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대만 당국이 중국 화물선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자국 해저 통신 케이블을 절단했다고 보고 한국에 수사 공조를 요청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만 해안경비대 당국자는 FT에 "우리가 선장을 심문하는 게 불가능하므로 한국 당국에 해당 선박의 다음 행선항에 관한 조사를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라고 알렸다.
대만 해협 주변에서 훈련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함정.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하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대만 통신사 중화텔레콤은 지난 3일 오전 7시 51분께 자사의 해저케이블에 장애 신호를 감지해 해양순찰서(해경)와 국가통신전파위원회(NCC)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대만 해경은 신베이시 북부 7해리 해역에서 카메룬 선적의 화물선 '순신(ShunXin) 39호'를 발견했다.
해안경비대는 선박의 외부 검사를 실시하고 선장과 무선 통신을 확보했지만, 기상악화로 대원들이 승선해 조사할 순 없었다. 또 사건이 있고 많은 시간이 흘렀기에 국제법에 따라 추가 조사를 위한 나포도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이 화물선은 홍콩의 한 회사로 돼 있지만 회사에 등재된 이사는 중국 본토 출신 사람 한 명뿐이라고 당국자들은 알렸다.
또한 화물선의 움직임을 추적한 결과 지난해 12월 1일부터 대만 북부 해역을 여러 방향으로 오가는 것이 포착됐고, 케이블이 끊어진 위치에서 닻을 늘어뜨린 정황도 나타나 해저 케이블이 절단된 것은 "우연한 사고"가 아닌 의도된 훼손이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절단된 해저 케이블은 대만과 미국 서해안을 잇는 태평양 횡단 케이블(TPE)로, 대만 중화텔레콤과 미국 AT&T, 일본 NTT, 한국의 KT,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 등 국제 컨소시엄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화텔레콤은 사건 후 데이터를 다른 국제 해저 케이블로 전송해 데이터 연결은 즉각 복구됐다고 알렸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만에서는 자국 합병을 원하는 중국이 대만의 통신 차단을 시험해 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대만은 외국과 주고받는 데이터를 14개 해저 케이블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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