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증권·금융 증권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주주인데, 주주 총회를 못가요"

기사입력 : 2025년04월04일 06:00

최종수정 : 2025년04월04일 07:09

상법개정안, 거부권 행사로 다시 제자리
'경영권 침해'에 반대..."주주 권리부터"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오랫동안 주식을 보유해온 지방의 한 상장기업 주주인 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주주총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배당금은 왜 늘었는지, 재무제표에 적힌 숫자들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 직접 설명을 듣고 싶어했다.

하지만 주총은 평일 오전, 근무시간을 뺄 수 없었다. 결국 그는 주총장에 가지 못했다. "전자주총이라도 된다면 좋았을텐데..." 퇴근 후 공시를 뒤늦게 읽은 친구는 내게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2022.02.11 oneway@newspim.com

최근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이런 개인 투자자들의 현실을 바꿀 가능성을 열었다. 주주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고, 일정 규모 이상 상장사에 전자주주총회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를 도입해 소수 주주의 목소리가 이사회에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주총장을 찾지 못하는 평범한 주주들, 즉 상장사 주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들이 법안의 주요 수혜자였다.

그러나 거부권 행사로 법안은 다시 좌초됐다. 거부권을 행사한 한덕수 총리는 개정안이 기업 경영을 위축시키고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와 일부 보수진영에서도 "경영권 침해 우려가 있다", "해외 투기자본이 기업을 흔들 가능성이 크다"고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 소액주주 대표는 "국회의원이 자신을 뽑아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이사도 자신을 뽑아준 주주를 위해 일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 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부정적으로만 판단하는가"라고 토로했다.

반대 측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전자주주총회 의무화는 중소 상장사에 비용 부담을 줄 수 있고, 집중투표제나 감사위원 분리선출은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단기적인 투기 세력이 소수 주주 권한을 악용해 경영을 교란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위험이다. 재계에서는 이런 변화가 기업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상법 개정안의 본질은 기업을 옥죄는 데 있지 않다. 주주가 회사의 일부를 소유한 '주인'으로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창구를 열자는 취지다. 전자주주총회는 물리적 참석이 어려운 이들에게 실시간 소통의 기회를 주고,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는 주주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한다.

무엇보다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해지면 장기적으로 기업 신뢰도가 높아지고, 이는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인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투명한 경영은 단기적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성장의 토대가 된다.

주주는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다. 친구처럼 주총 날 직장에 있어야 하는 이들도 회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할 권리가 있다. 상법 개정안은 그 작은 문턱을 낮추려는 시도였으나, 거부권으로 또다시 막혔다. 기업 경영의 효율성과 주주 권리 보장, 두 가치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이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oneway@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