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기자수첩] 철이 식기 전에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저가 경쟁·출혈 경쟁 지속되는 철강 시장
자국 보호 심해지는 글로벌 시장…정부가 나설 시간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다 같이 살면 좋은데 다 같이 죽자는 흐름이 되어 가고 있어서 걱정이다."

얼마 전 철강업계 관계자가 했던 말이다. 자조 섞인 이 한마디가 지금 철강 산업의 현실을 대변한다. 철강업계는 지금 사면초가다. 내수는 값싼 외국산 철강재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가고, 수출은 미국의 고율 관세 장벽 앞에 주저앉고 있다. 전통 제조업이 구조적 변화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뉴스핌 산업부 조수빈 기자.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대형 철강기업들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생산성을 낮춘 공장을 닫거나 가동을 중단하는 강수를 두고 있다. 중소 철강업체는 선택지가 없다. 공장을 닫는 순간 생존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결국 대기업이 철수한 시장에서라도 저가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졌다.

제철소가 문을 닫는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지난해에는 포항제철소의 1선재 공장이 45년 만에 폐쇄됐다. 그보다 3개월 앞서 1제강 공장도 문을 닫았다. 철강업계에는 이후로도 낙관적인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급기야 지난 5월, 동국제강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인천 공장 전체 공정의 중단을 선언했다.

이제 정부가 나설 차례다. 철강업계는 생산성이 낮은 공장조차 유지할 여력이 없는 상태다. 제조업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다. 자동차·조선·건설·반도체까지 수많은 산업의 뿌리는 철강과 석유화학에 닿아 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제조업이라는 토대가 무너지면, 나머지 산업은 허공에 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미국은 제조업을 지키는 일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관세로 압박하는 주요 대상이 제조업인 것만 봐도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철강 등 원료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곧이어 지난달 30일에는 25% 관세를 50%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철강업계도 예상을 뛰어넘는 강수라며 놀라워하는 분위기다. 

25% 관세 당시에는 한국산 제품이 관세 적용 후에도 미국산 대비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일부 충격이 상쇄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50% 관세는 단순히 가격경쟁력을 넘어 공급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미국의 규제 완화로 유럽 역시도 대응하는 관세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런 흐름이 장기화되기 전에 우리는 우리의 산업을 지킬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새 정부의 경제 과제 첫 페이지에 제조업 살리기가 있는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철강 중심 지역을 대상으로 산업위기 선제 대응 지역 지정, 이차전지 공급망 육성, 수소환원제철 기술 지원 등을 공약했다. 방향은 맞지만 정작 중요한 '재정지원 로드맵'과 '관세 대응 전략'은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신사업도 혁신도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연의 경쟁력이다. 철이 식기 전에 정부의 대응도 달궈야 한다. 철강은 식어도 다시 녹일 수 있지만, 산업 기반이 무너지면 되살리는 데는 세대가 걸린다. 지금 필요한 건 냉철한 인식과 뜨거운 실행력을 갖춘 정부다. 

bean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사진
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