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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김주애의 산타클로스와 쿠르스크 설원의 북한 병사 리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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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참사 외면한 北, 화려한 신년 축제
딸 손잡고 나와 '가족애' 과시한 김정은
"소련군 장교 김일성 손자가 용병 파견"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지난해 12월 31일 밤 평양 대동강 능라도에 자리한 5.1경기장에는 레이저와 오색조명이 휘황찬란했다.

15만명 수용 규모의 스타디움을 절반가량 채운 동원 군중들의 환호와 관변 가수와 예술인의 공연이 어우러지면서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새해를 축하합니다'라는 대형 전광판의 구호와 요란한 선전‧선동의 한 가운데에는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서 있었다.

서울의 계엄‧탄핵 국면은 그렇다 치더라도 무안공항에서 179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해 애도기간이 선포된 가운데 북한은 떠들썩한 새해맞이 축하행사를 펼쳤다.

그 흔한 조전(弔電)이나 애도 메시지는 없었다. 하기야 김일성‧김정일 때의 '우리민족끼리' 운운하던 태도에서 돌변해 대한민국을 '제1의 주적이자 적대국'이라 칭하고, 아예 남북한을 다른 민족이라 강변하는 김정은이니 기대할 바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날 공연에 눈길을 끈 한 장면이 등장했다. 김정은이 데리고나온 딸 주애 앞에 놓인 산타 모양의 장식물이다.

이른바 주석단이라 부르는 VIP석 테이블 위 유리관 속에 자리한 붉은 복장의 산타클로스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분위기를 돋우기에 충분해 보였다.

여기에 눈길이 쏠린 건 북한 체제가 주민들에게 기독교 사상이 전파되는 걸 극도로 꺼리고 탄압하며, 특히 크리스마스와 산타 등을 엄금하는 것과 대비되는 행태를 보였다는 점에서다.

혹여 북한에도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고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 결성돼 활동하며 봉수교회와 장충성당 등이 있다는 걸 주장하는 분이 있다면 헌법의 '반종교 선전의 자유'가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중국 등지에서 선교사를 만났거나 성경을 접한 탈북민들의 강제북송돼 어떤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되는지를 들여다보길 바란다.

평양의 2025년 새해맞이 축하공연은 예년과 달랐다.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새로 총리에 임명된 박태성과 전임 총리인 김덕훈 당 경제부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등이 부부동반으로 참석하는 모습이 조선중앙TV 화면으로 드러났다.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아들‧딸로 보이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경기장에 들어서는 장면이 방영됐다.

행사 내내 김정은 위원장은 주애의 손을 잡고 관람하며 딸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장을 떠날 때 주애가 차량에 오르는 왼쪽 문까지 다가와 챙기는 '딸 바보' 아빠의 모습까지 보였다.

북한 정권이 자신들도 '가족애'를 품고 있는 정상적인 체제임을 드러내려는 치밀한 상징술을 구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츠가 설파한 '극장국가(theater state)'의 살아있는 전형이 북한 김정은 체제임을 확인케 하는 대목이다.

평양에서의 화려한 신년행사 장면을 TV영상을 통해 분석하던 필자의 눈앞에는 혹한의 날씨에 눈 덮힌 쿠르스크 벌판에서 자폭드론에 의해 몰살당하다시피 하는 북한군 병사들의 모습이 오버랩 됐다.

그 가운데서도 첫 전사자 그룹에 속한 1997년 생 북한군 리대혁은 마음 한 구석이 무척 아려오게 한다.

그가 지녔던 신분증에는 총탄이 관통한 듯 구멍이 뚫려있었고 붉은 핏자국이 선명했다.

[서울=뉴스핌]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SOF)이 지난해 12월 22일(현지 시각) 사살당한 북한군 시신 사진과 함께 텔레그램 채널에 공개한 러시아어 신분증. 서명란에 한글 자필로 '리대혁'이라고 쓰여진 게 눈길을 끈다. 총탄이 관통한 구멍과 혈흔이 드러난다. [사진=우크라이나 SOF 텔레그램] 2025.01.06

함께 공개된 시신의 총상 위치로 보아 아마도 군복 상의 앞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신분증을 꿰뚫고 지나간 듯하다.

리대혁이 지녔던 증서로만 보면 그는 투바공화국에서 출생한 '킴 칸볼라트 알베르토비치'라는 28살 러시아 청년이다.

유일하게 그가 북한군 병사임을 알 수 있게 하는 건 자필 서명 형태로 쓴 '리대혁'이란 한글 이름이다.

우크라이나를 불법 침공한 러시아를 지원한다며 김정은이 북한군 1만1000여명을 비밀리에 파병하면서 철저하게 이들의 신분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군복을 입혀 전선에 투입된 북한군 병사들은 러시아 부대에 배속돼 러시아 지휘관의 작전 명령에 따르도록 돼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북한군 병사들은 눈덮힌 혹한의 전장에 총알받이로 내몰리고 있다.

광활한 평원이 펼쳐진 격전지 쿠르스크에서 전투를 벌일 때 필수적이라고 하는 APC(병력수송장갑차) 지원조차도 없이 투입되다 보니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1인칭시점(FPV) 드론에 잡힌 북한군 병사들의 최후는 정상적인 전투나 군사작전이라 보기에는 지나치게 무모해 보인다.

숨진 북한군 간부가 지녔던 부대원들의 신상메모를 보면 이들 대부분이 부모가 없거나 노동자‧농민 등 소위 힘없고 배경 없는 집안의 아이들임을 알 수 있다.

북한군 전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부족한 우크라이나전 병력을 채우기 위해 곧 추가 파병을 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낯선 이국땅 전쟁터에서 명분 없는 전쟁에 동원돼 북한 청년 군인들이 죽음을 맞는 시각 평양에서는 최고권력자와 선택받은 일부 계층들이 화려한 신년 축제를 펼쳤다.

영하의 날씨 속에 동원된 주민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 했지만 김정은과 그의 딸 주애는 유리 온실 구조의 VIP관람석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북한을 세습독재 체제로 만들어 이른바 백두혈통 운운하는 핏줄 놀음을 해온 김 씨 일가는 스스로를 '최고존엄'이라 칭하기도 한다.

자기 자식 챙기며 애지중지하는 건 부모라면 당연한 일이니 이를 나무라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제 새끼 귀하면 남의 자녀 소중한 줄도 알아야 한다. 결국 피눈물로 돌아온다는 얘기다.

북한의 사정으로 볼 때 전쟁에서 숨진 병사들의 시신조차 제대로 수습하기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평양으로 송환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생때같은 아들이 이역만리 전쟁터에 끌려간 줄도 몰랐던 부모가 뒤늦게 유해도 없는 전사통지를 받게 민심은 술렁일 수밖에 없다.

북한으로 귀환한 부상자를 통해 입소문은 일파만파로 번져나갈 게 분명하다.

일제강점기 소련군 88여단 대위였던 김일성은 해방된 조국에 소련 정치장교를 뒷배삼아 진주하면서 민족분단과 동족상잔의 씨를 뿌렸다.

80년 세월이 흐른 지금 그의 손자 김정은이 청년들에게 러시아 군복을 입혀 용병으로 내몰고 있는 건 역사의 아이러니다.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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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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