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국 국무부 장관이 중국 유학생들의 비자를 취소하겠다고 밝히자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분노와 무력감에 불면의 밤을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미국의 비자 취소 관련 발표가 전해진 후 미국 내 중국 유학생들과 그들의 부모들, 그리고 유학 업체들의 반응을 종합해 30일 "믿을 수 없는 충격적인 정책으로 중국인 유학생 사회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8일(미국 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공산당과 관련이 있거나 (안보와 직결되는) 중요한 분야에서 연구하는 이들을 포함해 중국 학생들의 비자를 공격적으로(aggressively) 취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루비오 장관은 향후 국무부가 중국과 홍콩에서 들어오는 모든 비자 신청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기 위해 비자 기준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인 유학생들은 분노와 우려감을 드러냈다. 컬럼비아대에 재학 중인 한 중국인 유학생은 "루비오의 발언에 분노와 무력감을 느끼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학업을 끝마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큰 상황이며, 설마 루비오의 발언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생기면서 심리 상태가 무척 복잡하다"고 말했다.
여러 중국인 유학생은 "다른 나라의 대학으로 옮겨서 학업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편안하게 학업을 진행할 상황이 결코 아닌 것 같다"고 반응했다.
한 유학 업체는 "미국 대학은 여전히 매력적인 유학지이지만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질 것"이라며 "죄 없는 유학생들이 간첩으로 몰릴 수 있는 상황에 어느 학부모가 자녀들의 미국 유학을 신청하겠는가"라고 피력했다.
중국인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미국 당국이 SNS를 샅샅이 조사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텍사스주는 최근 중국인의 임대 주택 구매를 제한하는 법안을 발표하는 등 중국에 대한 혐오를 정책으로 실행하려 하고 있다.
한 중국인 유학생은 "충격과 공포로 마음이 진정되지 않고 있으며, 아마도 결국에는 홍콩의 대학에 입학할 것 같다"면서 "더 이상 미국에 대한 미련이 없다"고 토로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미국이 이데올로기와 국가 안보를 구실로 중국 유학생 비자를 억지로 취소하는 것은 중국 유학생의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양국의 정상적 인문 교류를 방해한다"며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하고, 미국을 향해 항의를 제기했다"고 공식 논평했다.
이어 마오 대변인은 "미국의 이 정치적 차별 행위는 미국이 일관되게 표방해 온 이른바 '자유·개방'이라는 거짓말을 폭로한 것"이라며 "미국 스스로의 국가 이미지와 국가 신용을 한 걸음 더 훼손할 뿐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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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 대학교. [사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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