야할 관리적인 부분이며, 이 인원으로 독립경영을 할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모펀드인 라데팡스 파트너스가 한미약품 경영에 개입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라데팡스를 본적이 없다"며 "라데팡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직접적으로 뵙고 이야기 한 적이 없는데 얼만큼 경영권에 개입하는 지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가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출석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다. 이날 안건은 이사 해임 안 및 신규 이사 선임 안이 상정돼 있다. 2024.12.19 leemario@newspim.com |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형제 측의 제안으로 박재현(한미약품 대표이사)·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해임의 건이 상정됐으나 부결됐다.
상법에 따라 이사 해임 절차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에 해당되며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과 발생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이 있어야 가능한데 이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달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한미약품의 최대주주는 지분 41.42%를 보유한 한미사이언스다. 이날 한미사이언스는 이사 해임안에 찬성표를 던졌으나 국민연금공단과 소액주주 등이 4인연합(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회장·킬링턴 유한회사) 측을 지지해 표대결에서 패배한 것으로 보인다.
이사 해임의 건이 부결됨에 따라 형제 측은 한미약품 이사회 장악에 실패했다. 형제 측이 제안한 사내이사 박준석(한미사이언스 부사장)·장영길(한미정밀화학 대표이사) 선임의 건은 자동 폐기됐다.
한미약품 이사회는 4인연합 측 인사 6명과 형제 측 인사 4명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 이사 2명을 해임하고 측근을 새로 선임해 구성을 뒤집겠다는 게 형제 측 전략이었으나 실패하면서 4인연합 우위 체제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박 대표를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 확립을 굳힐 것으로 보인다. 4인연합은 지난달 '머크식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기업의 도약을 이끌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표는 "확고한 전문경영인 체제 기반의 공고한 리더십을 확인해 주신 주주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주주친화 정책도 주주님들께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매우 아쉬운 결과이나 해임요건에 해당하는 여러가지 사실과 상황들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구체화될 것"이라며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면 주주들의 판단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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