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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검게 그을린 건물·매캐한 냄새...을지로 상가 '화마의 흔적'

기사입력 : 2025년05월29일 13:48

최종수정 : 2025년05월29일 13:48

28일 오후 화재 발생...12시간만에 완진
재개발 예정 구역...노후화된 건물 밀집

[서울=뉴스핌] 고다연 인턴기자 = 검게 그을린 건물 벽을 타고 물이 뚝뚝 떨어졌다. 가까이 다가가자 미세하게 매캐한 냄새가 났다. 화재 다음날 찾은 을지로 세운상가 인근 골목은 여전히 화마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28일 오후 3시 25분쯤 서울 중구 세운상가 인근 재개발 예정 구역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70대 남성이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불은 12시간만에 완전히 꺼졌다.

[서울=뉴스핌] 고다연 인턴기자 = 전날 화재가 발생한 서울 중구 을지로 세운상가 근처 골목에 29일 오전 폴리스라인이 쳐져있다. 2025.05.29 gdy10@newspim.com

29일 오전 10시경 서울 지하철 을지로 4가역에 도착했다. 화재 당일은 바람을 타고 연기가 퍼지면서 역사 안까지 연기가 가득차고 탄내가 났다. 다음날 역사 안은 연기도 없었고 냄새도 나지 않았다. 역 인근 도로 역시 통제됐던 전날과 달리 차들이 다녔다. 눈이 따가울 정도로 골목까지 자욱했던 연기는 보이지 않았다. 상점들도 문을 열었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한 골목에 다가갈수록 전날 화재의 흔적이 눈에 띄었다. 화재가 발생한 골목 주변은 폴리스 라인이 쳐졌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들이 도로 한켠에 가득 쌓여 있었다.

40년동안 가게를 운영했다는 인근 골목 상인 70대 채모 씨는 불이 꺼져 어두운 가게 앞에 서서 다른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가게까지 불이 번지지는 않았다. 채씨는 "화재가 나서 한국전력공사가 전기를 끊었다"며 "언제 전기가 들어올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 (이 부근)건물들이 100년은 됐을 것"이라며 "걱정은 되지만 당장 어디로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채 씨는 전기가 들어오면 장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근 상인 60대 김모 씨 역시 어두운 가게 앞에 서서 "화재가 발생한 곳 근처고 (건물들이) 오래돼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 직원들이 골목을 오가면서 전기 복구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처음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골목은 주황색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었다. 전선과 간판을 타고 바닥에 물이 계속 떨어졌다. 

인근 사무실에서 근무한다는 50대 민모 씨는 어제 화재 당시 연기를 발견하고 골목으로 들어갔다. 민씨는 "(119 신고를 부탁한 후) 셔터 아래로 불이 보여서 소화기를 들고 다가가려는데 뭔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며 "방진 마스크를 쓰고 다시 갔는데 또 터지는 소리가 났다"고 설명했다.

화재가 번진 가게 상인들은 당혹스러워했다.

30년 동안 가게를 운영했다는 60대 권모 씨는 "(가게가) 형체가 없이 다 전소됐다"며 "가게를 들어갈 수 없는데 관련 대책이 나오면 (가게 운영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 피해를 입은 50대 김모 씨 역시 40년 동안 장사한 가게가 있는 골목 앞 폴리스라인 앞에 서있었다. 가게는 화재로 전소됐다. 김씨는 "새벽 1시까지 이 근처에 있었다"며 "몸은 괜찮은데 걱정 뿐"이라고 전했다. 가게 운영에 대해서는 "재고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은 전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앞서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장 인근의 총 114개 점포 중 영업 중인 점포는 74개였고 나머지 40개 점포는 비어 있었다. 골목이 협소하고 노후화된 건물이 밀집돼 있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세운상가 인근의 한 상가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화재 여파로 을지로4가에서 을지로3가 시청 방향 차로는 전면 통제됐다. 2025.05.28 leeh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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