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움미술관, 올해 첫 전시로 피에르 위그 '리미널' 개최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리움미술관이 현대미술 세계적 작가 피에르 위그의 아시아 첫 개인전과 현대미술 소장품전을 올해의 첫 전시로 선보인다.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원장은 2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리움미술관에서는 피에르 위그의 '리미널(Liminal)'과 '리움 현대미술 소장품전' 개최 언론 간담회를 갖고 "올해가 삼성문화재단 60주년인데, 가장 중요한 사업 중 하나인 호암·리움미술관에서 전시를 선보이게 돼 기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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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 [사진=삼성문화재단] |
리움미술관은 올해 첫 전시로 세계적인 작가 피에르 위그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 '리미널'과 삼성문화재단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리움미술관의 현대미술 컬렉션을 살펴보는 '현대미술 소장품전'을 선보인다.
◆ 신작 3점 포함 총 12점…피에르 위그의 '리미널'
프랑스 작가이자 현대미술의 세계적 작가 피에르 위그가 아시아 최초 개인전을 리움미술관에서 연다. 이번 전시 '리미널'은 인간과 비인간, 다양한 생명체가 공존하는 세계이자, 존재 간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으로 생성되는 환경을 주목한다.
김 부원장은 "이번 전시에는 3점의 신작이 공개되는데 이는 리움이 제작 지원했다. 또 피노 칼렉션의 푼타 델라 도가나 미술관과 신작을 공동 제작하는 국제적 미술 기관과의 협력 전시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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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피에르 위그 작가의 신작 '리미널' [사진=리움미술관] 2025.02.25 alice09@newspim.com |
이어 "피에르 위그 작가의 작품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열게 됐다. 작가의 작품을 접한 분들이 대체적으로 '어렵다', '무섭다'라는 반응을 보이신다. 왜 그런가 생각을 해봤는데, 작가는 '인간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진입장벽이 조금 있는 것 같다"라며 "이번 전시는 그런 생각을 떨쳐내고, 인간 존재에 대한 생각을 하며 질문을 많이 만들어내시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작품을 보시면서 많이 상상하고 질문을 만드는 것이 피에르 위그의 전시를 가장 바람직하게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신작 '리미널'(2024-진행), '카마타(2024-진행)', '이디엄(2024-진행)'과 대표작 '휴먼 마스크'(2014)', '오프스프링'(2018)', 수족관 시리즈와 인간과 기계의 협업으로 생성되는 'U 움벨트-안리', '암세포 변환기'까지 총 12점을 선보인다.
작품들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고,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시각적으로 전환한다. 이번 전시 제목 '리미널'은 작가에게 '생각지도 못한 무언가가 출현할 수 있는 과도기적 상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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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피에르 위그 작가의 신작 '카마타' [사진=리움미술관] 2025.02.25 alice09@newspim.com |
그렇기에 전시는 불가능한 것, 있을 수 없는 것을 어떻게 상상하고 시각화 할 수 있는지, 인간과 비인간의 상호 의존적 관계를 어떻게 인식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전시는 하나의 조각 작품 '에스텔라리움'이 관람객을 맞는다. 김성원 부원장은 해당 작품에 대해 "작가가 물리적 조각을 잘 안하는데, 이는 출산직전 임산부의 배를 본 떠서 만들었다. 전시제목 '리미널' 라틴어 어원 뜻이 '경계'인데, 여기서 출발할 수가 있다. 알 수 없는 것이 출현하는 과도기적 상태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바로 그의 유명한 작품은 '수족관' 시리즈이다. 첫 수족관에는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조각 '잠자는 뮤즈'를 본뜬 마스크를 뒤집어 쓴 소가게가 살고 있다.
