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의회 신임 투표에서 살아남았다.
투스크 총리는 지난 1일 실시된 폴란드 대선에서 '친(親) 트럼프'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무소속 카롤 나브로츠키 후보가 당선되자 의회에 자신의 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를 부쳤다.
친유럽 진영의 투스크 총리가 계속 정부를 이끌게 되면서 폴란드 국정은 심각한 혼란을 피할 수 있게 됐지만, 향후 나브로츠키 대통령과의 갈등과 불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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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 로이터=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도날트 투스크(오른쪽 앞에서 첫 번째) 폴란드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실시된 의회 신임 투표에서 승리한 뒤 동료 의원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투스크 총리는 지난 1일 실시된 폴란드 대선에서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카롤 나브로츠키가 승리하자 의회에 자신의 신임을 묻는 투표를 제안했다. 2025.06.11. ihjang67@newspim.com |
AP 통신은 "폴란드 권력의 대부분은 의회와 (의회가 선출한) 정부에 있다"며 "하지만 대통령은 법률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고 국가 수반으로 해외에서 국가를 대표한다"고 말했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오는 8월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폴란드 의회가 이날 투스크 총리에 대한 신임 투표를 실시한 결과, 신임 찬성이 전체 460표 중 243표를 얻어 불신임 진영의 210표를 눌렀다.
투스크 총리는 "우리 정부가 계속 유지될 수 없다는 논란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번 신임 투표는 불가피했다"면서 "유권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며 우리는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EU가 법원의 독립성을 훼손한다고 지적하고 있는, 이전 법과정의당(PiS) 정권이 도입했던 사법 개혁안을 개정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신임 투표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우파와 좌파 등 중도진영을 모두 포괄하는 범여권은 전체 의석 460석 중 242석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대선 패배와 관련 연정 내 소수 파트너들의 비난이 쏟아졌고, 적대적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 행정부의 미래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며 "투스크 총리는 이번 신임 투표 승리로 정부가 새로운 추진력을 갖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폴란드 총리를 지냈던 투스크 총리는 2014~2019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지낸 뒤 2023년 총선을 통해 다시 폴란드 총리에 복귀했다.
다음 폴란드 총선은 오는 2027년 11월에 실시될 예정이다.