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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가치 외교' 3년 무엇을 남겼나

기사입력 : 2025년04월07일 06:16

최종수정 : 2025년04월07일 07:14

미국의 대외전략 추종으로 일관...반작용 무시
북중러의 전략적 연대로 '북방외교' 성과 물거품
민주주의와 한·미 동맹 배반하고 스스로 무너져
외교 공백 초래...차기 정부 외교 부담 가중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지난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함으로써 윤석열 정부가 추구했던 '가치 외교'는 3년도 채우지 못하고 깃발을 내렸다.

윤 정부의 가치 외교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이른바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 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윤석열 외교의 출발점은 '한·미 동맹의 무한 강화'였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더라도 윤석열 외교는 극단적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인해 역시 파탄을 맞았을 것이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지난 3년간 윤 정부의 외교는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요약된다. 취임 열흘 만에 서울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이 사실상 윤석열 외교의 기본 구조를 결정했다. 당시 미국이 원한 것은 한·미·일 안보협력의 제도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원과 러시아 제재 동참, 중국의 패권 도전을 막기 위한 공급망 재편 등이었다.

윤 정부는 이를 충실히 이행했다. '한국형 인도·태평양 전략'을 마련했고,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 제재에 누구보다 앞장섰으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위해 한·일 간 최대 갈등 요소였던 일본 기업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 문제를 서둘러 해결했다.

윤 정부의 외교정책은 큰 틀에서 기본 방향이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한·미 동맹은 한국 외교의 근간이며 일본과의 협력은 전략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한·미·일 협력 강화가 윤 정부의 외교의 최대 성과로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윤 정부는 이 같은 외교정책이 초래할 수 있는 반작용을 무시했다.

윤 정부는 세계질서를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세력과 이에 도전하는 중국·러시아 등의 비자유주의 세력의 대결로 인식하고 '신냉전 구도'에 적극 동참했다. 한국은 대중국 봉쇄와 반러시아의 최전선에 서기를 자청함으로써 북한·중국·러시아를 '전략적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사이'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23년 8월 한·미·일 정상의 '캠프데이비드 선언'은 3국이 사실상 군사동맹이 됐음을 세계에 알린 사건이다. 캠프데이비드 선언 직후 러시아는 북한과 급속이 밀착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6월에는 '북·러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 조약을 뱆고 군사동맹을 부활시켰다. 캠프데이비드 선언 이후 불과 10개월 만이었다. 그로부터 4개월 뒤 북한군은 러시아를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뛰어들었다.

윤 정부는 1990년대 초반 탈냉전 세계질서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한 '북방 외교'의 30년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한·미·일 군사 협력에 지나치게 몰두하고 '자유주의 전사'를 자처함으로써 러시아를 적으로 만든 탓이었다. 결국 윤 정부는 한·러 관계를 파탄내고 북·러 군사동맹 부활의 단초를 제공한 '외교적 대실패'를 저지른 정부로 역사에 남게 됐다.

윤 정부가 가장 큰 외교성과로 꼽는 한·미·일 협력도 앞날이 불안하다. 한·미·일 협력의 바탕이 되는 한·일 관계 개선에서 국내적 합의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강제동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윤 전 대통령은 '제3자 변제안'을 시행했지만 국민적 지지를 물론 모든 피해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강행한 것이어서 꺼지지 않은 불씨가 남아 있다.

실제로 일본은 윤 전 대통령의 '통 큰 양보'에 호응하지 않고 있으며 과거사 문제, 독도 영유권 주장 등에서 이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과정에서 일본이 보여준 태도는 윤 정부의 대일 외교 실패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윤 정부가 북핵 대응으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를 원칙으로 삼은 것은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고 비핵화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국내적으로 독자 핵무장론이 강하게 일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정치적으로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워싱턴 선언에 서명한 지 이틀 만에 '핵무장 능력'을 거론함으로써 미국을 긴장시켰다. 또한 집권 여당과 보수층에서 핵무장론이 들불처럼 번져나갈때 이를 방관함으로써 핵정책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이같은 이율배반적 태도가 바이든 행정부 말기 한국을 '민감 국가'로 지정하는데 큰 원인이 됐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가치 외교'는 막 내림도 극적이었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윤 정부가 최우선으로 내세웠던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와 한·미 동맹을 정면으로 치받는 행동이었다.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이뤄낸 세계적 모범국가 한국의 위상이 하루 아침에 땅에 떨어지고 국가 신인도는 급락했다.

특히 미국은 믿었던 동맹국이 자유·민주·인권의 '공통의 가치'를 내던지고 권위주의로 나아간 것을 맹비난했다. 윤 전 대통령이 그토록 소중히 여겼던 미국과의 관계를 스스로 붕괴시켰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윤 정부의 외교 실패로 인한 후유증은 진행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현으로 어느 때보다 외교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 한국은 탄핵 정국으로 손발이 묶여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려면 아직도 수개월이 필요하다. 차기 정부에 지워질 외교적 부담이 하루하루 가중되고 있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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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장관 김현종·조현 거론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새 정부는 민생 회복과 함께 대미 관세 협상 등 외교·안보 문제도 시급하다. 미국 법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국을 대상으로 부과한 상호관세 효력을 정지시켰지만 여전히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신 것은 아니다. 지난 4일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 강조해왔다. 민주당 공약집을 보면 통상환경의 변화와 경제안보 중요성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20개국(G20)·주요 7개국(G7) 등의 적극 참여를 통해 글로벌 현안 적극 대응하고 2025 경주 APEC 성공적 개최를 위한 외교역량을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계승 발전해 글로벌 사우스와 권역별 협력을 심화하고 핵심소재·연료광물의 공급망(GVC) 안정화를 위한 통상협력 강화도 약속했다. (왼쪽부터) 김현종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외교안보특보, 위성락 민주당 의원, 조현 선대위 국익중심실용외교위 공동위원장, 안규백 의원. [사진=뉴스핌DB] 북핵 대응으로는 한국형 탄도미사일 성능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고도화를 내세웠다. 핵무장이나 핵잠재력 확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핵 대응의 기본 원칙은 한·미 확장억제 강화'라는 기존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 분야에서는 국방 문민화를 비롯해 군 정보기관 개혁, 육·해·공군 참모총장 인사청문회 도입 등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안보실장에 위성락 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외교관 출신인 위 의원은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선대위 산하 '동북아평화협력위원회' 좌장을 맡았다. 외교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조현 전 외교부 1차관과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언급된다. 조 전 차관은 선대위에서 국익중심실용외교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위 의원과 외무고시 13기 동기로 유엔대사,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외교부 국제기구국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차장은 대선 기간에도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 자격으로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 후보의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국방부 장관 자리에는 군 출신이 아닌 5선의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다. 이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군에 대한 '문민 통제'를 강조해 왔다. heyjin@newspim.com 2025-06-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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