김 부원장은 "이 수족관은 예측불가하게 진화하고 변화한다. 여기서 살고 있는 은둔형 소라게는 어디로 어떻게 움직일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전시 환경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 신작 '리미널'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관람객과 마주한다. 여기엔 얼굴 없는 인간 형상이 등장하고 이 형상의 움직임과 시선은 센서가 포착한 환경 조건과 인공 신경 조직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정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당 형상은 전시 공간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외부 데이터를 학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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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피에르 위그 작가의 신작 '이디엄' [사진=리움미술관] 2025.02.25 alice09@newspim.com |
김성원 부원장은 "전시 제목과 동명인 '리미널' 작품은 인간의 형상은 있지만 껍데기뿐이다. 이것이 태어났는지, 누굴 태어나게 하려고 하는 것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인간 형상의 생명체는 서서히 학습하고 성장하고 움직이며 나중에 목소리를 갖게 된다"라며 "영상작업이 아닌 실시간 데이터를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매번 다른 장면을 보실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피에르 위그의 또 다른 대표작 '휴먼 마스크'도 리움미술관에서 감상 가능하다. 해당 작품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지역을 배경으로 하며, 그곳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했던 원숭이가 주인공이다.
원숭이는 가발이 달린 달린 사람탈을 뒤집어 쓰고 있으며, 사람이 모두 떠난 곳에서 홀로 남아 있다. 김 부원장은 "원전 사고 이후 인간이 살지 않게 됐는데 원숭이만 남아 당시 일했던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실제 암세포가 서식하고 지속적으로 분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만들어진 변화를 기록하는 현미경 이미지 데이터를 'U움벨트-안리'로 송출하는 '암세포 변환기'와 같이 설치된 '마음의 눈', 대형 영상 작품이자 신작 '카마다' 등도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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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피에르 위그 작가의 대표작이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한 식당에서 일했던 원숭이를 주인공으로 한 '휴먼 마스크' 2025.02.25 alice09@newspim.com |
◆ 신소장품부터 미공개 작품 대거 공개…'현대미술 소장품전'
'현대미술 소장품전'은 한국 근현대미술부터 아시아와 서구 현대미술까지 국제 미술 흐름을 아울러 온 리움의 현대미술 소장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 대표 소장품과 최근 소장 작품 등 총 44점을 대거 선보이며 처음으로 전시에 출품되는 최초 공개 소장품 총 27점이 포함됐다.
김성원 부원장은 "이번 소장품전은 지난 수십 년간 구축한 컬렉션을 현대적 시각으로 조명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라며 "처음 공개되는 작품 총 27점과 미술관이 새로 소장한 신수품을 소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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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리움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전'에서 전시되는 로댕의 '칼레의 시민' [사진=리움미술관] 2025.02.25 alice09@newspim.com |
이어 "전시는 연대기적이나 주제별 구성을 따르기 어려워 작품 간의 시각적, 개념적 병치를 통해 관람객이 작품들 사이에서 새로운 관계를 발견하고, 다층적이며 비선형적 예술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고 소개했다.
전시장에는 로댕의 '칼레의 시민'과 얀 보의 '우리 국민은'을 전시했다. 김 부원장은 "로댕 작품 경우 로댕갤러리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추억을 회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덧붙였다.
또한 솔 르윗, 리차드 디콘, 칼 안드레, 로버트 라우셴버그 등 현대미술 거장의 주요 작품이 소장 이후 처음 공개된다. 여기에 루이즈 네벨슨, 한네 다보벤, 리 본테큐, 정서영, 임민욱 등 최근 새롭게 소장한 작품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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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리움미술관의 '리움 현대미술 소장품전' 전시 전경 [사진=김성태] 2025.02.25 alice09@newspim.com |
김성원 부원장은 "전시의 주요 공간인 M2의 각 큐브는 건축적 변형을 통해 독립된 전시 공간으로 재구성됐다. 이우환 작가와 김종영 작가의 작품 세계를 볼 수 있는 특별 코너 등 구조적 변주를 통해 전시공간을 색다르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에르 위그 전시 '리미널'은 오는 27일부터 7월 6일까지 M3 그라운드 갤러리, 블랙박스에서 진행되며, '현대미술 소장품전'은 27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