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5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독일의 새 외무장관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유럽 동맹국들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 국방비 지출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방산주가 강력한 상승 추력을 받았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3.07포인트(0.56%) 상승한 546.95로 마감했다. 오전까지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던 이 지수는 오후 들어 플러스(+) 영역에 진입한 뒤 그 기세를 장 마감 때까지 이어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68.58포인트(0.72%) 오른 2만3695.59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48.74포인트(0.57%) 상승한 8633.75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6.68포인트(0.21%) 뛴 7853.47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62.14포인트(0.15%) 오른 4만418.82에 마감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90.00포인트(0.65%) 전진한 1만3930.20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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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튀르키에 안탈리아에서 열린 나토 비공식 외무장관회의에서 "나토 회원국의 국방비 지출 목표를 GDP 대비 5%로 늘리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바데풀 장관은 나토 회원국들이 오는 2032년까지 직접 군사비에 3.5%를 사용하고, 그외 인프라와 사이버 보안을 포함한 '관련 지출'에 1.5%를 지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독일은 이 같은 제안에 맞춰 국방비를 늘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이 같은 요청이 (미국이) 나토 조약 5조를 준수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로 본다"고 말했다.
나토 조약 5조는 '한 회원국에 대한 무력 공격은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으로 나토 회원국에 대한 어떠한 침략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은 강력한 조항이다.
군용 레이더 시스템과 전자전 장비를 생산하는 독일 방산업체 헨솔트는 이날 8.8% 급등했고, 유럽 최대 탄약 제조업체인 라인메탈은 5.7%, 이탈리아의 대표 방산업체 레오나르도는 4.02% 상승했다. 더불어 방산 섹터도 2.3% 올랐다.
영국 경제는 1분기에 0.7% 성장하는 깜짝 선전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 0.1%보다 무려 0.6%포인트 더 높아졌고, 로이터 통신이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0.6%보다 높았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세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2분기 성장률이 0.1%로 둔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1분기 GDP 성장률(확정치)은 0.4%에서 0.3%로 하향 조정됐다.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는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 2.5%를 소폭 밑돌았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0.5% 하락했는데 이는 2023년 10월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큰 월간 낙폭 기록이었다.
IG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크리스 보챔프는 "데이터가 양호했다. 이것이 (불확실한 현재 시장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타결 가능성으로 국제 유가가 3% 이상 하락하면서 에너지주가 약세를 보였다. BP와 쉘은 각각 3.3%, 1.5% 하락했다.
유틸리티 섹터는 1.9% 올랐는데 프랑스의 엔지(Engie)와 영국의 내셔널 그리드, 유나이티드 유틸리티 등이 양호한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오른데 따른 것이다.
독일의 잠수함·자동차 부품 업체이자 독일 최대 철강회사인 티센크루프는 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고 발표한 이후 12.5% 떨어졌다. 회사 측은 2분기 수주량이 전년 대비 6% 감소했고, 매출은 5% 줄었다고 밝혔다. 이자·법인세 차감 전 영업이익(EBIT)은 전년 대비 90% 감소한 1900만 유로에 그쳤다.
지멘스 에너지 주가는 1% 떨어졌는데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애널리스트들이 부진한 잉여현금 흐름에 주목한 데 따른 것이었다. 분기 매출은 198억 유로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192억 유로를 상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