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김동연, 혁신당 '오픈프라이머리' 제안에 찬성
민주, 尹탄핵 이후 개헌 구상은 밝히겠지만 오픈프라이머리는 '글쎄'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비명(비이재명)계 대권 주자들이 개헌에 이어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규칙을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조국혁신당이 전날 제안한 범야권이 모두 참여하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는 데 찬성의 뜻을 보였다.
박광온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끄는 일곱번째나라LAB과 포럼 사의재는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 국제회의실에서 '탄핵 이후 우리가 답해야 할 것들'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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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동연 경기지사가 5일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일곱번째나라LAB과 포럼 사의재가 주최한 '탄핵 이후 우리가 답해야 할 것들' 공동 심포지엄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이날 행사에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참석해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총리는 "헌정 수호 세력을 하나로 묶어서 적어도 '탄핵의 강'을 건넌 세력끼리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을 합의하는 것보다 귀중한 우리의 책무가 어디 있겠나. 그 첫걸음이 7공화국을 준비하는 개헌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고민 중인 걸로 안다. 정치를 하는 우리는 모두 국민의 요구에 답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어 "혁신당이 마침 모든 국민의 에너지를 모을 방법을 제안해 줬다. 범야권이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서 함께 국민경선하고 거기서 좋은 인물과 정책을 국민에게 당당하게 내놓을 때 성공한 민주 정부, 시대·사회의 대전환을 성공시킬 수 있는 국민의 정부를 구성하고 출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비롯한 재야 정치 세력이 합의하고 첫걸음을 떼자"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제7공화국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대못 계엄'과 경제 개헌, 권력구조 개편을 내용으로 하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7공화국 비전으로 '모두의 나라, 내 삶의 선진국'을 제언하면서 ▲기회경제 ▲지역균형 ▲기후경제 ▲돌봄경제 ▲세금·재정 분야의 5대 빅딜을 제시했다.
김 지사는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선거연대와 더 나아가선 공동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오픈프라이머리 제안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도 이날 모두발언에서 개헌과 오픈프라이머리를 강조하면서 "민주당이 쉬운 길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 길이 정권교체로 가는 속 편한 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교체 뒤에 머리 아픈 일에 들어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 탄핵 이후, 정권교체 이후까지 치열하게 논의하고 합의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신중한 태도다. 다만 개헌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이 대표가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개헌을) 안 할 수는 없다"며 "당의 입장이 정리돼 있고 제 입장도 공표돼 있다. 바뀐 게 없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인 개헌에서는 비명계와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여권과 비명계는 차기 대통령에 한해 2년 임기단축을 주장하고 있어서다. 차기 대통령의 임기를 3년으로 줄이고 2028년 총선에 맞춰서 권력구조 개편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분위기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범야권 오픈프라이머리가 현행 선거법상 가능한지 모르겠다. 이 대표 외에 뚜렷한 대선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연합 정부를 하고 싶으면 정책 협상을 하는 게 더 맞지 않나"라고 했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된다면 추후 오픈프라이머리를 야권 흥행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제언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개헌이나 경선룰을 지금 민주당 지도부가 꺼내기는 섣부른 측면이 있다. 특히 개헌은 민주당이 꺼냈다간 자충수가 될 수 있다. 모든 논의가 개헌으로 집중되기 때문"이라면서도 "반면 오픈프라이머리는 상대적으로 흥행 요소가 없는 야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heyj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